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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끝까지 DMZ 가고 싶었던 트럼프 "연설 후에는 갈 수 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미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1993년 7월 빌 클리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이다. [사진 공동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미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1993년 7월 빌 클리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이다. [사진 공동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의지는 강했다. 방한 마지막날인 8일 아침 DMZ를 찾으려다 날씨 사정으로 길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국회 연설 후 DMZ를 방문할 수 없느냐”고 다시 확인했다가 다음 스케줄 때문에 뜻을 접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국회 연설을 위해 오전 11시쯤 국회를 방문했다. 애초 10시 45분쯤 국회에 도착해 정세균 국회의장 등과 약 15분간 사전 환담을 가진 뒤 11시쯤 연설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국회 도착이 늦어지면서 환담 시간도 3~4분 정도로 간단하게 인사만 나누는 약식으로 치렀다. 국회 본청 3층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이뤄진 환담 행사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참석했고, 한국 쪽에선 정 의장과 심재철ㆍ박주선 국회부의장,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 우원식(더불어민주당)ㆍ정우택(자유한국당)ㆍ김동철(국민의당)ㆍ주호영(바른정당) 원내대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심재권 위원장이 미측을 반갑게 맞았다.
 
사전 환담 참석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환담장에 도착하자 마자 “안개 때문에 DMZ를 가지 못했다”는 말을 첫마디로 했다고 한다. 이후 연설 장소인 본회의장으로 가기 직전 주변 참모진에게 “국회 연설이 끝나면 DMZ를 방문할 수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존 켈리 비서실장이 “중국 방문을 위한 항공기 일정 관계로 어렵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고 한다. 그러자 정 의장이 “원하는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했으니 다음에 다시 한국에 오셔서 DMZ를 방문하시면 어떤가”라고 제의했다고 한다. 당시 배석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알겠다. 다음에 오면 꼭 가고 싶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안개로 불발되긴 했지만 한ㆍ미 두 정상의 DMZ 동반 방문은 ‘두번째 깜짝 이벤트’가 될 뻔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방한 첫날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문지인 평택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며 ‘깜짝 영접’을 선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경기 평택의 주한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 전용헬기 마린원으로 도착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경기 평택의 주한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 전용헬기 마린원으로 도착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전 전용 헬기인 ‘마린 원’을 타고 DMZ로 향하던 중 안개와 중국발 황사 등 날씨가 여의치 않아 경기도 파주 인근에서 회항했다. 문 대통령도 DMZ 부근까지 헬기로 이동했다가 기상 악화로 중간에 승용차로 갈아타고 DMZ에 도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취소 소식을 듣고 청와대로 복귀했다.
 
양국 정상의 DMZ 동행은 문 대통령이 전날(7일) 단독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던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아도 비서실에서 그런 일정 제안이 있어서 고민 중인데,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가셔서 DMZ 상황을 보시는 게 좋겠다. 저도 동행하겠다”고 말했다.
 
 방한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여부는 핫이슈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의 단골 방문지인 DMZ를 두고 평택 미군기지를 방문한다고 알려지면서 북한 자극을 우려한 것 때문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국회 연설에서 강력한 대북 경고 발언을 쏟아낸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함께 DMZ 깜짝 방문을 계획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북한에 상당한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짙은 안개를 뚫고 비무장지대에 도착한 문 대통령 의지와, 10분 단위로 비무장지대 방문 의지를 전달하며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던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빈틈 없는 한ㆍ미 동맹과 평화수호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악천후로 무산되긴 했지만 그 동안 한ㆍ미 정상이 함께 DMZ를 방문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방한한 미국 대통령이 DMZ를 찾은 사례는 로널드 레이건(1983년 11월 14일)ㆍ빌 클린턴(1993년 7월 11일)ㆍ조지 W 부시(2002년 2월 20일)ㆍ버락 오바마(2012년 3월 25일) 대통령 등 4차례 있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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