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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대결…인간, 인공지능(AI)을 이기다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가 ‘인간 V 인공지능(AI)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임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가 ‘인간 V 인공지능(AI)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임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상대방의 초반 러시에 본진 방어→바로 질럿 러시→상대 진지 초토화’.
 
스타크래프트로 인공지능과 맞선 ‘인간 1위’ 송병구(29·삼성전자 칸)씨가 현란한 컨트롤을 뽐냈다. 인공지능 로봇이 경기 시작 5분 만에 그의 공격에 밀렸다. 게임 흐름을 살펴보던 중계진은 “GG”(‘게임 끝’을 뜻하는 게임 용어)를 외쳤다. 관중들은 ‘인간의 승리’를 기뻐하며 함성을 외쳤다.
 
31일 한국에선 처음으로 열린 인간과 AI의 스타 경기인 ‘인간 vs 인공지능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 대결’. 인기 프로게이머 송병구씨와 다수 최첨단 인공지능(AI)이 출전해 경기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던 이날 행사에는 일반인 300여 명, 취재진 50여 명이 세종대 학생회관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가 게임에 임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가 게임에 임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날 관심사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스타 실력을 겨루면 어느 쪽이 이길지’ 여부였다. 행사에는 송병구 외에도 일반 게이머인 이승현(세종대 에너지자원공학과)씨, 최철순(세종대 디지털콘텐츠학과)씨가 참가했다. 
 
AI에선 올해 CIG(AI 스타크래프트 대회) 1위를 기록한 호주의 ZZZKBOT, 노르웨이의 TSCMOO(2위), 세종대 컴퓨터공학과에서 자체 개발한 MJ봇(3위), 미국 페이스북이 개발한 체리파이(4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행사를 기획한 김경중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경기에 앞서 “현재 AI는 극복해야 할 변수가 많아 인간을 상대로 이기기 어렵다. 스타는 정찰, 빌드(건물 짓기), 전투, (영토) 확장, (병력) 생산 등 다양한 목적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순간적으로 어떤 의사 결정을 내릴지 버거워할 것”이라며 인간의 승리 가능성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세종사이버대 졸업생이기도 한 송병구도 “참가했던 어떤 대회보다 긴장되고 떨린다. 이런 부분이 제가 AI에게 불리한 점이라고 생각한다”며 경기 전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AI와의 대결..일반인은 1승5패, 송병구는 4전 전승
 
첫 대결은 일반 게이머인 이씨(종족 프로토스)와 MJ봇(테란). AI는 첫 경기부터 인간(이씨)을 압도했다. 마치 인간 프로게이머처럼 마린, 메딕, 탱크를 조합시켜 이씨의 앞마당 진지를 초토화시켰다. 인간과 로봇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 관중 300명이 푹 빠져들기 시작했다.
 
경기를 진행하는 게임 중계진. 조진형 기자

경기를 진행하는 게임 중계진. 조진형 기자

 
이씨는 첫 경기에 접전 끝 승리를 거뒀지만, 2, 3차전에서 ZZZKBOT, TSCMOO에 연이어 패배했다. 특히, ZZZKBOT은 경기 시작 단 5분 만에 ‘초반 러시’를 감행해 이씨를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열린 두번째 매치에서는 최씨(종족 프로토스)가 AI에 3연패의 굴욕을 맛봤다. 이로써 일반 게이머 두 명이 AI와 벌인 총 6차례의 대결은 AI의 승리(5승1패)로 끝났다.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가 31일 서울 세종대 학생회관에서 열린 ‘인간 V 인공지능(AI)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임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가 31일 서울 세종대 학생회관에서 열린 ‘인간 V 인공지능(AI)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임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그 다음 경기는 초미의 관심사였던 송병구와 AI의 대결. 주 종족인 프로토스를 내세운 그는 ‘컨트롤’을 내세워 각 경기 초반부터 AI를 압도했다. 
 
MJ봇과의 첫 경기에서는 질럿과 드라군, 리버를 동원해 상대 탱크를 파괴하였고, ZZZKBOT, TSCMOO와의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질럿을 생산해 상대 저글링을 잡아냈다. 
 
체리파이와의 경기에서는 상대의 초반 저글링 공격을 막아내 승리 흐름을 잡은 뒤, 공중 공격이 가능한 스카우트까지 생산하는 여유를 보였다. 관객석에선 “역시 송병구” “송병구 화이팅”등의 열띤 환호가 쏟아졌다.
 
◇송병구, “AI, 인간과 연습 경기 더 펼쳐봐야”
 
이날 4전승을 거둔 송병구는 상장과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그는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AI가 나름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펼쳤지만 (움직임 등) 컨트롤에서 부족한 점이 느껴졌다. 인간으로 치면 AI는 ‘중수’ 정도의 실력을 갖춘 것 같다”며 “앞으로 인간과 스타 연습 게임을 많이 해본다면 AI가 학습력이 커지고 실력도 향상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가 경기 뒤 팬들에게 싸인을 해 주고 있다. 김상선 기자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가 경기 뒤 팬들에게 싸인을 해 주고 있다. 김상선 기자

 
행사를 기획한 김경중 교수는 “AI가 딱 예상 가능한 수준의 경기력을 오늘 보였다. 앞으로 인간과의 연습 경기를 통해 경기력을 키워나갈 것”이라며 훗날의 ‘리매치’를 예고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직장인 남모(35)씨는 “AI가 사람과 흡사한 움직임을 선보인 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력과 판단력이 떨어져 아쉬웠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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