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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사진전문기자의 Behind & Beyond] 따뜻한 세상 만드는 길 찾는 남자

따뜻한 세상 만드는 길 찾는 남자

따뜻한 세상 만드는 길 찾는 남자

김남길, 그는 배우다.
 
그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명불허전’의 주인공이었다.
 
그 드라마에서 보여준 연기력을 호평하는 기사가 연일 등장하기도 했다.
 
그 기사들 덕에 지난해 그를 만난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배우로서의 인터뷰가 아니었다.
 
문화예술 NGO ‘길 스토리’의 대표로서의 인터뷰가 만난 이유였다.
 
취재기자가 사진 촬영을 요청하면서 들려준 이야기는 이랬다.
 
“‘길 스토리’가 하는 일은 서울의 골목길과 한양도성 성곽길을 소개하는
 
동영상과 오디오 가이드 등을 제작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홈페이지(gil-story.com)에 올려놓고 누구나 볼 수 있게 합니다.
 
이른바 ‘길 이야기: 길을 읽어주는 남자’ 프로젝트가 주 사업인 겁니다.
 
비영리 민간단체입니다. 김남길씨는 그곳의 대표이며 대부분
 
직접 출연하거나 내레이션으로 참여합니다.”
 
그를 인터뷰하는 핵심 요지가 ‘길을 읽어주는 남자, 김남길’이라는 얘기였다.
 
약속 장소가 도산공원이었다.
 
사진부터 찍어야 할 상황이었다.
 
미리 도착하여 사진 찍을 장소를 둘러보다가 먼저 도착한 홍보담당을 만났다.
 
그녀가 들려준 이야기는 이랬다.
 
“저희는 공식 지정 후원단체가 아닙니다.
 
지금은 거의 김 대표 개인 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원래 ‘길 스토리’로는 인터뷰를 거의 안 하는데 이번엔 웬일인지 모르겠네요.”
 
그 말을 듣고 김남길이라는 사람 자체가 궁금해졌다.
 
구태여 자기 돈을 들여 이런 일을 하는 이유가 알고 싶어졌다.
 
게다가 그녀가 귀띔한 바에 의하면 김 대표가 그간 쓴 비용은 상상을 초월했다.
 
적잖이 놀라고 있을 때 그가 도착했다.
 
도산공원을 한 바퀴 돌며 사진을 찍었다.
 
사실 사진만 찍고 다른 취재 장소로 이동해야만 할 형편이었다.
 
그런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잠깐이라도 그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것만 같았다.
 
억지 귀동냥으로 대화를 들었다.
 
“NGO 대표를 하는 이유가 뭔가요?”
 
따뜻한 세상 만드는 길 찾는 남자

따뜻한 세상 만드는 길 찾는 남자

“원래 좋은 일 하는 데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습니다.
 
내 가족이 굶는데 남을 돕는다는 게 어폐가 있어 보였습니다.
 
2010년 인도네시아 재난 구호 현장을 찾아갔어요.
 
봉사활동 촬영이 마치 보여주기식 이벤트 같았습니다. 많이 싸웠습니다.
 
그때 PD가 말했습니다. 이것을 통해 다른 사람이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방송이 나가고 반응에 놀랐습니다.
 
배우의 영향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길 스토리’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골목길을 좋아합니다. 도시나 그 나라의 정서를 골목길에서 느낄 수 있죠.
 
어떻게 사는지, 살아왔는지가 보입니다.
 
따뜻한 마음을 끌어낼 수 있는 출발점으로 골목길을 생각했습니다.”
 
취재기자가 보람을 느끼느냐고 물었다.
 
“삭막함 속에서도 바람이 통하는 바람 길이 있고, 이런 길을 만나면
 
바로 이거야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죠. 이렇게 길에서 위로를 얻은 사람들이
 
e메일이나 메시지로 확인을 해줍니다. 그때 뿌듯합니다.”
 
그날 그가 했던 말 중에 유독 마음에 와닿는 말이 있었다.
 
“‘문화예술이 가난을 구제할 수 없지만 위로할 수 있다’는 글을 읽은 적 있습니다.
 
과장하거나 강압적으로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담아내려고 합니다.
 
‘길 스토리’가 지향하는 가치는 ‘다 함께 더불어 잘 먹고 잘사는 따뜻한 세상’입니다.”
 
김남길, 그가 ‘길 읽어 주는 남자’로 길 위에 서는 이유였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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