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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에선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2000년 개봉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한국군과 북한군이 마음대로 군사분계선(MDL)을 넘다 든다. 영화는 영화일 뿐일까.
 
지난 13일 JSA를 통한 북한군의 귀순은 이번이 세 번째다.
김훈 중위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포스터.

김훈 중위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포스터.

가장 유명한 JSA 귀순은 1998년 2월 3일 일어났다. 당시 북한군의 변용관 상위(대위)가 남측으로 넘어왔다.

 
당시 기무사령부가 변 상위를 조사한 결과 그는 적공과(적군을 상대로 공작을 펴는 조직) 요원이었다. 그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JSA 경비를 서는 한국군 4명이 북한 적공과 요원에게 포섭됐고, 카투사 병사가 김일성 생일 때 선물까지 했다고 한다.
 
변 상위는 진술 과정에서 상급자로부터 들은 내용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기무사는 이를 ‘과장 또는 허위 진술’로 판단해 내사종결처리했다. 아무런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당시 기무사가 확보한 정보는 북한군은 접촉 정도에 따라 ▶단순친분유지상태 (1단계) ▶번호 및 가명부여단계 (2단계) ▶상부보고승인단계 (3단계)로 나눠 한국군을 포섭한다. 1단계는 5~10회 접촉한 단계고, 10~30회 접촉이 2단계, 3단계는 대상자의 신상자료를 수집.완전포섭하는 단계다. 접촉과정은 야간에 1대1 단독으로 이뤄진다.
 
변 상위와 같은 적공조 요원은 그에게 “책 (나의 인생전환기.김일성 선전책자) 을 전해줬는데 달아난 놈이 지난번 먹은 포도주를 준 이 일병” 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른 공작원은 “이 일병은 롤렉스시계까지 선물했는데 뜻대로 잘 안된다” 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기무사 조사 결과 이 사병은 이미 전역한 오모 병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무사는 당시 오 병장의 대공 용의점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변 상위는 한국군 포섭경쟁에서 밀리면서 귀순을 결심했다고 당시 기무사는 판단했다. 변 상위는 북한군 적공과장이 “판문점 배치라는 특별배려까지 받았는데 국군을 1명도 포섭 못 했다” 고 질책하자 불안에 싸였다고 진술했다. 
2000년 개봉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한 장면.

2000년 개봉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한 장면.

변 상위의 귀순 직후인 같은 달 24일 고 김훈 중위가 JSA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훈 중위는 98년 2월 24일 JSA 최전방 소초(GP) 안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군 수사당국은 김 중위가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족과 언론을 중심으로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진실 공방 속에서 JSA 경비부대 소속 일부 장병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군과 교류했고, 김 중위가 이를 제지하다 살해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그의 시신은 19년 만에서야 안식처를 찾았다. 김 중위는 지난 9월 국방부로부터 순직을 인정받은 뒤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국방부는 지난 8월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열고 진상규명 불능 판정을 받은 김 중위에 대해 순직으로 결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건 사망의 진상을 밝히기 어렵지만 그가 임무 수행 중 ‘사망 형태 불명의 사망’인 점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갖가지 추측이 나왔고 이를 바탕으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만들어졌다. 변 상위 귀순은 김훈 중위 사망 사건과 함께 영화의 소재를 제공했다.
 
둘째 JSA 귀순은 2007년 이뤄졌다. 이 귀순은 지금까지 보도가 전혀 안 된 사항인데 지난 13일 귀순 사건 때문에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당시 귀순한 북한군은 하급전사(병사)로 MDL을 넘어 JSA 인근 지역에서 발견됐다. 군 당국은 그를 상대로 한 심문과정에서 JSA를 통해 넘어왔다는 진술을 처음 들었다고 한다.
 
당시 군 당국이 경계소홀 지적을 받을까 이런 사실을 감춘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13일 JSA 귀순처럼 총성도 들리지 않았던 점으로 미뤄 북한군도 귀순 사실을 뒤늦게 안 것으로 추정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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