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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트럼프 둘러싼 韓·日 '새우 전쟁'···결국 먹은 건

청와대가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환영하는 국빈 만찬에 ‘독도 새우’ 요리를 내놓으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발끈하면서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일본 또한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대접하기 위해 같은 새우 종(種)을 대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교롭게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새우 요리를 먹었다.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교롭게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새우 요리를 먹었다. [중앙포토]

 
‘독도 새우’는 독도 주변에서 잡히는 꽃새우, 닭새우 등을 일컫는 말로 일정한 새우 종이 아닌 산지(産地)를 강조하는 말이다. 청와대는 만찬상에 독도 새우가 들어간 잡채를 올린 송이 돌솥밥 반상을 내놨지만, 독도 새우를 요리 재료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독도’가 일본이 인정하지 않는 지명인 데다(일본은 다케시마(竹島)), 이날 만찬 행사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인 이용수 할머니도 초대되면서 새우 요리가 일본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만찬 행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용수 할머니를 직접 안아주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국빈만찬 코스별 메뉴 설명 첫번째: 옥수수죽을 올린 구황작물 소반. 두번째: 동국장 맑은 국을 곁들인 거제도 가자미 구이 세번째: 360년 씨간장으로 만든 소스의 한우 갈비구이와 독도 새우잡채를 올린 송이 돌솥밥 반상 (모시조개국  김치, 한우: 적북 고창 한우, 한국 토종쌀 4종: 북흑조, 자광도, 흑갱, 충북 흑미) 네번쩨: 산딸기 바닐라 소스를 곁들인 트리플 초콜렛 케이크와 감을 올린 수정과 그라니타 [사진 청와대]

국빈만찬 코스별 메뉴 설명 첫번째: 옥수수죽을 올린 구황작물 소반. 두번째: 동국장 맑은 국을 곁들인 거제도 가자미 구이 세번째: 360년 씨간장으로 만든 소스의 한우 갈비구이와 독도 새우잡채를 올린 송이 돌솥밥 반상 (모시조개국 김치, 한우: 적북 고창 한우, 한국 토종쌀 4종: 북흑조, 자광도, 흑갱, 충북 흑미) 네번쩨: 산딸기 바닐라 소스를 곁들인 트리플 초콜렛 케이크와 감을 올린 수정과 그라니타 [사진 청와대]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소식에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청와대 만찬 메뉴가 알려진 이후 진행된 이 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만찬에 참석한 데 대해 “북한 문제 대응으로 한·미·일 간 연대 강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긴밀한 연대에 악영향을 끼치는 움직임은 피할 필요가 있다”며 “외교 루트를 통해 한국 측에 우리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독도 새우’가 만찬 메뉴로 오른 데 대해선 “다른 나라 귀빈을 어떻게 접대하는지에 대해 정부 코멘트를 피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일부 일본 방송에선 이 소식을 전하며 다케시마가 아닌 ‘독도(獨島)’라고 표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은 “일본이 스스로 독도 영유권 주장이 말도 안 되는 걸 인정한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부부가 5일 저녁 도쿄(東京)의 우카이테이(うかい亭)에서 만찬을 앞두고 자리를 함께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부부가 5일 저녁 도쿄(東京)의 우카이테이(うかい亭)에서 만찬을 앞두고 자리를 함께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우를 먹은 건 한국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일본에 도착한 뒤 도쿄 긴자의 고급 철판구이 음식점인 ‘우카이테이(うかい亭)’에서 일본 열도에서의 첫 만찬을 했다. 일본 정부는 평소 케첩을 뿌린 쇠고기 스테이크 요리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을 고려해 이 식당을 골랐다고 한다. 식사 메뉴로는 이 식당의 대표 메뉴인 와규 스테이크가 메인으로 나왔다. 또한 미에(三重)현의 이세새우(伊勢海老)로 만든 비스크(수프의 일종)도 나왔다고 한다.
 
이세새우는 흔히 ‘닭새우’로 부른다. 닭새우 머리가 닭의 볏을 닮았기 때문이다. 재밌는 건 청와대가 만찬에 내놓은 독도 새우도 ‘닭새우’라는 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만찬에 내놓은 독도 새우는 닭새우”라며 “시장에선 꽃새우로도 불린다”고 말했다.
 
물론 미에현 이세(伊勢)시 인근 바다에 잡히는 닭새우는 독도 주변에서 잡히는 닭새우보다 덩치가 더 크다. 하지만 이세새우는 우리 해역 주변에선 잘 잡히지 않기 때문에 동해 상에서 잡히는 닭새우를 한국 소비자들은 흔히 닭새우라고 한다.
 
이번 새우 공방을 계기로 ‘독도 새우’로 알려진 한국 닭새우가 유명세를 얻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일 청와대 만찬 이후 주요 포털사이트에선 독도 새우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다.
 
꼬들꼬들한 맛이 일품인 닭새우는 기온이 내려가는 9월~12월이 제철이다. 청와대가 결국 국빈으로 초청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에서 즐길 수 있는 제철 요리를 내놓은 것이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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