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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평가] 건국대 ‘F학점’ 탈출 땐 장학금, 서강대 취업 전략 컨설팅

인문·사회 계열평가
 
지난 20일 건국대에서 남영옥 교수학습지원센터장이 한 학생에게 학습법을 상담하고 있다. 이 대학은 학사경고를 받은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서 학생의 성적이 오르면 장학금을 준다. [사진 건국대]

지난 20일 건국대에서 남영옥 교수학습지원센터장이 한 학생에게 학습법을 상담하고 있다. 이 대학은 학사경고를 받은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서 학생의 성적이 오르면 장학금을 준다. [사진 건국대]

평균 평점 1.8점으로 학사경고를 받은 경험이 있는 건국대 학생 금대섭(25, 4학년)씨는 1년여 전인 지난해 3월 학교에서 보내온 휴대전화 문자를 보고 놀랐다. "성적이 오르면 장학금을 주겠다"는 문자였다. 

 
건국대는 학사경고를 받은 학생의 성적이 오르면 최대 100만원의 장학금을 주는 제도를 2015년 도입했다. 학습 센터에서 중간고사 대비 계획 짜는 법, 심리 검사를 통한 맞춤형 공부 방법 등도 알려준다. 이른바 '학포자'(학업 포기자)를 막기 위한 제도다. 금씨는 "준비하던 시험에 낙방해 자신감이 약해졌던 때였는데 대학에서 나에 대해 신경을 써준다는 사실에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후배를 돕는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2017 중앙일보 대학평가' 인문계열 평가에서 건국대(서울)는 5위에 올랐다. 금씨 사례에서 보듯 대학이 학생들의 학업을 지도해준 덕분에 학생들이 포기하는 비율(중도포기율)이 2.2%로 매우 낮았다. 반면에 인문계 학생의 취업률, 교수 연구 성과 등은 높았다. 
 
이번 인문계열 평가 대상은 50개 대학, 사회계열 평가 대상은 57개 대학이다. 인문 또는 사회계열 학생 수가 너무 적거나 대학 내에서 비중이 작은 대학은 평가에서 제외했다.
 
용어사전 > 2017 중앙일보 대학평가
1994년 시작된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올해로 24회째를 맞는다.
4년제대를 대상으로 대학의 종합적 경쟁력을 평가하는 ‘종합평가’, 각 계열별로 대학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계열평가’, 세부 학과별로 우수 대학을 선정하는 ‘학과평가’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학과평가는 종합 및 계열평가보다 앞서 지난 9월 7일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종합평가는 인문ㆍ사회ㆍ공학ㆍ자연ㆍ의학ㆍ예체능 중 4개 계열 이상을 갖춘 4년제대 61곳이 대상이다. 이공계 특성화대학인 KAIST, 포스텍 등은 종합평가에선 제외된다. 계열평가는 인문ㆍ사회ㆍ공학ㆍ자연과학의 4개 계열별로 평가 순위를 매긴다.
종합평가는 교수 연구 성과와 교육 여건, 학생 교육 등 33개 지표, 3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계열평가는 계열 특성에 따라 평가 지표나 배점이 다르다.
인문계열과 사회계열 1위는 서울대가 차지했다. 장학금이나 교육투자 등 학생 교육 여건이 월등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취업률도 높았지만, 특히 취업의 질을 엿볼 수 있는 '유지취업률'(취업 후 6개월간 취업 상태를 유지하는 비율)은 인문계열 95%, 사회계열 94%로 높았다(인문·사회계열 모두 1위).

 
교수 연구 성과도 뛰어났다. 사회계열의 경우 교수들이 정부나 기업에서 받는 연구비가 총 315억, 교원 1인당 8200여 만원으로 가장 많았다(교원당 교외연구비 1위). 교수들이 쓴 책도 다른 학자들에게 여러 번 인용됐다(저역서당 피인용 1위).
 
인문·사회계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대학들은 취업난을 돌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강대는 취업률 68.7%로 인문계열 3위였다. 이 대학은 10여년 전 부터 학내에 교육학·상담 전문가 등으로 꾸린 취업지원팀을 운영했다. 학생 전공에 따라 알맞은 취업처를 소개하고 인턴십 기회를 찾아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문계열 학생에겐 외국계 기업을 소개해주고 입사 전략과 직무 특강, 영문 이력서 준비도 도와준다. 유희석 서강대 취업지원팀장은 "인문계에선 학업을 계속 하거나 고시를 보려는 학생이 많아 상대적으로 취업 정보가 적고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율도 저조하다. 인문계 학생들이 관심있을 만한 취업 정보를 연구해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서강대 국제인문학부 학생들이 지난해 6월 현장체험형 취업역량강화캠프에 참여해 모의 영어 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 서강대]

서강대 국제인문학부 학생들이 지난해 6월 현장체험형 취업역량강화캠프에 참여해 모의 영어 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 서강대]

인문계열에서 3위, 사회계열에서 2위를 한 한양대(서울)는 현장실습을 통해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주는 데 주력했다(현장실습 참여비율 인문 3위, 사회 6위). 교수들이 지속적으로 상담하며 학생이 원하는 실습처를 연결해준다. 이 대학은 취업 6개월 후에도 같은 직장을 유지하는 학생들이 많았다(유지취업률 인문 4위, 사회 3위). 한양대는 또한 올해 기업가·정치인·공무원 등 현직종사자로 구성된 학과별 산업자문위원단을 구성했다. 자문단은 매해 2회씩 만나서 현장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제안하고 취업 멘토링 등에 참여한다.  
인하대는 인문계열 9위를 기록했다. 특히 교수들의 연구 성과가 좋았다(국내논문당 피인용 3위). 이 대학은 1년에 한번씩 교수들에게 주던 연구비를 인문사회계열에선 2015년부터 연 2회로 늘렸다. 인문계열에서는 국내논문과 저역서, 사회계열에서는 국제논문이 다른 학자들에게 많이 인용됐다. 강지수 인하대 문과대학장은 “교내 연구비가 늘어 우리 대학 교수들이 안정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다. 그만큼 연구력을 축적해 외부 대형 과제를 수주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2017 중앙일보 대학평가
우수 대학들은 외국인 학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희대에는 3368명의 유학생이 있다.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이 학교는 재학생과 외국인 학생을 그룹으로 묶는 '도우미 지원제도'를 운영한다. 외국인 학생이 국내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을 돕고 면접 연습도 시켜준다. 매년 30여 개국 500여 명의 학생과 세계적 석학, 국제기구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연다. 올해는 유명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이 참석했다. 
 지난 7월 경희대에서 열린 ‘국제 여름 프로그램 2017’에 참가한 학생들.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한 이 프로그램은 매년 30여 개국 500여 명의 대학생과 세계적 석학, 국제기구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사진 경희대]

지난 7월 경희대에서 열린 ‘국제 여름 프로그램 2017’에 참가한 학생들.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한 이 프로그램은 매년 30여 개국 500여 명의 대학생과 세계적 석학, 국제기구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사진 경희대]

고려대(서울)에는 112개국에서 2600여 명의 외국인 학생이 다니고 있다. 2012년 초반 이후로 해외 명문 고교를 찾아 입시설명회를 연 덕분에 다양한 국가에서 고려대를 찾고 있다. 한국 대학으로 유학을 잘 오지 않던 남미· 러시아까지 가서 교환학생들을 유치하기도 했다. 김선혁 고려대 국제처장은 “다양성이 확보될수록 좋은 수업, 좋은 연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평가팀=남윤서(팀장)·조한대·백민경·전민희·이태윤 기자, 김정아·남지혜·이유진 연구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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