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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조차 ‘네버’라곤 못한다 … 리더는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 필요

[BUSINESS] 리타 맥그레이스 교수의 난세를 이겨내는 경영전략
맥그레이스 교수는 ’리더는 어떤 불확실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컬럼비아대]

맥그레이스 교수는 ’리더는 어떤 불확실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컬럼비아대]

불확실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에게는 고민해야 할 변수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전략경영 전문가인 리타 맥그레이스 미국 컬럼비아대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가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이유다. 뉴욕 맨해튼 캠퍼스 연구실에서 만난 맥그레이스 교수는 “리더는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계획을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때문에 모든 일자리가 사라져 기본소득만 받는 세상이 올 수도 있지만 기존에 인간이 독점하던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내려가 시장이 확대되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의 서바이벌 전략은
“복잡계에서 배우는 교훈을 보면, 하나의 변화는 또 다른 연관 시스템에 압박을 가한다. 그래서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이상기후가 잦다. 허리케인이 오는 지역에 공장이 있다면, 또 다른 공장은 다른 곳에 짓는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중복이 필요하다. 이를 잘 실행하고 있는 기업이 누코어스틸이다.”
 
전략경영 전문가로서 미국과 북한 간 전쟁 가능성은.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네버(never)’라는 말은 할 수 없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잘못된 방식으로 압박하고 있다. 북한 지도자가 품위있게 굽힐 수 있는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핵전쟁의 위험에 대해 인정하지 않지만 가능성이 없지 않다. 적어도 우리는 정신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 사이에는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시장 비관론이 일고 있다.
“역사를 보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할 때 정권이 가장 취약했다. 중국 정부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약속했고, 실제로 더 좋아졌지만, 기대한 것보다 점점 더 좋아지는 속도가 느려진다. 게다가 임금이 올라가면서 제조업체들이 다른 나라들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런 문제에 직면한 시진핑 국가 주석은 사람들의 주의를 돌릴 방안을 준비해야 했다. 그럴 때 공공의 적을 만드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중국은 아주 강한 나라다. 많은 피해를 보지 않고도 꽤 공격적일 수 있다.”
 
삼성은 최고 경영진의 부재를 비롯해 예측할 수 없는 문제에 휩쓸린 상황이다.
“삼성은 아주 강한 역량을 갖춘 회사다. 하이엔드 전자제품과 기기들을 모두 다룬다. 여러 분야로 회사를 분할하는 시나리오도 하나의 가능성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또 경영은 이재용 부회장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능력 있는 최고경영진이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감탄하는 혁신 능력을 유지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감을 갖고 있다.
“미국은 세계 무역으로 인해 악영향을 받은 이들을 제대로 돕지 못했다. 그들의 사회적 적응에 투자를 하지 않았다. 무역협정으로 모두가 원하는 것을 갖지는 못한다.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최선인 쪽으로 합의하는 것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미국인들의 평균적인 수입과 임금이 올랐다는 증거가 있다. 그래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이들이 분명 생기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공장에서 한 시간에 50달러를 받고 일하는데, 그 일이 해외로 옮겨졌다 치자 찾을 수 있는 일자리는 시간당 10달러짜리 최저임금을 받는 일 뿐이다. 그럼 당신은 굉장히 부당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사람들을 자극하고 있다.”
대안은 무엇인가.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덴마크가 그런 면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훈련 프로그램, 실업 수당 등으로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실업자들을 잘 보조한다. 공장 하나가 문을 닫으면 그 주변의 모든 이들이 고통받는다. 도요타가 처음 공장을 지을 당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는 섬유업계가 해외로 빠져나가 충격에 빠진 상태였다. 많은 이들이 도요타 덕분에 자동차 제조 관련 기술을 새로 훈련받으면서 지역의 생기가 되살아났다. 조바니 요거트가 뉴욕 주에서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도 좋은 예이다. 거의 죽은 지역으로 남겨진 업스테이트 뉴욕에 자리를 잡고, 적절한 임금을 주고 공동체를 서포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미국 기업인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제약업체 머크의 CEO인 케네스 프레지어처럼 인종차별주의자들을 비난하지 않는 트럼프의 태도를 용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경영자는 직원들의 사기, 고객 반응, 브랜드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회사가 네오나치와 관련되어 있다고 하면 결코 좋지 않다. CEO들은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피하지만, 이번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예측하기 힘든 지도자를 만났을 때 CEO는 어떤 준비를 해야하나.
“최근 프로미식축구(NFL)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무릎을 꿇은 것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내 생각에는 꽤 정중한 저항 방식이었는데 트럼프는 그들이 국기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많은 미식축구팀 오너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이번에는 선수들을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최악의 사태가 벌어져도 리더들은 팀과 함께한다는 결의를 보여준 것이다. 전략적인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라면, 대통령이 선을 넘었다고 판단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미리 결정해야 한다.”

리타 맥그레이스 1993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기업이 어떤 전략을 펼쳐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연구하는 분야의 대가로 꼽힌다. 저서로 『마케팅을 혁신하는 5가지 원칙』 『Dicovery-Driven Growth』 등이 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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