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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되면 물러나라" 아버지 세대와 이별 '이재용의 삼성'

“65세 되면 물러나라” 아버지 뜻대로, 아버지 세대와 이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버지 세대와의 결별’과 ‘조직 안정’을 동시에 추구했다.
 
먼저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은 반도체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자타공인 반도체 전문가다. 권오현 부회장은 용퇴를 밝히면서 후임자를 직접 추천하겠다고 밝혔는데, 곧바로 이어진 미국 출장길에 김 사장과 동행했다. 실적과 평판, 모든 면에서 김 사장의 DS 부문장 취임은 삼성전자 내에서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진다.
 
김현석 사장은 11년 연속 글로벌 TV 1위 달성에 주도적 역할을 한 디스플레이 제품 개발의 전문가다. 젊고 스마트한 감각으로 구성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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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진 사장은 무선사업부 개발실 팀장과 실장을 맡으면서 갤럭시 신화를 주도해 왔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개발을 주도한 뒤 배터리 ‘소손(燒損)’으로 위기에 몰렸으나 갤럭시S8과 노트8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 세대와 결별했지만 ‘이별 공식’은 아버지 방식을 따랐다. 이건희 회장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은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말로 유명하지만 당시 독일 현지에 모인 사장단에게 이 회장은 임원 연한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나이가 들면 판단력이 쇠퇴함을 언급하면서 “65세가 넘으면 젊은 경영자에게 넘겨야지 실무를 맡아선 안 된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은 ‘이건희 어록’에 수록돼 삼성 내부에 전해져 내려온다. 현재 삼성 내에서 암묵적 가이드라인이 된 ‘부회장 65세’가 여기에서 비롯됐다. 이달 초 용퇴를 선언한 권오현 부회장이 올해 65세다.
 
세대교체 분위기는 권오현 부회장이 물러나겠다고 선언했을 때부터 기정사실화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분기 매출 14조5000억원 가운데 10조 이상을 책임질 정도로 반도체 매출이 압도적으로 좋은데, 반도체를 담당한 권 부회장이 퇴진을 선언한 것은 다른 부문 대표들에게 강렬한 메시지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인사안을 발표하면서 3인 CEO 체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2012년 말까지 ‘담당’이었던 CE(소비자가전)와 IM(IT·모바일) 수장은 2013년 1월부터 ‘부문장’으로 격상돼 DS와 함께 각각의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운영됐다. 삼성전자 측은 “3개 부문 유지는 부문 통합이나 분할처럼 급속한 조직 개편이 없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간 삼성 안팎에서는 사물인터넷(IoT)의 확산으로 IM과 DS 간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데 정작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두 부문이 마치 다른 회사처럼 운영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부문 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3개 부문 유지로 못 박으면서 논란은 가라앉게 됐다.
 
부회장 승진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아버지 세대를 책임졌던 부회장들이 물러나거나 용퇴를 선언하면서 삼성전자에 부회장 직함을 쓰는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만 남았다. 이건희 회장이 장기간 와병 중인 상황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 체제가 강화된 셈이다.
 
부문별 CEO가 확정되면서 후속 인사 역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세대교체 폭이 커진 데다 지난 2년 동안 사장단 인사가 없었다는 점에서 후속 인사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사장단의 거취도 주목된다. 현재 삼성전자 사장급 인사 가운데 60대로는 윤주화(64) 삼성사회봉사단장, 장원기(62) 중국전략협력실장 등이 있다.
 
삼성 관계자는 “회사별로 이사회가 중심이 돼 인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 내,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한 뒤 조직 개편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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