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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서울마라톤] 뛰는 아빠가 세상을 바꾼다, 굿 파더스

5일 중앙서울마라톤에 참가한 잠현초등학교 학부모 아빠 모임 '굿 파더스' 회원들이 출발선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김춘식 기자

5일 중앙서울마라톤에 참가한 잠현초등학교 학부모 아빠 모임 '굿 파더스' 회원들이 출발선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김춘식 기자

 "아이들에게 '주말이면 헐렁한 잠옷 차림으로 온종일 소파에 누워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게 싫었습니다. 건강하고 활기찬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2년 전 큰 맘 먹고 '중마'에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게 소중한 인연이 되었습니다."
 
문희광(41) 씨가 대표로 참가신청서를 제출한 '굿 파더스(good fathers)'는 8년 전인 지난 2010년 만들어진 서울 송파구 잠현초등학교 학부모 아빠들의 모임이다. 자녀들의 학교 행사를 대부분 엄마 몫으로 돌리는 '한국 아빠'의 틀을 깨기 위해 잠현초에 자녀를 둔 몇몇 아버지들이 의기투합한 게 출발점이었다. 온 가족이 참여하는 캠핑 행사, 문화·역사체험 이벤트 등을 매년 개최하며 '적극적인 학부형들'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지금은 10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는 모임으로 성장했다. 자녀가 중학교로 진학하면 아빠의 소속도 OB 모임인 '굿 파더스 발전위원회'로 바뀐다.    
5일 중앙서울마라톤에 참가한 잠현초등학교 학부모 아빠 모임 '굿 파더스'회원들이 출발선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춘식 기자

5일 중앙서울마라톤에 참가한 잠현초등학교 학부모 아빠 모임 '굿 파더스'회원들이 출발선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춘식 기자

 
중마 코스 참가자들은 '굿 파더스' 내 운동 소모임 회원들이다. 축구, 사이클, 수영 등 다채로운 종목을 함께 하며 우의를 다지는 50여명 중 22명이 두 달 가까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정기적으로 모여 몸을 만들었다. 부회장이자 마라톤 모임 대표인 문 씨는 "2년 전 우리 모임에서 5명이 중마 풀코스를 신청해 그 중 세 명이 완주했다. 아이들에게 도전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준 것만으로 특별한 경험이었다"면서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또 한 번의 도전을 준비했다. '혼자는 불가능하지만 함께 하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고 아빠들끼리 꾸준히 운동했다"고 말했다.
 
'굿 파더스' 멤버들은 지난 9월 출정식을 겸해 경기도 양평으로 자전거 라이딩을 다녀왔다. 아울러 체력과 우의를 다지기 위해 축구클럽 '잠현 FC'를 창단했다. "최근 들어 학교 인근 지역에 '주말마다 젊은 아빠들이 함께 땀을 흘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우리 모임 가입 희망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소개한 문 대표는 "중마 출전을 하루 앞둔 지난 4일에도 자발적으로 15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축구를 하며 몸을 풀었다"고 했다.
 
5일 서울중앙마라톤 참가한 서울 잠현초 학부형 아빠 모임 '굿 파더스' 회원들이 풀코스 레이스를 마친 뒤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 미리 준비한 플래카드를 함께 들고 달리고 있다. [사진 굿 파더스]

5일 서울중앙마라톤 참가한 서울 잠현초 학부형 아빠 모임 '굿 파더스' 회원들이 풀코스 레이스를 마친 뒤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 미리 준비한 플래카드를 함께 들고 달리고 있다. [사진 굿 파더스]

풀코스에 도전한 조정호(43) 씨는 "2년 전에는 10km 코스도 뛰어본 적이 없었는데 죽기살기로 덤벼 첫 도전에 42.195km를 주파했다. 레이스를 마친 뒤 지하철역 지하 계단을 제대로 걸어내려가지 못할 만큼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이번엔 무리하지 않고 아름다운 중마 코스를 충분히 즐기는데 초점을 맞췄다. 풀코스를 목표로 준비한 8명의 아빠들과 서로 격려해가며 달렸다"고 말했다. 2년 전 5시간 50분대에 결승선을 통과한 그는 이번엔 무려 한 시간을 단축해 4시간 50분을 찍었다.
 
문 대표는 "굿 파더스 멤버들과 함께 중마를 준비하며 '아빠들이 건강하고 활기차면 가정도 화목해진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돌아오겠다. 가급적이면 기록도 좀 더 끌어올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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