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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피엔스·로봇사피엔스 공생” 머리 맞댄 다보스포럼·KAIST

신성철 KAIST 총장(왼쪽)과 무라트 손메즈 WEF 4차산업혁명센터 총괄대표가 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성철 KAIST 총장(왼쪽)과 무라트 손메즈 WEF 4차산업혁명센터 총괄대표가 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의 비정부 자문기구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KAIST와 손잡고 한국에서 원탁회의(round table)를 개최했다. 다보스포럼이 단일 대학과 공동행사를 기획·주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보스포럼은 13일 KAIST와 함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의 미래와 포용적 성장’을 주제로 회의를 열었다. 다보스포럼은 매년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연차총회를 개최하는데, 여기서 다루는 주제 중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기 위해 한국에서 모인 것이다. 여시재,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네트워크 등 한국 비정부기구도 분과 토의에 참여했다.
 
무라트 손메즈 세계경제포럼 4차산업혁명센터 총괄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주도적으로(proactive)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있다”며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롤모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행사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패널 토론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이현순 두산그룹 최고기술책임자(부회장)였다. 서배스천 버컵 WEF 프로그램총괄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기업 입장에서 가장 큰 제약(bottleneck)을 꼽아달라고 하자 이현순 부회장은 인재 부족과 노동조합의 반대, 정부의 무관심을 거론했다.
 
그는 “두산그룹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제조업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인력 감소분을 국가 전체로 확대해봤더니 대략 400만 명의 단순노동자가 직장을 잃는다는 계산이 나왔다”며 “단순노동자를 고부가가치 기술자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국가적 실업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부회장이 “당장 현장에서 필요한 스마트센서·빅데이터·인공지능 기술자가 태부족”이라는 걱정을 털어놓자 신성철 KAIST 총장은 “두산그룹이 당장 필요한 인재를 구체적으로 제안해주면 KAIST가 그런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즉석에서 화답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일자리 ▶미래도시 ▶중소기업을 주제로 분과토의가 열렸다. 분과토의를 주재한 이원재 여시재 기획이사는 “4차 산업혁명이 유통MD(상품기획자) 일자리를 위협하는 건 사실이지만, 패션 분야 등 일부 MD는 로봇보다 경쟁력이 강하다”며 “노동 경쟁력이 강한 분야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다보스포럼은 한국 정부와 공동으로 ‘미래직업보고서 한국보고서’를 작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KAIST는 다보스포럼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문을 연 4차산업혁명센터에 연구인력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보고서 작성을 지원한다.
 
신성철 총장은 “호모사피엔스의 근본적인 정체성을 바탕으로 로봇사피엔스와 호모사피엔스가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 4차 산업혁명은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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