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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돼지고기를 '흑돼지'로 속여 판 유통업체 간부들 쇠고랑

일반 돼지고기를 흑돼지고기라고 속여 팔아온 흑돼지 전문 유통업체 간부들이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에 적발됐다. 이들이 이런 수법으로 판 돼지고기만 31억원이 넘었다.
 
경기도 특사경은 14일 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전북 남원시에 위치한 A식육 포장처리업체의 상무 B씨(53) 등 3명을 구속하고 대표이사 C씨(62) 등 6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흑돼지 유통 전문 업체인 A업체의 고위 간부인 이들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3년 3개월 동안 일반 돼지를 흑돼지로 허위 표시한 후 전국 56개 유통매장과 16개 도매업체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돼지 고기를 흑돼지 고기로 둔갑시켜 판매한 업체의 발골작업 모습. [사진 경기도]

백돼지 고기를 흑돼지 고기로 둔갑시켜 판매한 업체의 발골작업 모습. [사진 경기도]

 
이 업체가 이 기간 유통한 가짜 흑돼지고기만 702T으로 가격만 따지면 31억7700만원에 이른다. 성인 294만명(취식 기준 고기 200g, 등뼈 400g)이 한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이들은 흑돼지고기가 일반 돼지고기에 비해 비싸게 판매되는 점을 노렸다. 흑돼지는 일반 돼지와 비교해 육질이 좋고 마블링(근내 지방함량)도 풍부해  인기가 많지만, 경남·제주·전북 등 일부 지역에서만 사육하면서 생산 두수가 적어 가격이 비싸다. 
 
실제로 A업체가 납품할 때 사용한 원가분석 자료(2016년 1월 기준)에 따르면 흑돼지 갈비는 일반 돼지 갈비보다 1㎏당 3300원, 안심살은 1100원이 더 비쌌다. 특수부위인 갈매기살과 등심 덧살도 일반 돼지고기 가격보다 1㎏당 3700원, 8100원 이상씩 비쌌다.
 
이들이 속여 판 돼지고기는 뒷다리 등 9개 부위다. 털이 있어 맨눈으로 구분되는 삼겹살·목살·앞다리와 달리 뒷다리 등은 털이 없어 구분이 어렵다. 
 
고기 소비가 많은 명절과 여름철 성수기는 물론 평소에도 재고가 쌓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주로 일반 돼지고기를 흑돼지로 둔갑시켜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사경은 이들이 일반 돼지고기를 흑돼지로 속여 팔아 얻은 부당 이득만 5억64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돼지 축사.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돼지 축사.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대표이사이자 상무인 C씨와 B씨 등 고위 간부들은 판매 부진으로 일반 돼지고기 재고를 폐기할 경우 직원들에게 사유서를 쓰게 하는 등 '갑질'을 하기도 했다. 이에 직원들이 일반 돼지고기를 흑돼지로 둔갑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특사경의 설명이다.
 
특사경은 "생산가공팀장이 일반 돼지 생산제품에 '흑' 표시를 하도록 최종 라벨담당자에게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특사경 관계자는 "대표이사 C씨의 경우 직원들에게 '흑돼지로 표시하라'고 지시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서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특사경은 올해 1월 도내에 유통하는 흑돼지 27점을 수거해 검사하는 과정에서 11점이 일반 돼지인 것으로 확인되자 수사에 착수했다. 모두 A업체가 유통한 돼지고기였다. 특사경은 4월 이 업체를 점검해 위반 사항을 적발하고 이들을 입건·구속했다.
 
김종구 특별사법경찰단장은 "압수수색 당시에도 A업체 가공실에서는 일반 돼지 등뼈를 흑돼지로 허위 표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면서 "소비자를 기만한 중대한 범죄행위로 이런 사례가 더 있는지 단속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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