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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윤활유통 날아와 펑펑···창원터널 순식간에 불바다"

 
창원터널 화재현장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 [영상 캡쳐]

창원터널 화재현장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 [영상 캡쳐]

 
창원터널 인근에서 발생한 유조차 폭발 사고 현장 모습. [사진 경남경찰청]

창원터널 인근에서 발생한 유조차 폭발 사고 현장 모습. [사진 경남경찰청]

2일 오후 1시 23분쯤 경남 김해 쪽에서 창원 방향으로 창원터널을 빠져나와 내리막길을 달리던 5t 화물차가 갑자기 콘크리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불이 붙었다. 화물차에는 공장 기계에 사용하는 윤활유통(200L 드럼통 30개, 20L 말통 40개)이 실려 있었는데 여기에 불이 옮겨 붙었다. 이어 수십개의 윤활유통들이 마치 폭탄처럼 건너편 차선으로 날아갔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당시 사고 화물차의 반대 방향 도로에서 창원터널 진입 전 1㎞ 지점을 달리던 승용차와 1t 포터 등 차량 9대가 화염에 휩싸였다. 전소된 말리부 승용차에 타고 있던 전상병(45)씨는 “펑펑 터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뒤 윤활유통들이 반대편 차선에서 날아와 승용차를 덮치는 바람에 순식간에 불바다가 됐다”고 말했다.
 
창원터널 화재 현장. 중앙분리대 왼쪽에 있는 화물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화재가 시작됐다. 위성욱 기자

창원터널 화재 현장. 중앙분리대 왼쪽에 있는 화물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화재가 시작됐다. 위성욱 기자

이날 사고로 화물차 운전기사 윤모(76)씨가 숨졌다. 또 모닝 운전자 유모(55·여)씨와 스파크 운전자 배모(23·여)씨도 숨졌다. 5명이 다쳤다.
화물차 운전기사 윤씨는 울산의 한 윤활유 제조공장에서 출발해 창원으로 이동중이었다고 한다.  
창원소방서 관계자는 “화재로 시신 훼손이 심하고 차량 번호판도 타버려 사망자들의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 스파크에 타고 있던 여성 배씨는 당초 아기를 안고 있는 듯한 자세로 발견됐다. 이 때문에 엄마가 불길 속에서 아이를 끝까지 지키려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이 나돌기도 했다.
 
본지가 이날 사고 당시 화물차 전방에서 운행하고 있던 한 차량에 찍힌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봤다. 창원터널을 빠져나온 사고 화물차는 1차로를 달리다 갑자기 2차로쪽으로 휘청하며 차로를 바꿨다. 다시 1차로로 들어오면서 중앙분리대와 부딪히는 모습이 확인됐다. 화물차는 중앙분리대와 부딪히는 순간 바로 화염이 발생했고, 윤활유통들이 건너편 차선으로 날아가 다른 차량에 폭탄처럼 떨어졌다. 
 
창원터널 화재현장. 불에 탄 차량들이 뼈대만 남아 있다. 위성욱 기자

창원터널 화재현장. 불에 탄 차량들이 뼈대만 남아 있다. 위성욱 기자

창원터널 화재현장. 불에 탄 차량 주위로 불에 탄 기름 찌꺼기와 물이 범벅이 된 채 시커멓게 뒤덮여 있다. 위성욱 기자

창원터널 화재현장. 불에 탄 차량 주위로 불에 탄 기름 찌꺼기와 물이 범벅이 된 채 시커멓게 뒤덮여 있다. 위성욱 기자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찾아간 현장은 폭격 맞은 전쟁터 같았다. 소방관들이 진화를 마쳤지만 사고 현장 100여m 전방부터 무언가 불에 탔을 때 나는 독한 냄새가 진동했다.  
 
사고 현장 주변 도로는 불에 탄 기름 찌꺼기와 진화용 소방수가 범벅이 된 채 시커멓게 뒤덮여 있었다. 사고 장소에는 불에 탄 차량 10여대가 새까맣게 탄 채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일부 차량 앞 부분에는 폭발 원인으로 추정되는 드럼통이 박혀 있었고, 바닥에는 말통 들이 여기 저기 굴러다니고 있었다. 
 
1.5t 포터에 타고 있다가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강연진(47)씨는 “건너편 차선에서 발생한 화재를 목격한 뒤 불과 잠시 뒤 갑자기 불 붙은 드럼통과 말통들이 터지면서 우리 쪽 차선으로 넘어왔다. 불길이 덮친 차량 뒤쪽 차량에 있던 사람들은 급히 현장을 빠져나와 목숨을 구했는데 차량에서 미쳐 내리지 못한 사람들이 화를 입은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터널 화재사고 위치도. 이은지 기자

창원터널 화재사고 위치도. 이은지 기자

경찰은 화물차를 뒤따르던 다른 차량 운전자들로부터 “사고 직전 화물차가 중심을 잃고 지그재그로 움직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브레이크 파열 등 차량 결함, 고령 운전에 따른 사고, 안전조치 미이행 등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사고의 원인이 된 개인 화물차 운전 기사가 사망해 사고 원인이 나오더라도 법적 책임은 물을 수 없어 보인다”며 “다른 차량 피해자 등에 대해서는 보험 등으로 처리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창원=위성욱·이은지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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