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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강간·성희롱··· 한샘 여직원에겐 넉달새 무슨 일이

 ‘한샘 성폭행’ 논란 일파만파…회사 대응 적절했나
 
서울 서초구의 한샘 본사.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의 한샘 본사. [연합뉴스]

 
‘한샘 사내 성폭행’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피해자가 인터넷 게시판에 사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회사가 사건을 축소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하면서 회사의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사건은 지난달 26일 피해자 A(24)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A씨는 입사 동기가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과 회사의 교육 담당자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 인사팀장에게 성희롱을 겪은 내용까지 상세히 썼다. A씨는 “동기의 몰래카메라 사건은 가해자 쪽이 진심으로 사과해 합의하고 넘어갔다. 인사팀장 사건은 당사자의 가족들이 알게 될까봐 가볍게 말을 하고 넘어갔다”고 썼다. 
 
며칠 뒤 가해자로 지목된 교육 담당자 B씨도 인터넷에 반박글을 썼다. B씨는 “(A씨에게) 각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수없이 많은 카톡 주고받으며 서로 호감을 표현했다. 그날 이후에도 다시 연락이 와서 평소처럼 농담 섞인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직장 내 성범죄가 발생하면 회사는 즉시 행위자에 대한 징계나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게 돼 있다. 통상 취업규칙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정한다. B씨는 1월 열린 한샘의 인사위원회에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인사위원회는 당초 B씨의 해고를 결정했으나, B씨가 A씨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제출하며 재심을 요청하고 A씨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면서 처벌 수위가 가벼워졌다. 몰래카메라를 찍은 A씨의 동기와 인사팀장은 성추행 건으로 해고됐다.
 
A씨는 B씨에 대한 경찰 고소도 취하했다. 경찰은 3월 불기소 의견(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도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피해자 A씨가 네이트판에 "성폭행 당한 당시는 상황 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4일 올린 글. [사진 네이트판 캡처]

피해자 A씨가 네이트판에 "성폭행 당한 당시는 상황 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4일 올린 글. [사진 네이트판 캡처]

 
A씨는 이 과정에서 회사가 사건을 축소하기 위해 인사팀장을 통해 진술 번복을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인사팀장이 ‘B씨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한다. B씨가 당신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B씨는 집안에 돈이 많아 수임료가 비싼 변호사를 선임했다. 무고죄로 역고소 당할 수 있다’고도 했다”는 것이다.
 
한샘 측은 “인사팀장이 이미 해고돼 회사가 재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도 “당시 인사팀장은 ‘사건이 잘 처리되도록 양쪽의 얘기를 듣고 서로에게 설명하기는 했지만, 고소를 취하하라고 강요한 적은 없다’고 회사에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은의 변호사는 “인사팀장의 강요로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고 진술을 번복한 사실이 밝혀지면 회사가 민법상 사용자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샘 관계자는 “사고를 인지한 직후 피해자와 가해자를 격리했고, 사건 당사자의 신상을 보호했으며, A씨에게는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유급 휴가를 쓸 수 있게 하는 등 사건 처리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해자와 가까이 지내는 직원에게 피해자와 접촉해 사건을 처리하게 한 점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관수 노무사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인사팀 직원이었기 때문에 회사가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인사팀장을 배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며 “한 피해자에게 세 번 연속 피해가 발생한 만큼 결과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회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샘 경영지원 총괄 이영식 사장은 4일 “사회생활 새내기로서 미래에 대한 꿈을 회사와 함께하고자 했던 어린 당사자의 권익을 지켜주지 못한 부분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도의적 책임을 면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본 사건과 관련해 은폐하거나 축소 왜곡하고자 하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며 “필요하다면 공적 기관의 조사를 투명하게 받을 것이며 회사 잘못이 지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송우영·전영선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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