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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TV속의 삶 이야기] 북한 어머니들의 ‘행복’은 어디에?

북한이 김정은 체제의 안정·강화를 위해 ‘가정교육’을 강화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노동신문은 2일 ‘부모는 자식의 첫 스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충실히 복무하는 역군이 되는가, 못 되는가 하는 것은 학교·사회교육과 함께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는가 하는 데 따라 중요하게 좌우된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8월 24일 ‘자녀 교양에 품을 들여 새 세대들을 선군조선의 억센 기둥감들로 키우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녀 교양의 모범인 황해북도 사리원시 김송희 가정 등을 소개했다. 신문은 “자식들의 마음에 당과 조국에 대한 고마움과 귀중함을 깊이 새겨주는 어머니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어 자식들은 선군조선의 기둥감들로 자라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신문은 지난 8월 24일 가정교육에 깊은 관심을 돌리고 있는 평양시 중구역 경상동 백철진의 가정을 소개했다. [사진 노동신문]

노동신문은 지난 8월 24일 가정교육에 깊은 관심을 돌리고 있는 평양시 중구역 경상동 백철진의 가정을 소개했다. [사진 노동신문]

일반적으로 가정교육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자녀들의 인격형성과 지식습득 등을 도와주거나 가르치는 인간 형성과정이다.  
 
북한에서 가정교육은 정치사상 교양의 중요한 부분이다. 77년 9월 5일 발표된 북한의 공식적 교육강령 ‘사회주의 교육에 관한 테제’에서는 “가정은 사회의 세포이다. 가정을 혁명화하고 가정에 사회주의적 생활양식을 철저히 확립해 가정생활 자체가 학생들에게 혁명적인 영향을 주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김일성은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서 “오중흡을 놓고 가정 혁명화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오씨네 집안에서 숱한 젊은이들이 쟁쟁한 혁명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오태희 등 가문의 어른들로부터 좋은 교양을 받은 것이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오씨 일가는 일본강점기에 지하공작원과 혁명군대원으로 활동하다가 희생된 사람들만 하여도 20여명 되는 북한에서 첫손가락으로 꼽히는 ‘애국혁명일가’다.  
 
오중흡은 북한에서 ‘수령결사옹위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오중흡(연대장) 7연대는 30년대 후반 일본군을 유인해 김일성의 사령부를 보호하고 주력부대를 압록강 연안까지 무사히 도달하게 한 부대이다. 북한은 군인들 속에서 오중흡의 ‘수령결사옹위정신’을 따라 배우도록 할 목적으로 96년부터 ‘오중흡7연대칭호쟁취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오극렬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항일빨치산 오중성의 아들이자 오중흡의 조카이다. 오극렬의 맏아들인 오세욱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 군사연구소 책임일꾼으로 김정은을 받들고 있다.
 
고 김용순 대남비서의 부인인 홍순저(가운데)가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충성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고 김용순 대남비서의 부인인 홍순저(가운데)가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충성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김정은은  2012년 11월 제4차 어머니 대회를 열고 자식들을 당에 충실한 혁명가로 키우는 데서 부모들, 특히는 어머니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2012년 ‘어머니 날’(11월 16일)을 제정했다. 11월 16일은 김일성이 61년 제1차 어머니 대회에서 ‘자녀 교양에 어머니들의 임무’라는 연설을 한 날이다.
 
탈북민 김씨는 “평양시 중구역 영광거리를 비롯해 평양 시내 곳곳에 위치한 영상물 판매소는 목란비데오사(비디오사)가 제작한 DVD들을 판매하는데 그중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노래 ‘어머니의 행복’”이라고 말했다. 이 노래는 5명의 아들을 모두 군인으로 키워내는 어머니를 형상한 영화 ‘어머니의 행복’의 주제가이다. 영화는 북한의 인기배우 이설희가 주역으로 등장해서 “장군님의 저 병사가 내 아들이라 말할 때 그것이 둘도 없는 어머니의 행복이다”고 역설하고 있다.      
 
북한영화 ‘어머니의 행복’ 한 장면. 영화는 ’장군님의 저 병사가 내 아들이라 말할 때 그것이 둘도 없는 어머니의 행복이다“고 역설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북한영화 ‘어머니의 행복’ 한 장면. 영화는 ’장군님의 저 병사가 내 아들이라 말할 때 그것이 둘도 없는 어머니의 행복이다“고 역설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평양시 출신 한 탈북민은 “평양시의 성·중앙기관을 비롯한 직장 당조직들은 자식들이 한국·외국의 영상물을 보지 않도록 책임지고 교양하겠다는 부모들의 맹세(서약서)를 받아내고 이를 어길 경우 출당(黜黨) 혹은 철직 그리고 추방을 비롯한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고 털어놨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가정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 대응해 새 세대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사회주의 전도와 관련되는 중대사로 내세우고 학교 교육을 통한 사상 교양의 미숙한 점을 천륜지정(天倫之情)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체재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수연 통일문화연구소 전문위원 kim.suye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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