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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만 12개였는데 통과···조국은 왜 홍종학 안 걸렀나

홍종학 인사검증 미스터리…靑 검증 직접 해당 질문 10여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왜 미리 걸러지지 않았을까.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의 마지막 빈 자리용으로 지명됐던 홍 후보자를 향한 야권 공격의 핵심은 ‘내로남불’이다. 19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과도한 부(富)의 대물림’을 비판했지만 정작 그런 활동을 활발하게 하던 시기에 홍 후보자 본인과 그의 배우자, 딸은 장모에게서 아파트와 상가 건물을 상속받아 30억원가량의 재산을 불렸다.
 
특히 2014년 11월 “대(代)를 건너뛴 상속ㆍ증여에 대해 세금을 더 매겨야 한다”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 발의에 참여했을 당시 정작 초등학생이던 자신의 딸(현재 중학생)에게는 장모의 재산이 부인을 건너뛰어 증여됐다. 그래서 세금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증여”라는 비판이 나왔고, 이 과정에서 딸이 증여세를 내기 위해 어머니(홍 후보자의 부인)에게 2억2000만원을 빌리면서 ‘금전소비대차계약’이라는 차용계약을 맺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5일 청문회 준비를 위해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5일 청문회 준비를 위해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홍 후보자 가족의 재산 문제를 청와대가 인사검증 과정에서 미리 알 수는 없었을까. 박근혜 청와대에서 인사검증 업무를 총괄하는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지난 6월 공개한 A4용지 16장 분량의 청와대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사전 질문서’에 따르면 검증 질문 200개 중 재산형성과 세금에 관한 질문만 66개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홍 후보자의 논란과 직접 관련된 질문만 12개다.
 
▶거주목적 외 부동산(주택, 상가, 오피스텔, 대지)을 보유한 경력이 있습니까?
▶거주목적 외 부동산(주택, 상가, 오피스텔, 대지)을 현재 보유하고 있습니까?
▶미성년 혹은 무소득 자녀 명의의 부동산이 있습니까?
▶가족(친척 포함) 간 채권 및 채무관계(총 2000만원 이내는 제외)가 있습니까?
▶현재 임대(월세)하고 있는 부동산이 있습니까?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셨습니까?
▶세무관서에 임대소득은 성실하게 신고 하셨습니까?
▶임대부동산의 세입자 중 유흥업소 등 사회적 논란이 있는 업종이 있었습니까?
▶상속ㆍ증여하거나 상속ㆍ증여받은 재산이 있습니까?
▶상속ㆍ증여와 관련한 세금은 모두 납부 하셨습니까?
▶소득이 있는 배우자, 직계존비속을 연말 소득공제시 인적공제 대상에 포함시킨 적이 있습니까?
▶본인(배우자) 또는 자녀가 소득이 있으면서도 국민연금,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피부양자로 등재한 적이 있습니까?
 
이 중에서도 특히 ‘미성년 혹은 무소득 자녀 명의의 부동산이 있습니까’와 ‘가족 간 채권 및 채무관계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홍 후보자가 제대로 답했다면 청와대가 논란의 실마리를 잡아채는 일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30일 기자들과 만나 “관련된 검증이 부실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도 “재산 검증은 기록에 있는 것이니까 (청와대가) 봤다고 봐야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세 의혹이 아니라 절세 여부에 대한 것이라는 점을 홍 후보자가 정리해야할 것 같다”며 “절세와 탈세의 경계선에 대한 해석”이라고 했다.
 
더군다나 논란의 시발점이 된 8억6000만원이 넘는 홍 후보자 딸의 상가 건물 지분 보유 사실은 홍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제출한 재산공개 내역에 포함돼 있다. 수많은 전문 인력을 보유한 청와대 인사검증팀이 공개된 자료에서 대번에 찾을 수 있는 내용을 모르고 지나치는 게 오히려 더 어렵다. 설사 문재인 청와대에서 인사검증에 관한 항목이 바뀌었더라도 인사검증이 상당히 헐거워지지 않고서는 이런 내용을 미리 포착하지 못하는 게 쉽지 않다.
 
청와대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몰랐다”고 말하고 있지 않다. 인사검증 과정을 잘 아는 한 청와대 인사는 “지금까지 언론에서 논란이 된 내용은 청와대 검증 과정에서 다 알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난 8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난 8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의문은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주식 대박’ 논란으로 지난달 1일 자진 사퇴했을 때도 벌어졌다. 청와대 인사검증 질문서에는 ‘직무 관련 정보로 주식을 매입한 경험이 있습니까’ ‘비상장 주식 혹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까’ ‘신용거래를 통해 주식을 매매한 경험이 있었습니까’와 같은 주식 관련 질문이 10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청와대가 홍 후보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건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았다는 판단을 청와대가 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23일 청와대는 홍 후보자의 인선을 발표하기 전까지 이미 낙마한 박성진 전 후보자를 포함해 47명 정도를 장관 후보자로 검증했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주식 백지신탁 문제로 장관직을 고사했고, 결국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홍 후보자를 최종 낙점했다. 뒤집어 생각하면 “같이 의원을 했던 동료였으니까 야당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덜 심하게 다루지 않겠느냐”는 심리가 작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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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홍 후보자가 ‘캠코더(캠프ㆍ코드ㆍ더불어민주당)’ 인사여서 인사검증 자체가 요식행위 수준에 그쳤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미 사람이 정해졌기 때문에 인사검증 실무진이 홍 후보자의 발탁에 대해 “노(no)”라고 말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주장이다.
 
인사검증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조국 민정수석은 2011년 3월 발족된 시민정치행동 ‘내가 꿈꾸는 나라’에서 당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서 당시 경원대(현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였던 홍 후보자와 함께 준비위원으로 활동한 인연도 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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