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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린데만의 비정상의 눈] 국가 이미지 세계 1위 독일, 항공사 파산이 남긴 오점

다니엘 린데만 독일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다니엘 린데만 독일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인간의 존엄성을 해쳐선 안 된다.” 독일 헌법 제1조 1항이다. 독일은 ‘유럽을 이끌어 가는 나라’ ‘사회복지의 천국’이라는 찬양 속에서 국가 이미지 세계 1위의 나라다.
 
최근 이런 이미지를 손상하는 사건이 터졌다. 에어베를린(Air Berlin) 항공사의 파산을 둘러싼 잡음이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함께 출연한 죽마고우에게서 지난주 전화가 왔다. 그는 이 항공사에서 10년 넘게 비행기 조종사로 일하다가 최근 회사 파산으로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그런데 실업자가 되는 과정에서 회사 측이 보여준 꼼수로 사회적 공분을 샀다. 이야기는 이렇다.
 
에어베를린은 몇 년 전부터 경영위기에 빠졌다. 올해 2월 토마스 빙켈만을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전격 영입했다. 그는 몇 년 동안 독일 최대 항공사이자 에어베를린의 경쟁사인 루프트한자의 경영진으로 일했다. 이적하면서 회사를 회생시키겠다고 장담하는 한편 ‘회사가 혹여 파산해도 50억원을 받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비정상의 눈 11/9

비정상의 눈 11/9

루프트한자는 에어베를린 비행기 80대를 인수하면서 “에어베를린의 전 직원 고용승계는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에어베를린 인사부서는 전 직원에게 e메일로 “해고는 없다”는 상반된 메시지를 보내면서 강제 휴가를 보낸 뒤 루프트한자에 입사지원서를 내라고 종용했다. 루프트한자 재입사 시 급여는 훨씬 낮은 수준을 감수해야 했다. 직원들은 실업이 아니라 휴가 상태라 실업급여도 받지 못한다.
 
독일 언론은 루프트한자의 슈포어, 에어베를린의 빙켈만이 메르켈 총리의 성원을 등에 업고 루프트한자 위주의 독일 항공업계 구조조정을 꾀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독일의 한 정치인은 얼마 전 “루프트한자를 유럽 항공운송업계의 챔피언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챔피언은 반드시 패배자가 있어야 탄생하는 법인가. 에어베를린 임직원들은 이제 패배자가 됐다.
 
그는 앞길이 막막하다고 했다. 다행히 독신인 그에겐 보살필 가족이 없다. 조종사 연봉이 센 편이라 모아 놓은 돈도 꽤 된다. 하지만 상당수 실직자는 형편이 훨씬 어렵다고 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해쳐선 안 된다.” 다니던 회사, 그리고 정부한테 배신감을 느낄 법한 에어베를린 종업원들은 독일 헌법의 이 제1조 1항을 어떻게 생각할까.
 
다니엘 린데만 독일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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