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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안 부러운 ‘캐릭터 한류’ … 광군제 하루 매출 46억

캐릭터 한류의 주인공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프렌즈 ‘라이언’, 라인프렌즈 ‘브라운’, 오콘의 ‘뽀로로’, 라인프렌즈 ‘코니’, YG플러스 ‘크렁크’. [사진 각 업체]

캐릭터 한류의 주인공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프렌즈 ‘라이언’, 라인프렌즈 ‘브라운’, 오콘의 ‘뽀로로’, 라인프렌즈 ‘코니’, YG플러스 ‘크렁크’. [사진 각 업체]

‘곰·토끼가 귀여워요(熊和兔子很可爱)!’
 
지난 11일(현지시간)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쇼핑 축제인 광군제(光棍節) 당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티몰(T-mall)’에선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바탕 쟁탈전이 펼쳐졌다. 곰 ‘브라운’과 토끼 ‘코니’ 등 한국에서 온 ‘라인프렌즈’ 캐릭터로 만들어진 상품들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이날 하루 라인프렌즈가 티몰 한 곳에서 벌어들인 돈만 원화로 약 46억원. 해당 쇼핑몰 내 영유아용 완구 부문 3년 연속 매출 1위 브랜드 자리를 차지했다. 2015년엔 15억원, 지난해엔 25억원의 매출을 광군제 당일 기록했다. 라인프렌즈는 13일 “올해는 판매 시작 1시간 만에 매출 20억원을 돌파했다”며 “핸드백용 열쇠고리 인형 1만개, 캐릭터가 그려진 보조배터리 6000개가 각각 팔렸다”고 밝혔다.
 
중국 만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한국산 캐릭터의 인기가 뜨겁다. K팝 인기에 버금가는 이른바 ‘캐릭터 한류(韓流)’다.
 
시장규모

시장규모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프렌즈는 세계 87곳에 매장을 둔 글로벌 캐릭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올 8월엔 미국 뉴욕 중심가인 ‘타임스스퀘어’에 정규 매장을 열었다. 아이코닉스·오콘 등이 2005년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인 ‘뽀로로’는 세계 90개국에서 지금껏 4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레트로봇·영실업의 변신 자동차 ‘또봇’ 역시 프랑스·러시아·대만 등지에 수출돼 인기를 모았다.
 
미국의 ‘미키마우스(디즈니)’나 일본의 ‘헬로키티(산리오)’로 대표되는 캐릭터 산업은 세계적으로 성장 중이지만, 특히 한국의 성장세가 무섭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는 2005년 2조700억원에서 지난해 11조573억원으로 11년 만에 5배로 성장했다. 세계 캐릭터 시장 규모는 2009년 1510억 달러에서 내년 1806억 달러(약 202조원)로 1.2배가 될 전망이다.
 
캐릭터 한류는 1차적으로 캐릭터가 세계 어디서나 남녀노소 모두에게 통할 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데서 비롯됐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아이돌그룹처럼 캐릭터 여럿이 등장해 소비자가 그중 취향대로 고르도록 ‘집단화’하는 기존 캐릭터 산업의 성공 방식을 잘 접목했다”며 “그만큼 다양한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인프렌즈에선 11가지 캐릭터가 무리 지어 다닌다. 뽀로로에게도 악어 ‘크롱’이나 펭귄 ‘패티’ 같은 친구들이 있다. 이러다보니 볼펜부터 ‘무드 등’까지 다양한 상품에 적용해도 소비자들이 싫증을 느끼지 않을 만큼 범용성이 좋다.
 
좀 더 들여다보면 타깃(수요층) 범위를 좁힌 전략이 탁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석환 한국영상대 교수는 “그간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선 ‘아동용’ 캐릭터와 관련 상품은 많았지만, 이보다 어린 ‘영유아’라든가 청장년층 ‘직장인’을 위한 캐릭터 마련엔 미흡한 편이었다”며 “한국산 캐릭터들이 이런 틈새 시장을 제대로 공략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에 ‘둘리’ 같은 인기 캐릭터가 있었지만 세계 시장에선 통하지 않았던 이유도 미키마우스 등이 꽉 잡고 있는 레드오션(아동용 캐릭터 시장)에서 경쟁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기업들이 국가별로 맞춤형 콘셉트의 매장을 구성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제대로 펴 캐릭터 상품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캐릭터 한류가 중국과의 갈등 등 대내외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산업적 성과라는 데 주목한다.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캐릭터 산업은 ‘원 소스 멀티 유스(OSMU)’가 가능한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관련 업계가 지금의 성장세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려면 캐릭터 전문 인력 양성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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