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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로 커진 인도 스마트폰 시장, 중국이 빠르게 잠식

인도가 스마트폰 사업자에게 기회의 땅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30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카낼리스 등 시장조사기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3분기 인도 스마트폰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해 처음으로 미국 판매량을 앞질러 세계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7~9월 인도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410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성장했다고 추산했다. 카낼리스는 23%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인도는 지난 3년 간 “향후 가장 빠르게 성장할 스마트폰 시장”으로 불려왔다. 여기에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 이후 제자리걸음을 보이며 인도 시장에 대한 기대는 더 커졌다. 애플과 비보·오포 등 글로벌 스마트폰 회사들이 앞다퉈 인도 현지에 스마트폰 공장을 세웠다.
 
한때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멈칫할 때마다 “아직 인도의 경제 수준이 그 정도는 아니다”라는 비관의 목소리가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인도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3000만대 남짓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70만대)보다 오히려 줄어들기까지 했다.
 
3분기엔 완전히 분위기가 뒤집혔다. 전체 휴대전화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 분기 사이 4% 포인트 늘어나 49%까지 껑충 뛴 것으로 SA는 추측한다. 10월 중순 열리는 힌두교의 축제 ‘디왈리’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강경수 연구원은 “디왈리 축제를 앞두고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이 증가하면서 시장이 급격히 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시장을 누가 잡느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국 업체의 석권이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올해 중국 업체들은 그야말로 질주하고 있다. 인도에 오래 공을 들여온 삼성전자는 2012년 이후 지금까지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긴 하다. 그런데 아슬아슬하다. SA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25.8%, 2위 샤오미는 25.5%로 거의 차이가 없다. 3위인 비보(10.2%)와 4위인 오포(8.9), 5위인 레노보-모토로라 모두 중국 기업이다. 상위 5대 업체가 시장의 77%를 장악하고 있는데, 그 중 넷이 중국 업체인 것이다. 속도는 더 아찔하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이들 중국 업체의 위상은 별볼일 없었다. 당시 샤오미(6.8%)와 비보(2.2%), 오포(2.4)의 점유율을 다 더한다해도 10%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1년 사이 이들 세 기업의 점유율 합은 44.6%에 달한다. 4.5배에 가깝게 성장한 것이다.
 
이렇게 빠른 성장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전문가들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제패한 이들 업체가 똑같은 방식으로 인도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인도 시장은 여러모로 중국과 비슷하다. 일단 땅이 넓고 인구가 많다. 도시화도 다 진행되지 않았다. 이동통신망이나 인터넷 보급이 완벽하지도 않다. 무엇보다 150~230 달러(약 17만~26만원)대 중저가 제품이 주력이다. 스마트폰 전문가 최형욱 칼럼니스트는 “샤오미와 비보·오포 등은 이런 제약을 딛고 중국 시장을 확장했던 경험을 고스란히 인도에 적용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샤오미는 온라인 중심의 판매망을, 비보·오포는 중국처럼 2선 도시 중심의 오프라인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성비로 유명한 샤오미는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탄탄한 팬층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3분기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3위를 샤오미의 제품인 홍미노트4, 홍미4, 홍미4A가 차례로 휩쓸었을 정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J2는 4위, 오포의 A37은 5위를 차지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난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서도 비슷한 신세가 될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프리미엄과 중저가 제품군을 동시에 키우는 ‘투트랙’ 전략을 버릴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프리미엄 제품군에 집중해 규모 대신 수익률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끝까지 버텨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다고 해도 얻을 것이 많지 않다”며 “미국과 유럽의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되, 이들 개발도상국에선 브랜드를 유지하는 정도로 시장을 관리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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