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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개XX" 막말 두테르테, 알고 보면 '젠틀' 文대통령과 닮았다?


"김정은 개XX" '막말' 두테르테, 알고 보면 '젠틀' 文 대통령과 의외의 유사성?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시아의 트럼프’를 만난다. 거침 없는 독설과 마약사범에 대한 즉결심 등으로 유명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이다.
 
12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SMX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50주년 기념 갈라만찬' 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내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2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SMX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50주년 기념 갈라만찬' 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내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트럼프 대통령을 뛰어넘는다.
"김정은은 개XX"  
그는 지난 8월 필리핀 전역으로 생중계된 TV연설에서 “김정은은 ‘위험한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다”며 “미쳤다. 김정은은 뚱뚱하고 착해 보이지만 개XX(son of a bitch)이며 미친 사람(crazy man), 미치광이(maniac)”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친 개XX가 실수를 하면 극동아시아는 불모지로 변하고 말 것”이라고 했다.
[AP=연합뉴스, 노동신문]

[AP=연합뉴스, 노동신문]

 
  두테르테 대통령의 독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4월에는 “한반도의 긴장은 미국과 북한이 위험한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 같다”며 “북한의 ‘그 남자’를 막는 건 중국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옵션’ 발언과 관련해선 “미국이 북한을 다루는 데 자제력을 발휘해야 하고, 세상을 끝장내려는 김정은의 손에 놀아나선 안 된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지율은 80%가 넘는다. 필리핀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며 즉결심으로 수천명을 사살했다. 지난 7월부터는 일방적으로 공공장소 전면 금연도 시행했다. 어길 경우 최대 20만원이 넘는 벌금에 구금도 가능하다. 마약사범에 대한 즉결심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비판하자 그는 “창녀의 자식(son of a whore)”이라고 응수했고, 유럽연합(EU)의 비난에는 조용히 ‘가운데 손가락’을 세워보였다.
 
 공교롭게 문 대통령의 외교 전략은 오히려 두테르테 대통령과 유사한 측면이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SMX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50주년 기념 갈라만찬'에서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SMX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50주년 기념 갈라만찬'에서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지난 10월 외교부가 펴낸 『필리핀 개황』에는 “2016년 출범한 두테르테 정부는 ‘자주외교’를 표방하며 중국ㆍ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미국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도 취임 이후 ‘균형 외교’와 ‘외교 다각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아세안 국가에 최초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특사로 파견한 것도 외교 다각화의 일환이었다. 일각에서 “문 대통령의 균형 외교는 미국의 영향력을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문 대통령은 “균형은 미ㆍ중 간의 균형이 아닌 다각화를 위한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외교가에선 두테르테의 외교원칙을 ‘헤징(hedgingㆍ하나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분산) 외교’라고 보는 평가가 있다. 문 대통령의 균형외교와 통하는 지점이다.
 
 다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문 대통령 보다 훨씬 과격하다. 취임 1년 반여 동안 그는 20여개국을 방문했지만, 방문국 리스트에 아직 미국은 없었다. 이전 대통령들의 당연한 ‘1호 방문국’이 미국이었다는 점과는 다르다.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담 기간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이 첫 대면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SMX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50주년 기념 갈라만찬'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11.12청와대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SMX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50주년 기념 갈라만찬'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11.12청와대사진기자단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면은 12일 밤 아세안 50주년 기념 갈라만찬에서 이뤄졌다. 동ㆍ서양 ‘두 명의 트럼프’간의 만남은 기대만큼 돌발적이었다. 두테르테는 “노래를 불러달라”는 트럼프의 요청을 받자 그 자리에서 “트럼프의 요청에 따라 이중창을 한 곡 하겠다”며 필리핀 가수 필리타 코랄레스(Pilita Corrales)와 함께 인기 가요 ‘당신’(Ikaw)를 열창했다.
 
두 사람은 “마약 문제에 대한 믿을 수 없는 일에 축하한다”(트럼프), “트럼프는 솔직하다. 나는 숨기는 사람보다 솔직한 사람이 좋다”(두테르테)라며 서로를 평가하고 있다. ‘헤징외교’ 중에도 중심축은 여전히 미국에 두고 있다는 대전제에 가까운 인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에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를 하고있다. 2017.11.07 청와대사지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에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를 하고있다. 2017.11.07 청와대사지기자단

  
헤징외교의 ‘추동력’은 돈과도 연관이 있다. 미국은 2010년까지 필리핀의 부동의 1위 교역국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일본ㆍ중국에 이어 3위로 떨어졌다.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필리핀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로드리고 두테르테(왼쪽) 필리핀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베이징]

지난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필리핀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로드리고 두테르테(왼쪽) 필리핀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베이징]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오른쪽)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30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열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오른쪽)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30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열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두테르테의 출신 배경은 문 대통령과는 다르다. 그는 변호사 출신의 필리핀 다나오 시장을 지낸 아버지 밑에서 컸다. 그러나 불같은 성격으로 자신을 모욕했던 학생을 총으로 쏴버리기도 했고, 고교때는 두번이나 퇴학을 당했다. 첫 부인인 엘리자베스 짐머만과 결혼해 1남 1녀를 낳아지만, 2000년 결혼무효로 헤어졌다. 카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 이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부인’은 25살 연하의 오니렛 아반세나다. 법적으로는 ‘동거’ 관계다. 이 때문에 필리핀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과정에서 해외언론을 향해 ‘영부인’이라는 호칭을 써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하기도 했다.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징벌자(The Punisher)'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다바오 시장 때 사진.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징벌자(The Punisher)'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다바오 시장 때 사진.

두테르테는 젊은 시절 ‘기행’을 마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10여년간 검사 생활을 했다.
 
 재직 당시 그는 범죄자들에게 악명 높은 검사로 이름을 떨쳤다고 한다. 그리고는 1988년 검사직을 그만두고 다바오 시장에 출마해 아버지의 후광으로 쉽게 당선됐다. 마약사범에 대한 즉결심 등 과격한 ‘개혁 조치’는 사실 이때부터 시작됐다. 사병부대인 ‘다바오 척살대(Davao Death Squads)’를 창설해 무법천지이던 다바오 시의 범죄율을 낮췄다. 대통령 당선 직전이던 2015년 다바오 시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안전한 도시’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22년간 다바오 시장을 역임했다. 2010년 ‘3회 이상 연임 금지’ 규정에 봉착하자, 자신의 딸을 출마시킨 뒤 자신은 한 차례 부시장을 역임한 뒤 재차 시장 선거에 나서 당선됐다.
 
두테르테의 정치인생은 문 대통령과도 의외의 유사점이 있다.  
 
두테르테 가족은 중국 푸젠성 시먼  출신의 이민자였다. 문 대통령의 부모도 6ㆍ25 전쟁 중 흥남철수로 경남 거제에 자리를 잡은 피란민 출신이다. 총을 쐈던 두테르테 같은 ‘진짜 문제아’는 아니지만 문 대통령 역시 경남중ㆍ교 재학 당시 ‘문제아’로 분류됐다.
‘초법적 처형’ 논란 속 지난달 18일 교정본부를 찾은 두테르테 대통령. [AP=연합뉴스]

‘초법적 처형’ 논란 속 지난달 18일 교정본부를 찾은 두테르테 대통령. [AP=연합뉴스]

 
 두 사람 모두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도 유사점이다. 문 대통령의 청와대와 내각에는 유독 시민사회 출신 인사가 많다. 과거 인권변호사 경험과 관련이 있다. 두테르테 정부도 부통령을 비롯해 상원위원장, 하원위원장 등이 모두 법조인 출신으로 구성됐다.
 인도네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현지시간)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기념식수를 한 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안내로 인근 비티엠 보고르 몰을 방문, 시민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인도네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현지시간)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기념식수를 한 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안내로 인근 비티엠 보고르 몰을 방문, 시민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청와대 관계자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그동안 ‘기행’이라는 측면만이 부각돼 알려진 측면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필리핀의 현실을 감안한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닐라=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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