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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8700km 비행···탱크도 나르는 수송기 'A400M'

[J가 타봤습니다] 여성 인턴기자의 군용 수송기 탑승기, 탱크도 나르는 A400M  
 
 
‘서울 국제항공방산전시회(ADEX) 2017’ 행사가 열리는 성남 서울공항을 찾아 군용 수송기를 타봤다. 그동안 군용 수송기를 타본 장병들은 기름냄새가 가득하고 얘기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소음도 컸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번에 탑승했던 수송기는 달랐다. 어둡고 퀴퀴한 수송기 인식을 지우기에 충분했다. 중앙일보 여성 인턴기자의 A400M 탑승기를 영상으로 담았다.(*영상은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18일 A400M 시범비행에 참가한 전민경 인턴기자가 탑승에 앞서 항공기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영상은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박용한 연구위원]

18일 A400M 시범비행에 참가한 전민경 인턴기자가 탑승에 앞서 항공기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영상은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박용한 연구위원]

 
에어버스가 다목적 수송기로 개발한 A400M은 지난 2009년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13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8개 국가에 174대를 수출했고 독일군이 53대를 구매해 가장 많이 운용한다.
 
A400M은 ▶폭 42m ▶길이 45m ▶최대 이륙중량 141t이다. 항공기 내부 공간도 커 대형 화물은 물론, 37톤까지 실을 수 있다. 치누크(CH-47) 대형 헬리콥터를 비롯한 장갑차와 자주포 그리고 구조선 등 다양한 군수물자 수송도 가능하다. 수송기 뒷면에 위치한 화물 적재문(Ramp door)으로 화물을 싣고 장병이 탑승한다. 이날도 취재진을 비롯한 탑승객 18명은 램프 도어를 통해 올랐다.
 
프랑스 군이 A400M 수송기에 헬리콥터를 싣고 있다. [사진 에어버스 제공]

프랑스 군이 A400M 수송기에 헬리콥터를 싣고 있다. [사진 에어버스 제공]

 
수송기 내부에 들어서니 동체 좌우에 천으로 만들어진 의자 50개가 설치돼 있었다. 군에서는 밀리터리 시트라고 부른다. 간이식으로 보이지만 앉았을 때 불편하지 않았다. 한국 공군이 보유한 C-130 수송기나 치누크 헬기에 장치된 의자보다 훨씬 편했다. 머리 받침대도 있었다. 장거리 작전 때 피로감을 덜기 위한 목적이다.

 
수송기는 더 많은 좌석도 추가할 수 있다. 동체 내부의 중앙 통로에 기둥을 세우고 천을 엮어 밀리터리 시트를 늘리면 된다. 에어버스 관계자는 “완전 무장한 낙하산 부대원을 최대 116명까지 태울 수 있다”고 했다. 항공기 바닥에는 물자를 실어 고정하는 파레트 장비가 있는데 여기에는 일반 여객기 좌석도 설치 가능하다. 화물 적재 뿐 아니라 공중급유기로 개조도 가능하다. 수송과 공중급유의 이중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18일 A400M 수송기가 계류장에서 출발해 활주로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박용한 연구위원]

18일 A400M 수송기가 계류장에서 출발해 활주로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박용한 연구위원]

 
수송기는 램프 도어를 절반만 닫고 뒤로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기상통제사(Ramp Master)는 안전하게 이동하는지를 살폈다. 주기장을 출발해 활주로에 도착한 뒤에는 램프 도어를 완전히 닫고 방향을 바꿔 앞으로 이동했다. 일반 승용차가 이동 할때 느껴지는 진동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활주로 이륙 지점에 도착했는지 안전벨트 착용을 점검했다.  
 
18일 A400M 수송기가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륙해 비행하고 있다. [사진 에어버스 제공]

18일 A400M 수송기가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륙해 비행하고 있다. [사진 에어버스 제공]

  
수송기가 속도를 내면서 활주로를 달린 뒤 이륙하자마자 곧바로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불편하지 않았다. 측면 출입문에 달린 작은 창문을 통해 밖을 보지 않았다면 이륙한 사실조차 모를 정도였다. A400M 수송기는 활주로 재질이나 표면 특성에 관계없이 이착륙이 가능하다. 야전의 비포장 활주로에서도 뜨고 내릴 수 있어 작전 현장에 병력과 장비를 곧바로 투입할 수 있다.
 
18일 A400M 수송기 비행중 안전장치 없이 보행할 수 있었고 하이힐을 신고 보행하던 여성 탑승자도 있었다. 항공기 내부를 설명하는 전민경 인턴기자. 영상은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박용한 연구위원]

18일 A400M 수송기 비행중 안전장치 없이 보행할 수 있었고 하이힐을 신고 보행하던 여성 탑승자도 있었다. 항공기 내부를 설명하는 전민경 인턴기자. 영상은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박용한 연구위원]

 
A400M는 어둡지도 않았다. 기존 수송기는 비행할 때 외부에 불빛이 새나가 노출되지 않기 위해 어스름한 붉은 등을 켰는데 이 수송기는 LED 조명에 밝았다. 군용 수송기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수송기는 고도 5000m에 오르자 동체는 수평을 되찾았고 안전벨트 표시 등이 꺼졌다. 자리에서 일어나보니 진동이 거의 없어 지상에 서있는 느낌이었다. 사실 이날의 기상은 좋지 않았다. 구름이 많았고 언제라도 비가 내릴 것 같았다. 그러나 걱정과 달리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비행했다. 하이힐을 신고 걸어다닌 여성 탑승자도 있었다.
 
18일 탑승했던 A400M 수송기는 매우 조용했다. 옆자리 탑승자와 대화할때 어려움이 없었다. 비행중 다음 일정을 준비하며 회의하던 기자도 있었다. [사진 박용한 연구위원]

18일 탑승했던 A400M 수송기는 매우 조용했다. 옆자리 탑승자와 대화할때 어려움이 없었다. 비행중 다음 일정을 준비하며 회의하던 기자도 있었다. [사진 박용한 연구위원]

 
보통 군용 수송기에서는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 소음이 매우 커서다. 스펀지로 만들어진 귀마개나 헤드셋 등 보호장치로 소음을 차단한다. 그러나 이날은 보호장비가 필요없었다. 비행기는 이륙할 때 엔진과 주행 소음이 가장 심한데 A400M에서는 이륙할 때도 옆 사람과 어려움 없이 대화할 수 있었다.
 
수송기 내부를 둘러본 뒤 계단을 올라 조종석으로 갔다. 군 관계자는 조종석에서는 촬영할 수 없다며 보안규정을 강조했다. 조종석에서 바라본 하늘을 사진으로 남겨두지 못해 아쉬웠다. 조종석 아래로 회색 구름이 가득했다.  
 
18일 탑승했던 A400M 수송기 조종석 내부는 디지털 장비로 가득했다. 보안규정 때문에 비행중에는 촬영하지 못했다. [사진 에어버스 제공]

18일 탑승했던 A400M 수송기 조종석 내부는 디지털 장비로 가득했다. 보안규정 때문에 비행중에는 촬영하지 못했다. [사진 에어버스 제공]

 
일반적으로 항공기 조종석은 동그란 계기판이 가득하지만 A400M은 달랐다. 이 수송기 조종석에는 사각형의 디지털 패널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조종석의 세대 교체다. A400M 조종석은 현대적인 첨단 칵핏(cockpit) 아키텍쳐로 구성되어 있었다. HUD(Head Up Display)와 디지털 MFD(Multi Function Display)를 적용했다.
 
수송기는 자동 비행(Auto Pilot) 중이었다. 조종사 아즈럴(Azrul) 소령은 MFD를 작동해 레이더를 띄우고 오른쪽에 비행하는 항공기를 보여줬다. 조종석 정면에 달린 계기판을 가리키며 “현재 시속 240마일(445㎞), 고도 15000ft(4572㎞)로 비행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함께 있던 즐란(ZLAN) 소령은 레이더에 포착된 구름을 보여주면  “노란색이 짙으면 고밀도 구름”이라고 했다. 이날 레이더에 잡힌 구름은 대부분 짙은 노란색이었다.  
 
18일 탑승했던 A400M 수송기는 테블릿 PC에서도 비행 정보를 볼 수 있었다. 사진은 에어버스가 개발한 민항기에서 운용하는 테블릿 PC다. [사진 에어버스 제공]

18일 탑승했던 A400M 수송기는 테블릿 PC에서도 비행 정보를 볼 수 있었다. 사진은 에어버스가 개발한 민항기에서 운용하는 테블릿 PC다. [사진 에어버스 제공]

 
조종사에게 지도를 꺼내 비행 경로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도를 꺼내지 않았다. 두꺼운 가죽 가방에서 테블릿 PC를 꺼냈다. 테블릿 PC에 지도를 띄우고 비행 경로(서울-달성-포항-예천-서울)를 보여줬다. 에어버스 관계자는 “디지털 장비(Electronic Flight Bags)는 항공기 매뉴얼도 탑재해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다”며 “고장 우려가 있어 여러 개를 가방에 넣고 다닌다”고 했다. 한국 공군의 수송기 조종사는 “우리는 비행 할 때 백과사전처럼 두꺼운 매뉴얼을 꺼내 읽어본다”고 말했다.
 
어느덧 포항을 돌아 다시 서울에 도착하고 있었다. 창 밖으로 서울공항 근처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가 보였다. 고층 빌딩이 들어서면서 항공기 이착륙 안전문제가 논란이 있었던 터라 조금 긴장됐다. 그러나 걱정과 달리 거리가 꽤 멀어 보였다. 착륙해 보니 서울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탑승했던 A400M은 말레이시아 왕립 공군이 운용하는 수송기다. ‘서울 ADEX 2017’ 참가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18일 A400M 수송기가 성남 서울공항으로 착륙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군 장병이 창 밖에 보이는 롯데월드타워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 박용한 연구위원]

18일 A400M 수송기가 성남 서울공항으로 착륙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군 장병이 창 밖에 보이는 롯데월드타워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 박용한 연구위원]

 
이번에 탑승한 수송기는 최대 870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 서울에서 아시아 전지역으로 한번에 날아갈 수 있다. 그러나 한국 공군이 보유한 C-130 수송기는 비행 거리가 5400㎞여서 중동지역까지 가려면 1~2개 나라를 거쳐야 한다. 과거 파평때 C-130 수송기가 거쳐가는 나라마다 허가를 받아 중간 기착해 기름을 넣는 번거러움이 있었다. C-130은 중형 수송기라 한번에 적재할 수 있는 화물도 적고(20t) 장병들은 민항기를 전세 내어 이동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 공군도 대형 수송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 파병을 비롯한 국제 평화유지 임무와 원조를 수행할 때도 효자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수송기 체급 변화에 나선 것이다. 군 관계자는 “수송기 분류기준도 바꿨다”며 “현재 대형 수송기로 분류하고 있는 C-130을 중형으로 낮췄다”고 귀띔했다.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전민경 인턴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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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