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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HOT영상] 검사 자괴감 들게 한 총장퇴임 기념 책

30년 긴 세월 동안 오로지 원칙과 정도에 따라 올곧은 검사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오면서도 우리 사회의 그늘에 놓인 약자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던 휴머니스트. 유능하면서 청렴하면서도 정의로우면서도 겸허한 검찰로 거듭나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한 멋진 리더."
 
갖은 미사여구로 꾸민 이 문장의 출처는 어디일까. ‘검사들에게 자괴감을 느끼게 한다’는 ‘이것’은 바로 검찰총장 퇴임 기념 책자인 ‘업적집’이다. 27일 대검찰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검사 출신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제를 제기했다.
 
업적집은 검찰총장의 주요 행적과 실적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대검찰청 예산으로 만들어진다. 50권 정도 만드는데 권당 40만~50만원가량 든다고 한다. 역대 검찰총장들이 퇴임할 때마다 책자를 만들어 전달하는 게 관례처럼 굳어졌다.
 
 
금 의원이 꺼내 든 업적집의 주인공은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다. 한 전 총장은 2012년 사상 초유의 검란(檢亂) 사태로 불명예 퇴진했다. 정부가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등 검찰개혁안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검사들의 집단 반발에 부딪혀 자진 사퇴했다. 한 전 총장에게 반기를 들었던 검사들이 그를 '멋진 리더'라고 추켜세우는 업적집을 선물한 셈이다.

 
최근에 이 책자를 받지 못한 사람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뿐이다. 금 의원은 “제가 이걸 13년 전에 직접 만들어봐서 안다”며 “이거 만드는 검사는 아주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무일 총장께서 만들지 않아야 앞으로 오시는 총장들도 안 만든다”는 금 의원의 요구에 문 총장은 “유념하겠다”며 웃음을 보였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영상편집 왕준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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