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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누나 위해 치한 퇴치기구 발명, 특허받은 초등 4학년

지난 7일 대구 동천동의 북부초등학교에서 발명 특허증을 들어보이고 있는 신준협군.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7일 대구 동천동의 북부초등학교에서 발명 특허증을 들어보이고 있는 신준협군. [프리랜서 공정식]

“뉴스에서 밤늦게 혼자 집에 가는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자주 일어난다고 들었어요. 매일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늦게 귀가하는 대학생 사촌누나가 걱정돼 호신용품을 만들어 봤어요.”
 
7일 대구 동천동의 북부초등학교 4학년 4반 교실. 사촌누나를 위한 휴대용 방범 기구를 고안했다가 특허까지 받은 4학년 신준협(10)군을 만났다. 지난해 5월 신군이 아이디어를 낸 휴대용 방범기구는 같은 해 6월 특허출원 했다. 지난 10월 23일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등록을 획득했다. 시제품으로도 곧 생산한다.
 
신군이 설계한 휴대용 방범기구는 손에 편히 쥘 수 있도록 바(bar) 모양이다. 핸드백에 들어가는 15㎝ 정도의 크기다. 상단에는 회전날개가 있고 4개의 날개 각각에 빛이 나오는 LED램프가 달려 있다. 신군은 “경찰차가 출동할 때 차에서 나오는 빨간색과 파란색 불빛을 상상했다. 어두운 골목길에서도 멀리서 경찰차가 내뿜는 불빛과 유사한 빛이 LED램프에서 나오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스피커와 카메라도 있다. 하단의 버튼을 누르면 스피커에서는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등의 말이나 경찰차의 ‘삐뽀삐뽀’ 사이렌이 울린다. 버튼을 누르면 작동하는 카메라는 범법자의 얼굴이나 주위 상황을 촬영한다. 촬영 내용은 부모님 등 설정한 사람의 휴대전화로 바로 전송되며 경찰서·소방서에도 보낼 수 있다.
 
납치 등 오랜 기간 위험에 처했을 경우를 대비해 예비 전력도 달았다. 날개 앞에 상대적으로 작은 회전 날개가 있는데 이 작은 날개에 의해 발생하는 전력을 이용해 외부의 전력 공급 없이 기구를 작동시킬 수 있다. 평상시 큰 날개는 선풍기 대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신군은 “시험 기간에 문제를 다 풀고 시간이 남아서 시험지에 방범기구를 상상하면서 그림을 그렸는데 특허까지 받게 돼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실 신군이 특허를 받기까지는 든든한 조력자인 아버지가 있었다. 신군의 아버지 신용우(45)씨는 지난해 5월 신군의 중간고사 시험지의 학부모 서명란에 사인을 하다가 아들이 그린 그림을 발견했다. 귀퉁이에 작게 그려진 휴대용 선풍기 모양이었다. 신군에게 설명을 듣던 신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아들에게 하나의 아이디어가 실생활에서 쓰이는 제품으로 만들어진다는 걸 가르쳐주자고 생각해 특허출원에 이어 제품생산에까지 이르게 됐다.
 
신군은 “프로게이머가 장래희망이었는데 방범기구를 만들면서 노인이나 어린이처럼 약한 사람을 지켜주는 경찰관이 되고 싶어졌다”고 했다.
 
이제 신군은 또 다른 특허를 준비한다. 이번에는 세 살 사촌동생을 위한 가방이다. 밖에 나갈 때마다 낯선 환경에 무서워 우는 사촌동생을 위해 가방 위에서는 동요가 나온다. 샴푸 등 세제와 보디로션 등을 담는 공간도 있다. 신군은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필요한 물품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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