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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반려도서] '끝난 사람'으로 방황하는 정년퇴직자

[끝난 사람] 우치다테 마키코 / 한스미디어 / 1만5000원
 
끝난 사람

끝난 사람

 
'정년퇴직이라…이건 뭐 생전 장례식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회사가 곧 나, 일이 곧 나였던 화이트칼라 출신 단카이(일본 베이비부머) 세대의 전형이다. 명문대-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엘리트 코스를 착실히 잘 밟고 평생을 성실히 잘 살아냈다. 62세에 갑작스럽게 닥친 퇴직(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고 자회사로 밀려난 걸 보면 딱히 갑작스럽지만도 않지만, 주인공은 퇴직 연착륙에 성공하지 못했다)이라는 인생의 이벤트를 맞이한다. 그 뒤 방황하는, 혹은 누구의, 어디의 무엇도 아닌 그저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퇴직 이후 할 일이 없는 자신을 자타공인 '끝난 사람'이라고 칭한다.

 
'평생현역이란 불가능하다' '끝까지 아등바등하지 말고 깨끗이 시드는 편이 낫다' '회사원 시절과는 다른 가치관으로 시간을 봐라' '과거의 영광과 싸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라는 은퇴자에게 전하는 다양한 충고를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과 몸은 필사적으로 거부한다. 퇴직 후 남아도는 시간을 처분하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해 보지만 공허감만 더해진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라이프스타일은 전염성이 강하다'며 또래(?)들과의 관계도 멀리하며 고독해지는 편을 택한다.  
 
무엇보다 소속감의 '부재'를 견디지 못한다. 00회사 000부장 등으로 불리던 자신을 그저 한 인간 000으로 소개하자니 왠지 떳떳하지 못하다. 여전히 일을 절실히 하고 싶다. 취미로 도자기를 굽는다거나, 수제 메밀국수를 만드는 '일(To do)' 따위로 충족될 수 있는 차원의 것이 아니라며 '할 일(To work)'을 찾아 나선다.  
 
그러면서도 '실버'라는 말이 걸려 은퇴자의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실버인재센터에 등록하는 일도 꺼린다. 어렵사리 센터에 등록 후 처음으로 면접이랍시고 보러 간 곳에서는 '이렇게 스펙이 화려한 사람이 우리 회사에는 왜 지원했을까 싶어 호시심에 불러봤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삼시세끼를 챙겨줘야 하는 '삼식이' 취급에 서럽기도 하고, 문화센터에서 만난 젊은 여성과 혼자만의 연애를 꿈꾸다 된통 당하기도 한다. '직장과 무덤 사이에' 아무 것도 없는 인생은 따분하다며 '일'을 벌렸는데 그게 그의 발목을 잡기도 하다. 처절한 몸부림 후 배우자와의 '졸혼', 고향으로의 귀환 등 은퇴자들이 꿈꾸거나 혹은 꼭 피하고 싶은 일련의 일들이 현실적으로 펼쳐진다.  
 
책을 쓴 저자는 젊은 시절 수재 소리를 들었든 못 들었든, 미인이었든 아니든, 일류 기업에 근무했든 아니든 모든 인간의 종착지는 같더라며 사회적으로 '끝난 사람'이 되고 나니 '일렬횡대'(모든 사람은 수평적으로 같단 의미)라고 했다. 책의 주인공처럼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인생들이 오히려 이 일렬횡대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더라고 했다.  
 
소설은 영화로 제작돼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주연으로 일본 톱여배우 히로스에 료코가 캐스팅됐다.[중앙포토]

소설은 영화로 제작돼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주연으로 일본 톱여배우 히로스에 료코가 캐스팅됐다.[중앙포토]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더욱 많이 소모되고 있는 고령화, 퇴직, 은퇴 등의 단어를 떠올렸을 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외로움, 고독, 우울 등의 단어를 음울하거나 슬프거나 심각하지 않고 유쾌하게 그려냈다. 어떨 땐 뭐 설마 이렇게까지나 싶을 정도로 리얼하고 유치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가볍거나 장난스럽지만은 않다. 소설은 히로스에 료쿄 주연의 영화로 제작돼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가 책만큼 재미있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읽는 재미가 있다.  
 
[남은 50을 위한 50세 공부법] 인생의 진짜 공부는 지금부터
와타 히데키 / 예문아카이브 / 1만3800원
 
남은 50을 위한 50세 공부법

남은 50을 위한 50세 공부법

 
100세 시대. 75세 현역 사회가 도래했다. 그런 점에서 50대는 좀 더 일하고 공부해야 한다. 50세는 남은 50년을 걱정 없이 살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터닝포인트다. 저자는 대학 입시나 각종 자격시험과 같은 기존의 공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부수며 50세야말로 진짜 공부를 하기에 딱 좋은 나이라고 강조한다. 곧 정년을 맞이할 세대에게 몇 년 앞선 인생 선배로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50세만을 위한 공부법을 알려준다. '집 안에 틀어박히지 말 것', '라면, 재즈, 와인 등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파고들 것', '명문대 출신은 유머 감각이 없다' 같은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할 것' 등이 핵심이다.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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