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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오르자 조선 기대감, 화학·항공은 긴장

국제유가 오름세가 완연하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말에 2015년 7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기업들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11월 둘째 주 현재 배럴당 평균 61.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8월만 해도 50달러를 밑돌았던 유가가 3개월 만에 10달러 이상 급등한 셈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한국은행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조치로 일평균 원유 생산량이 3278만 배럴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권력 투쟁 등으로 공급 불안이 커지고, 미국의 원유 수요가 늘면서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국제유가가 들썩이면서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도 0.6% 올랐다. 4개월째 오름세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10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2010=100, 원화 기준)는 83.17로 전달보다 0.6%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지난 7월부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되자 희색이 도는 것은 조선업계다. 해양플랜트 발주를 기대하고 있다. 엑손모빌 등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발주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유가가 안정적으로 오르는 추세라면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에 2010~2015년 수주 실적의 80% 정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업체들도 유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LG화학·롯데케미칼 등 국내 화학사들은 석유(나프타)에서 화학제품의 원료인 에틸렌을 가공한다. 국제유가가 60~65달러를 넘으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유가가 오른다고 무조건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없어 65~70달러까지 간다면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사들도 정제 마진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유가가 오르면 미리 사 놓은 원유의 재고 가치가 올라 실적이 좋아지는데, 유가가 계속 오를 경우 원재료인 원유 가격 상승 폭이 석유제품 가격보다 커져 마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유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정제마진 감소와 사람들이 자가용 이용을 줄이는 등 소비 위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유가 상승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유가가 1달러 오르면 대한항공은 연간 약 37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60달러 선을 돌파하는 기조가 굳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3일 “올해 말 기점으로 브렌트유가 58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내년 이후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OPEC은 석유 시장 점유율이 떨어져 재정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오는 30일 회의에서 대체로 감산에 동의하더라도 내년 4월쯤부터는 지속해서 생산량을 늘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현옥·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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