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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때만 되면 추위 닥친다는 것 사실일까

1998년도 수능 예비소집일인 1997년 11월 18일 입시 한파가 닥치면서 수험생들이 마스크와 두터운 방한복을 입은 채 수험시 유의사항을 적은 유인물을 읽고 있다. [중앙포토]

1998년도 수능 예비소집일인 1997년 11월 18일 입시 한파가 닥치면서 수험생들이 마스크와 두터운 방한복을 입은 채 수험시 유의사항을 적은 유인물을 읽고 있다. [중앙포토]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 한파가 찾아온 모양이네. 참 묘하게도 입시 때만 되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일인 오는 16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4~5도 낮은 영하 2도가 될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일부 시민들은 "해마다 입시 때면 한파가 찾아온다"는 반응을 보인다.

2014년 이후 3년 만에 입시 한파가 예고된 16일을 전후한 전국 주요도시의 예상 기온 [자료 기상청]

2014년 이후 3년 만에 입시 한파가 예고된 16일을 전후한 전국 주요도시의 예상 기온 [자료 기상청]

수능은 2006학년도까지는 수요일에 주로 실시되다가 2007학년도부터는 목요일로 바뀌었다.

11월 초에 시험을 보는 해도 있었고 중순에 보는 해도 있었지만 해마다 '수능 한파'란 말은 나오곤 한다.
과연 매년 입시 때마다 '수능 한파'가 닥친다는 게 사실일까.
 
중앙일보가 1994년 이후 지난해까지 총 23번의 수능이 치러진 날의 서울 지역의 아침 최저 기온을 해당 날짜의 평년 최저기온(1981~2010년 평균값)과 비교해 봤다.
그 결과,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을 때가 14번, 평년보다 낮았을 때는 9번이었다.
평년보다 따뜻한 날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굵은 글씨와 검은 점으로 표시된 해가 '수능 한파'가 나타난 날이다.

*굵은 글씨와 검은 점으로 표시된 해가 '수능 한파'가 나타난 날이다.

하지만 23번 전체적으로는 평년보다 0.2도씩 낮았다. 평년기온과의 편차를 더한 뒤, 평균을 낸 결과다.
따뜻한 날이 많았지만 몇 차례 심한 '추위'가 평균치를 끌어내린 것이다.
 
'입시 한파'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지만, 수능일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거나 평년 기온보다 3도 이상 낮은 경우를 '입시 한파'라고 한다면, 이런 날은 23년 동안 6번 나타났다.
특히 1997년 11월 19일에는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3.2도로 평년보다 3. 7도 낮았다.
이듬해인 98년 11월 18일에도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5.3도를 기록, 평년보다 무려 6.8도나 낮았다.
2014년 11월 13일에는 영하 3.1도를 기록했고, 이때도 평년보다 7.5도나 낮은 기온을 보였다.
 
그렇다면 한파주의보 발령기준에 해당할 만큼 실제 '한파'가 닥친 사례는 없었을까.
기상청에서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에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파주의보를 발령한다.
①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가 되고, 평년값보다 3도 낮을 것으로 예상할 때
②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이 예상될 때
③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이러한 기준에 들어맞은 적이 서울에서 딱 한 번 있었다.

98년 11월 16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9.7도에서 17일 아침 영하 2도로 무려 11.7도나 곤두박질쳤다.

물론 이날은 다행히 수능 당일이 아닌 예비 소집일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주요 도시에서 수능일 아침 가장 낮은 기온을 보인 것은 앞에서 보았듯이 2014년 11월 13일 서울에서 관측된 영하 3.1도였다.
 
결국 그동안 '입시 한파'가 간간이 있었지만, 말처럼 매년 나타나지는 않았다.
23년 동안 6차례면 26%의 확률, 즉 4년에 한 번꼴로 '수능 한파'가 나타난 셈이다.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2014년 11월 13일 아침 임시 한파가 닥치면서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앞에서 학생들이 추위에 떨며 수험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중앙포토]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2014년 11월 13일 아침 임시 한파가 닥치면서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앞에서 학생들이 추위에 떨며 수험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중앙포토]

교육계에서는 "수능 날이 실제 추운 경우도 있었지만, 춥지 않더라도 심정적인 이유로 춥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 날은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긴장하는 날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춥게 느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늦가을 해가 채 뜨기도 전에 아침 일찍 고사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교문 밖에서 수험생을 고사장으로 들여보내고, 밖에서 기도하며 기다리다 보면 춥게 느껴지게 된다는 것이다.
과거에 고사장마다 난방 환경이 달랐던 점도 이유로 꼽힌다.
이 소장은 "고사장이 너무 춥거나 더울 수 있으니까 가능한 얇은 옷을 많이 껴입고 가서 온도에 맞게 벗도록 교사들이 지도했는데, 수험생 입장에서는 옷이 두꺼웠기 때문에 한파가 더한 것처럼 느껴진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이번 수능일은 3년 만의 '수능 한파'가 예고된 만큼 수험생들은 마지막까지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겠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남윤서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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