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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과서 비뇨의학과로…'성' 이미지 바꾸려 72년만에 개명

성 기능 장애를 치료한다는 인식이 강한 비뇨기과가 72년 만에 비뇨의학과라는 이름으로 간판을 바꾼다. [중앙포토]

성 기능 장애를 치료한다는 인식이 강한 비뇨기과가 72년 만에 비뇨의학과라는 이름으로 간판을 바꾼다. [중앙포토]

'비뇨기과'에서 '비뇨의학과'로. 전립샘암·배뇨 질환·성 기능 장애 등 다양한 이유로 찾아가는 비뇨기과의 명칭이 72년 만에 변경된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이러한 내용의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이달 중으로 공포·시행된다고 밝혔다.
 
  비뇨의학과로의 진료과목 명칭 변경은 학계에서 수년간 요청해온 사항이다. 비뇨기과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가 '성(性)' 중심으로 굳어져 환자가 진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비뇨기과를 전공하겠다는 의사 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를 위해 대한비뇨기과학회 회원 투표에서 '찬성' 결정이 나온 뒤 대한의학회 소속 26개 주요 학회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그 후 대한의사협회와 복지부를 거쳐 명칭 변경이 최종 결정됐다.
 
  천준 대한비뇨기과학회장(고대안암병원 교수)은 "비뇨기과 환자의 절반 정도는 여성인데 성기와 관련된 인식이 커서 진료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반응이 많았다. 진료 영역이 성기뿐 아니라 전립샘 질환, 방광과 요도의 배뇨 질환, 요실금 등으로 매우 넓기 때문에 사회적 이미지를 개선해 국민이 더 잘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변경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전립선 비대증을 앓고 있는 한 남성 환자가 레이저 시술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전립선 비대증을 앓고 있는 한 남성 환자가 레이저 시술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비뇨기과'라는 명칭은 일본에서 건너왔다. 1945년 해방과 함께 일본에서 공부한 의사들이 국내로 넘어오면서 피부비뇨기과학회가 창설됐다. 이후 1954년 비뇨기과학회가 따로 떨어져나왔지만, 비뇨기과라는 이름은 유지됐다. 현재 중국에선 '비뇨외과', 일본에선 '비뇨기과학회'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이번 개정으로 일본식 명칭 대신 우리만의 이름을 달게 된 것이다. 또한 72년 만에 한·중·일 3국의 진료과목명이 모두 달라지게 됐다.
 
  앞으로 법적 용어는 비뇨의학과로 바뀌지만 영문명(urology), 학회명(비뇨기과학회)은 유지된다. 대학병원·종합병원 대부분은 개정안 공포에 맞춰서 비뇨의학과로의 명칭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 학과별 소통과 공간 리모델링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100% 이름을 바꿔 달 것으로 예상된다. 
요실금 등의 이유로 비뇨기과를 찾는 여성 환자는 남성만큼 많다. [중앙포토]

요실금 등의 이유로 비뇨기과를 찾는 여성 환자는 남성만큼 많다. [중앙포토]

  다만 의원급의 개명은 권장사항일 뿐 의무는 아니라고 한다. 새로 개업하거나 리모델링하는 의원은 비뇨의학과로 바꾸지만 기존 개업가에선 의사 판단에 따라 이름을 바꿔달거나 그대로 이어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천준 학회장은 "의원에선 이름을 변경하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현재로썬 거의 다 바꿀 것으로 보인다. 학회명도 논의를 거쳐 추후 바꾸는 쪽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진료과목 명칭이 바뀐 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전에는 ▶마취과→마취통증의학과 ▶정신과→정신건강의학과 ▶진단방사선과→영상의학과 ▶소아과→소아청소년과 등의 변경 사례가 있었다. 대부분 대국민 인식 개선, 환자 진료 폭 확대 등의 이유로 간판을 바꿨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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