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박현영의 글로벌 J카페] 광군제 뒤에 숨겨진 마윈의 유통제국 야심

동네 가게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는 '링샤오퉁(零售通)'  
 
해마다 11월 11일이면 중국 대륙은 쇼핑 열기로 들썩인다. 중국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그룹이 주도하는 쇼핑 이벤트 ‘광군제’ 때문이다. 광군제 매출액은 해마다 큰 폭으로 뛰었다. 
 
올해도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 12일 알리바바그룹에 따르면 11일 하루 매출액은 1682억 위안(약 2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1207억 위안)보다 39% 증가했다. 씨티그룹이 행사 전에 내놓은 전망치 1580억 위안도 훌쩍 넘겼다. 블룸버그통신은 나이키ㆍ유니클로ㆍ샤오미 등 82개 브랜드가 이날 하루 매출액 1억 위안(약 168억2000만원)을 넘겼다고 전했다.
   
광군제(光棍節ㆍ독신자의 날) 또는 ‘싱글즈 데이(영문명)’는 알리바바그룹이 2009년 시작한 쇼핑 이벤트다.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에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벌여 손님을 끄는 쇼핑 잔치다. 광군제 자체는 1990년대 중국 대학가에서 시작됐다. '1'자가 4개 겹치는 날인 11월 11일을 솔로의 날, 또는 애인 없는 사람들이 자축하는 날로 삼았다. 
 
광군제를 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로 만든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겸 회장. [상하이 AP=연합뉴스]

광군제를 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로 만든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겸 회장. [상하이 AP=연합뉴스]

 
이를 쇼핑과 연결하는 아이디어는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마윈(53) 회장으로부터 나왔다.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가 연인끼리 초콜릿 등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라면, 11월 11일은 싱글들이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날이라고 마케팅을 펼쳤다. 중국 내 중산층의 성장, 스마트폰 보급과 맞물려 매출이 해마다 쑥쑥 컸다. 짝없는 10~20대를 위한 이벤트에서 이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쇼핑 이벤트로 확대됐다.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를 합친 것보다 매출액이 더 크다.
 
올해 실적이 급성장(39% 증가)한 요인은 광군제를 글로벌 이벤트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배우 니콜 키드먼,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 미국 래퍼 퍼렐 윌리엄스 등 글로벌 셀러브리티들이 참여하는 갈라 쇼를 열었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참여도 늘렸다. 올해 참가한 14만 개 브랜드 가운데 6만 개가 해외 브랜드였다. 갭ㆍ나이키ㆍ메이시백화점 등 미국 브랜드가 7000개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이지만 광군제가 단순히 싼 값에 물건을 살 기회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난해부터 마윈 회장이 주창하고 있는 ‘신 유통 전략’의 쇼케이스(공개 행사)이자 정보기술(IT)체계를 점검하는 기회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마이크 에반스 알리바바 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날은 알리바바의 에코 시스템 안에 있는 모든 요소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실험하는 날이며, 유통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엿볼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에코 시스템이란 무엇일까.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을 잇는 큰 꿈을 꾸고 있다. 올해 광군제 이벤트를 통해 선보인 두 가지에서 마 회장의 전략을 살짝 엿볼 수 있다. 
 
첫째는 중국 전역에 약 10만 개를 선보인 ‘스마트’ 스토어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일종의 팝업(Pop-up) 스토어로 바꾼 것인데, 고객들은 이곳에서 물건을 만져보고 입어본 뒤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가상현실 피팅룸 등 IT기반 서비스도 체험할 수 있다. 
  

둘째는 동네 작은 가게들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는 '링샤오퉁(零售通)' 서비스다. 올해 광군제를 앞두고 동네 가게 60만 곳이 링샤오퉁 서비스에 가입했다. 중국 전체 소매점의 10%에 해당하는 숫자다. 모바일 앱을 통해 매장에서 판매할 상품을 직접 주문하는 서비스인데, 어떤 상품이 어떤 고객군에 많이 팔리는지와 같은 정보를 한눈에 보면서 주문할 수 있어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알리바바의 설명이다.
 
알리바바는 광군제 같은 쇼핑 이벤트를 통해 판매 데이터를 모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225개국에서 쇼핑객 5억 명이 알리바바에 접속해 쇼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정보를 활용해 동네 가게들이 상품을 주문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상점들이 나중에는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 서비스의 배송지 또는 물류 창고 역할까지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창업자가 올해 유기농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를 인수해 이를 온라인 쇼핑의 배송지 또는 물류 거점으로 사용하려는 시도와 비슷하다. 마윈 회장은 베저스에 앞서 이미 헤마 슈퍼마켓과 인타임백화점 등을 인수했다. 두 회사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배로 뛰며 급성장 중이다.
 
11월 11일 광군제 하루 24시간 동안 알리바바 그룹 온라인 매출액은 1682억 위안(약 28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 기록이다.[상하이 신화=연합뉴스]

11월 11일 광군제 하루 24시간 동안 알리바바 그룹 온라인 매출액은 1682억 위안(약 28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 기록이다.[상하이 신화=연합뉴스]

 
하지만 무엇보다 광군제의 역할이 가장 큰 곳은 알리바바그룹 내 클라우드 서비스다. 광군제는 이날 하루 온라인 거래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정보를 대량으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허윈페이 선임 프로덕트 매니저는 “중국에서 가장 큰 용량의 컴퓨팅 능력이 필요한 날”이라고 말했다.
  
쇼핑 주문이 몰릴 때 알리바바 서버는 1초에 최고 17만5000건의 거래를 처리해야 한다. 대량 주문을 계기로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사업의 경쟁력과 한계, 성능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것이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009년 설립됐다. 알리바바그룹의 전자상거래 서비스와 온라인 쇼핑몰 등이 이 서버를 통해 서비스된다. 5개 대륙 8개국에 서버를 두고 있다. 그룹 내에서 성장률이 가장 높은 자회사다. 알리바바 자체 서비스 외에도 기업 수백만 곳에 IT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내 도시 교통 통제 시스템, 중국 지리자동차, 은행 등이 알리바바 클라우드 고객이다.  
 
허윈페이 매니저는 “싱글즈 데이는 우리에게는 비상시를 대비한 훈련 같은 것이다.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