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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사이코패스 성향 … 아내 역할 대신할 대상 찾아”

경찰이 얼굴을 공개한 이영학이 13일 서울 중랑경찰서를 나와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조문규 기자]

경찰이 얼굴을 공개한 이영학이 13일 서울 중랑경찰서를 나와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조문규 기자]

서울 중랑경찰서는 13일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이 자신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성추행을 했고, 이에 저항하는 딸의 친구 김모(14)양을 살해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검으로 보냈다. 지난 8일 구속된 이영학에게는 강제추행살인·추행유인·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영학은 지난달 29일 딸과 함께 김양을 유인하기로 계획했다. 그는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준비했고, 딸은 김양을 집으로 부른 뒤 이를 건네 마시게 했다. 경찰은 이영학과 딸이 김양에게 수면제 등 모두 9정가량의 약을 먹인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영학이 자살한 부인의 역할을 할 사람으로 초등학교 때 집에 놀러 왔던 김양을 지목했고 성욕을 해소할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영학은 검찰에 송치되면서 “아내가 죽은 후 약에 취해 있었고 제정신이 아니었다.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를 일단락 지으면서 그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① 추가 피해자는 없나=이영학을 면담한 경찰 프로파일러는 이날 “아내를 대신할 성인 여성을 생각하다가 접촉하기 쉬운 딸의 친구를 떠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양을 제외한 추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10대 여학생에게 접근한 이유 등을 추가 수사할 계획이다.
 
② 이영학은 사이코패스인가=경찰은 이영학에게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체크리스트에서 40점 만점에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걸로 보는데 이영학은 25점이다”고 설명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은 38점이었다. 경찰은 초등학교 입학 후부터 이영학이 신체장애를 인식하고 따돌림을 받은 것 등을 원인 중 하나로 추정했다. 또 소아성애 성향은 없다고 판단했다.
 
③ 딸은 왜 공범이 됐나=경찰은 “이영학의 딸이 아버지에 대해 심리적으로 강하게 종속돼 시키는 대로 했다”고 밝혔다. 딸을 면담한 경찰 프로파일러는 “아버지를 통해 유전병을 물려받았고, 정보와 경험을 공유했다. 경제적 문제도 그가 책임지면서 딸에게는 아버지가 세상의 전부였다. 아버지가 없으면 죽는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딸의 신병 처리를 검찰과 협의할 방침이다.
 
④ 경찰 수사의 문제점은=지난달 30일 실종신고 후 김양은 12시간가량 생존해 있었지만 경찰은 2일 오전 이영학의 집을 방문해 초동 대응 논란이 일었다. 중랑서는 “신고 이튿날 오후 9시에 피해 여중생 부모가 이영학 딸을 처음 언급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피해 여중생의 어머니는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지구대에서 마지막 만난 친구(이양)를 언급했다. (경찰이) 귀담아듣지 않은 거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찰청은 부실 수사 여부를 조사하는 감찰에 착수했다. 
 
최규진·하준호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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