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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용돈 5만원 들고 떠난 인사동 쌈지길 여행

 by 서희원·김예찬·박소온
 
폭우가 내리던 7월의 어느 날, TONG청소년기자 NLCS jeju지부 3명은 아주 제.대.로. 놀기 위해 작정을 했습니다. 목적지는 서울 종로의 쌈지길, 약속시간은 오전 9시. 저희 세 명의 청소년기자들은 5~6월 내내 아주 중요한 시험을 보느라 심신이 지친 상태였죠. 거의  두 달을 놀지 못한(세상에!) 저희는 세차게 쏟아지는 비를 뚫고 종로로 향했습니다.  
 
놀자고 마음은 먹었지만, 좀 더 쓸모있게 놀자는 생각에 취재를 하기로 마음 먹었죠. 주제는 ‘5만원으로 떠난 인사동 쌈지길 여행’입니다. 왜 하필 5만원이냐고요?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대한민국 중·고교생 한 달 평균 용돈이 5만5000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 달 평균 용돈으로 하루 여행을 떠나기로 했죠.
 
“에이, 5만원으로 어떻게 먹고 놀고 쇼핑에, 여행까지 해?”
 
투덜대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네요. 네, 저희도 처음엔 그랬거든요. 그런데 웬걸, 막상 해보고 나니 돈이 남았지 뭐예요. 쌈짓길에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러니까 저희가 기획한 ‘5만원으로 떠난 인사동 쌈지길 여행’ 프로젝트는 용돈이 넉넉하지 않지만 학업 스트레스는 풀고 싶은 대한민국의 중·고교생들에게 유용한 정보라는 것을, 시작 전에 알려드리고 싶어요. 또 많지 않은 돈으로 서울나들이를 하고 싶은 관광객에게도 유용할 거라고 생각해요. 이제부터 예찬, 소온, 희원 3명의 청소년기자가 확실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쌈짓길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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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길
주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4 쌈지길
전화번호: 02–736–0088
 
체험하며 놀자
 
쌈지길과 인근 거리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인도 많이 찾는, 서울의 유명 관광지 중 하나예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들이 거리 곳곳에 있죠. 그중에서도 쌈지길은 한국적인 손맛이 느껴지는 공예와 디자인상품을 만날 수 있는 쇼핑몰이에요. 2004년 12월에 오픈했는데, 아직도 인기가 좋은 곳이죠.  
 
쌈지길 지하에서는 여러가지 공예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어요. 계단을 내려가면 다양한 체험장이 자리잡고 있죠. 이 날은 비가 와서 한산했지만, 평소 날씨가 좋은 날에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해요.  
 
공방에서 할 수 있는 체험은 무척 다양해요. 도자기 만들기, 보석함 만들기, 팔찌 만들기, 지문으로 키체인 만들기 등이 있죠. 저희 지부장은 그중에서도 도장 만들기에 관심을 보였죠. 도장 만들기는 쌈짓길 체험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곳이라고 하네요.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비가 오는 와중에도 많은 사람이 가게 밖까지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죠.
 
이곳에서는 도장의 디자인은 물론, 내용과 글씨까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어요.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제품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죠. 직접 만들수도 있지만 손재주가 별로라면, 공방에서 장인들이 직접 제작한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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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뿐만 아니라, 지상에도 여러가지 체험시설이 있어요. 가장 흥미로웠던 곳은 수제 오르골을 제작하는 곳입니다. 오르골의 형태와 태엽의 모양, 노래를 골라 조합하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오르골이 만들어지죠. 저희는 가게에 진열된 오르골에서 흘러나오는 청량한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시간을 보냈어요. 100여개의 각양각색 오르골들이 각기 다른 모양과 다른 음악을 품고 있다는 것이 마치 우리 사회 같았어요. 아름다운 오르골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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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를 옮겨 캐리커쳐 체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작가님 앞에 자리를 잡았어요. 작가님은 저희를 슥 보곤 거침없이 스케치를 시작해 이내 능숙한 솜씨로 캐리커쳐를 그려냈죠.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마커로 과감하게 선을 그리는 모습을 보니 정말 실력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목구비의 특징을 살려 그림을 그리고, 채색까지 완벽하게 끝내는 모든 과정이 단 10분 안에 끝났다는 게 더 놀라웠죠. 사실 저희들은 미술을 배우고 있는데요. 실력자인 작가를 보며 모두 같은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고퀄리티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
 
-희원의 쇼핑품목: 일러스트 체험 1만5000원
 
살 것도 구경할 것도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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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쌈지길 건물은 4층으로 돼 있어요. 4층 건물을 계단이 아닌 언덕길처럼 완만한 경사길을 따라 오르내리도록 돼 있죠. 완만한 길을 오르내리면서 곳곳의 작은 상점들을 구경할 수 있어요.  
 
각 가게들의 콘셉트도 다양합니다. 덕분에 이 길을 한 번 걷기 시작하면 사방에 보이는 아기자기한 악세사리에 빠져 발을 뗄 수 없습니다. 또 물건을 하나 하나를 자세히 구경하며 친구와 수다를 떠는 재미도 쏠쏠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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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액자 가게를 둘러보기로 합니다. 벽을 가득 채운 흰 액자에는 운치 있는 그림 여러개가 있었죠. 그중 한글을 소개한 그림 액자가 시선을 끕니다. 1800년대에 제작된 이 그림에는 한글이 적혀 있는데, 요즘은 사용하지 않는 한글 표기법까지 적혀 있었죠.
 
또 해외 지도 중 처음으로 한국이 표시된 지도도 있었죠. 그중 한국만 크게 확대해두었습니다. ‘대한디도’라는 제목의 이 그림에는 한반도는 물론 제주도, 울릉도 그리고 독도까지 대한민국 영토로 표시했죠. 또 각 지역의 이름과 행정구역 표기, 한반도의 강도 빠짐없이 표시했습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사장님은 “우리나라 역사와 관련해 의미가 있는 작품을 수집한다”라고 말했어요. 때문에 각 작품의 가치 역시 꽤 높다고 합니다. 사장님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보니 이곳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어느새 홀리듯 물건도 구입했죠. 김예찬 청소년기자는 친구들에게 한참을 고민하더니 엽서와 디퓨저 1병을 구매했습니다. 서희원 청소년기자가 “물건을 고르는 데에 왜 이리 오래 걸렸냐”고 묻자 그는 “쉽게 결정을 못할 정도로 좋은 물건이 많았다”라고 답했어요. 그 말에 어쩐지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예찬의 쇼핑품목 엽서 3장 6000원, 디퓨저 1병 1만1000원
 
애들아, 나 사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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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비한 상점 중 특이한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오빠 나 사도 돼?’. 이곳의 파란색 네온사인 간판은 멀리서도 눈에 들어오죠. 이름처럼 매장 안에는 충동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킬 만한 독특한 물건이 많았죠. 다행히 눈으로 감상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윈도쇼핑도 충분히 재미있는 일이니까요.
 
쌈지길에서 패션니스타가 된 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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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길 2층에는 패션용품 가게가 많습니다. 목걸이, 시계, 우정팔찌 등 소소한 액세서리를 팔죠. 아기자기한 소품을 좋아하는 박소온 청소년기자와 독특한 것을 사랑하는 서희원 청소년기자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합니다. 결국 두 사람에게 ‘지름신’이 찾아오고 맙니다. 서희원 기자는 요즘 대세인 보라색 컬러 틴트 선글라스를 사고, 박소온 청소년기자는 카드 지갑과 원석 목걸이를 샀죠. 쇼핑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결국 쌈짓길을 나가는 길에 실반지까지 사고 말았죠. 그래도 신중히 고르고 여러 번 고민하며 산 물건이라, 만족스러운 쇼핑이었어요.
 
-소온의 쇼핑품목: 카드지갑 8000원, 목걸이 9000원, 실반지 2개 각 5000원
-희원의 쇼핑품목: 보라색 틴트 선글라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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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길을 지하부터 지상까지 신나게 구경하다 보니 어느덧 옥상에 도착했어요. 옥상에는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카페가 여럿 있고, 그중 똥을 모티프로 한 카페가 있습니다. 똥빵, 변기와플 등 신기한 모양의 음식을 팔고 있죠. 옥상에는 작은 정원도 있는데, 이날은 비가 내려 닫혀 있었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엔 항상 열려있다고 하니 꼭 한 번 가보세요. 정원에서는 인사동의 경치도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해요.  
 
쌈지길에 방문한 이 날은 비가 많이 왔지만, 이곳만의 즐거움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곳곳에 예술작품이 놓여 있어 유럽의 그 어떤 거리에도 밀리지 않습니다.
 
먹고 마시고 또 마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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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길 여행이 여기서 끝난 것은 아닙니다. 식사를 위해 쌈짓길 주변 식당을 찾아다녔습니다. 마치 먹을 것을 찾는 하이에나처럼 골목 구석구석을 돌았죠. 이곳의 한식당은 대부분 지붕에 기와를 올리고 한옥문과 창살로 꾸며져 있었어요. 뱃속이 빈채로 몇시간을 돌아다녀 무척 배가 고팠기 때문에, 더 잴 것 없이 눈에 띈 식당에 들어가기로 했어요.
 
이 날은 폭우가 내려 어둡고 우중충한 날씨였는데, 주황색 등불로 밝혀진 식당 안은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였어요. 식당 안에는 한식을 먹는 외국인들도 보였죠. 배가 고파 무작정 들어오긴 했지만, 사실 ‘한정식’의 가격이 어느 정도일지 몰라 살짝 긴장했습니다. 그런데 한정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비싸다는 생각은 이곳에선 접어도 될 것 같습니다! 이곳의 모든 메뉴가 1만 원 이하였고, 맛은 환상적이었거든요.
 
불고기, 제육불고기, 육회비빔밥을 주문하자 한정식에 걸맞는 반찬이 식탁을 채웠죠. 시원한 미역냉국을 시작으로 순두부, 더덕무침, 김치, 그리고 과일샐러드까지. 식사가 나오기도 전에 반찬을 깨끗이 비웠습니다. 미역냉국은 그릇채로 들고 마셨죠. 반찬 그릇을 싹싹 비우자 드디어 식사가 나왔어요. 아무말 없이 음식에 집중해 10분만에 식사를 마쳤죠.
 
-예찬의 점심: 육회비빔밥 9000원
-소온의 점심: 불고기 8000원
-희원의 점심: 제육불고기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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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부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밥 배 따로, 디저트 배 따로라는 말이 있듯 저희는 자연스럽게 디저트 가게를 찾아갔어요. 인사동에 왔으니, 디저트도 가장 ‘한국’스러운 것을 먹기로 했습니다. 쌈짓길엔 한식당도 많지만, 전통찻집도 참 많은데요. 전통찻집을 가기로 한 이유는 다른 곳에서도 먹을 수 있는 커피와 케이크 대신 차를 마시기 위해서예요.
 
찻집에 들어서자 감초 냄새가 코끝을 스칩니다. 실내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비바람에 차가워진 몸을 녹이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었어요. 단호박 식혜, 수박주스, 쌍화차를 시켜 나눠 먹기로 했어요. 이곳도 한옥으로 꾸며져 있었는데요. 가장 인상 깊었던 가구는 고목으로 만든 테이블이예요. 찻집의 사장님은 “한옥 분위기를 최대한 내기 위해서 나무결이 살아있는 가구로 꾸몄다”라고 설명했어요. 또 “나무에 갈라진 틈이 있더라도 나무 본연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고치지 않았다. 벌써 10년째 사용하고 있다”라고 귀띔하셨죠. 쌍화차를 한모금 맛보니 은은한 생강향이 입안에 맴돕니다. 단호박 식혜와 수박주스는 이곳에 직접 만든다고 해요. 인위적인 단맛 대신 재료 본연의 맛이 잘 느껴졌어요. 만약 쌈짓길에서 가장 한국스러운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이곳에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네요.
 
-예찬의 디저트: 단호박 식혜 6000원
-소온의 디저트: 수박주스 5000원
-희원의 디저트: 쌍화차 6500원
 
그래서 얼마야?  
 
이렇게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총 5시간을 알차게 놀고 쇼핑하고 먹으며 아주 제대로 쌈지길을 느끼고 왔답니다. 오늘 사용한 용돈 총액은 이렇습니다. 용돈으로 알차게 놀고 쇼핑하며 스트레스를 풀어 보세요.

 
-김예찬
 
엽서 3장: 6000원
디퓨저 1병: 1만1000원
육회비빔밥: 9000원
기타 잡비: 6000원
교통비: 2500원
 
총액: 3만4500원(교통비 포함)

 
-박소온
 
카드지갑: 8000원
목걸이: 9000원
실반지 2개: 1만원
불고기: 8000원
수박 주스: 5000원
교통비: 2500원
 
총액: 4만2500원(교통비 포함)

 
-서희원
 
일러스트 체험: 1만5000원
보라색 틴트 썬글라스: 1만5000원
제육불고기: 8000원
쌍화차: 6500원
교통비: 2500원
 
총액: 4만7000원(교통비 포함)
 
글·사진=서희원·김예찬·박소온(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제주 11) TONG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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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