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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로 月 300만원씩 이자···윤송이 부친 살해 동기는

 
 
지난 26일 전북 임실에서 긴급체포돼 경기 양평경찰서로 압송된 피의자. [연합뉴스]

지난 26일 전북 임실에서 긴급체포돼 경기 양평경찰서로 압송된 피의자. [연합뉴스]

김택진(50) 엔씨소프트 대표의 장인이자 윤송이(42·여) 사장의 부친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허모(41)씨가 범행동기 등에 대해 좀처럼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허씨는 29일 오후 4시 구속됐다. 수사에 비협조적인 허씨가 앞으로의 조사과정서 심경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전날(28일)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 허씨를 면담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여주경찰서 통합유치장 생활 등 일상적인 내용과 관련한 질문에만 간단하게 답할 뿐이었다.  
 
허씨의 행적을 보충하기 위한 휴대전화 사용내역 분석 등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범행 당일인 지난 25일의 사용 내역이 없기 때문이다. 허씨의 현대 i30 차량에 장착돼 있던 블랙박스에는 지난 19일 오후 5시7분쯤 촬영된 2초짜리 영상 이후 저장된 내용이 없었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허씨 차량. [사진 전북지방경찰청]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허씨 차량. [사진 전북지방경찰청]

 
허씨는 부동산 투자과정서 진 것으로 보이는 사채 8000만원 등으로 인해 가출, 지난 22일 가족들이 112 신고를 했다. 가출 이후 검거 전까지 상당한 시간의 동선이 묘연한 상황이다.
 
다만, 경찰은 범행 당일 오후 5시10분쯤 보다 앞선 오후 3·4시쯤 두 차례나 허씨가 윤씨 전원주택이 있는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현장으로 진입했던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또 사채로 매월 200만~300만원의 이자에 시달렸다는 취지의 진술도 얻었다.
 
경찰은 부동산 투자 외에 수백만 원하는 고가의 ‘리니지’ 온라인 게임 아이템 거래를 위해 빚을 졌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리니지 게임 제작사가 바로 엔씨소프트다. 한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허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300만원 상당의 리니지 아이템을 거래한 정황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사이트 내 허씨 추정 인물의 휴대전화 번호(010-XXXX-XX07)와 피의자 허씨 번호가 일치한다고 한다. 원작 만화영화를 기반으로 제작한 일본 반다이사의 한 게임 관련 게시판에는 지난 6월 게임아이템 사기 문제를 제기한 네티즌들의 글이 올라와 있는데 대상자 이름이 허씨와 같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빚을 지게 된 원인 중 하나로 게임과 관련한 내용을 수사중”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리니지 게임의 경우 일부 사용자들에게 중독성이 문제된 바 있는데, 허씨가 엔씨소프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윤씨를 범행대상으로 삼았을 것이라는 추정은 현재로서는 지나친 비약이라는 것이다.
 
허씨는 서울 강남에서 부동산컨설팅 업체 팀장으로 일하다 지난 3월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마땅한 직업이 없었다고 한다. 경찰은 허씨의 금융 거래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 부동산 투자, 게임 아이템 거래 등을 위해 사채를 쓴 게 맞는지 또 다른 개인 채무는 없는 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금품을 노린 계획적인 강도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씨는 여전히 범행동기에 대해 ‘입’ 다물고 있다. 범행 대상으로 잘 알지도 못하는 윤씨를 선정한 경위 역시 현재까지 오리무중이다. 허씨는 범행에 대해 “단순 주차 시비에 우발적으로 사건이 발생했다”고 시인한 정도다. 
 
그는 범행도구로 “회칼을 사용했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회칼을 어디에 숨겼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결정적 증거가 될 범행도구를 찾고 있다. 허씨 차량 안에서 나온 혈흔에서는 숨진 윤씨의 DNA가 검출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윤씨 부검 결과, 날카로운 흉기로 인한 경동맥 손상 등 다발성 자창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약물검사 등이 포함된 종합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허씨가 경찰조사에 비협조적이라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계좌 거래내역은 물론 온라인 게임과 관련한 접속 기록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택에서 4.2㎞ 떨어진 모텔 인근에서 발견된 숨진 윤씨의 차. 최모란 기자

자택에서 4.2㎞ 떨어진 모텔 인근에서 발견된 숨진 윤씨의 차. 최모란 기자

 
허씨는 29일 구속돼 앞으로 조사 과정서 심경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 허씨는 이날 오후 2시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인정, 2시간만에 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허씨는 지난 25일 오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윤씨의 전원주택 앞에서 윤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평=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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