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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44건 공식 주장 펼친 북, 어떤 방식있었나 보니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관련해 11일 처음으로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그동안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관영 언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난을 이어갔지만, 공식적으로 반응한 건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8일) 사흘 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5분간의 연설중 24분여를 북한 문제에 할애했다.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5분간의 연설중 24분여를 북한 문제에 할애했다. [중앙포토]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순방을 “전쟁 상인의 장사 행각에 불과하다”고 폄훼한 뒤, 그의 국회 연설에 대해 “핵 무력 건설 완성으로 질주하도록 떠밀었고, 미국과의 대결에서 최후 승리를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런 북한의 반응이 예상보다 수위가 낮다는 평가가 많다. 정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지옥으로,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독재자라고 언급했기에 상당히 거센 반발을 예상했다”며 “반발을 하면서도 수위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한 차례 지칭하기는 했지만 비하하는 표현이 이전보다 확 줄었고, 미국을 공격하겠다는 내용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국회 연설(8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 캡처]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국회 연설(8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 캡처]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의 발표 형식에 주목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같은 내용의 입장이어도 발표 주체나 형식으로 사안의 경중을 보인다”며 “적어도 외무성 성명 정도는 나올 것으로 봤지만 사실상 미국에 대응하는 낮은 수준인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과 말 폭탄을 주고받거나 핵과 미사일을 통해 관계 재정립을 하는 등 미국에 ‘올인’하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외무성 성명 이상을 예상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눈치 보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 대외 입장 표명 방식

북한 대외 입장 표명 방식

 
본지가 분석한 결과 북한은 올해 344건의 공식문건을 통해 대외에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담화가 126건으로 가장 많고,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대한 대답(64회), 각종 성명(51회), 논평(20회), 보도(13)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정부를 비난하거나,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인 ‘우리 민족끼리’가 제공하는 사전(辭典)에 따르면 ‘담화’는 “일정한 문제에 대한 견해나 태도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말”로 규정돼 있다. 24년 만에 실시한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 특히 김정은과 직접 거친 언사를 쏟아내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응을 북한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형식으로 되받은 셈이다.  
 
우리 민족끼리는 성명(聲明)에 대해선 “어떤 사회정치적 문제에 대한 입장과 태도 같은 것을 공식적으로 표명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전현준 우석대 초빙교수는 “북한에서 발표하는 형식은 성명-담화-(기자의 질문에 대한)대답 순서로 무게가 있다”며 “발표 기관별로도 정부-외무성-산하단체-대변인 순”이라고 설명했다. 산하단체는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나 민족화해협의회, 기자 동맹 등 각종 단체를 말한다.
 
 
이를 고려하면 정부 성명이 가장 권위가 있는 입장인데 비해, 산하단체 대변인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발표하는 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대응인 셈이다. 실제 지난 8월 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 결의안(2371호)을 채택했을 당시 북한이 정부 성명을 내놓은 게 한 예다. 북한은 당시 “만일 미국이 우리를 압살해보려는 무모한 시도를 걷어치우지 않고 경거망동한다면 우리(북한)는 그 어떤 최후수단도 서슴지 않고 불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평화수호의 영원한 기치인 병진 노선을 더 높이 추켜들고 우리가 선택한 길을 에돌지 않고 끝까지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여기에 더해 9월 21일엔 김정은 국무위원장 성명이란 것도 내놓았다. 전 교수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헌법이나 제도를 초월하는 신적 존재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김정은 성명을 가장 무게감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김정은은 "꼬마 로켓맨"등 자신을 비하하고 "북한 체제를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성명을 통해 "불맛을 보여주겠다"고 위협했다. 
 
이 밖에 북한은 비망록, 공보문, 공동고발장, 호소문, 백서, 성토문, 고발장 등 30여 가지의 형식을 활용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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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