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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냐, No Go냐" KADIZ 감시하는 장거리 레이더 개발

기자
김종하 사진 김종하
장거리 대공 감시 레이더 [사진 록히드마틴]

장거리 대공 감시 레이더 [사진 록히드마틴]


‘장거리 레이더’(고정형) 체계개발은 현재 공군에서 운용중인 노후화된 장거리 레이더(美 LM사 FPS-117K)를 업체주관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레이더로 교체할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킬 체인(Kill-Chain) 구축 시 핵심자산의 성격을 가진 동 사업이 성공할 경우, 우리 공군은 ‘방공식별구역’(KADIZ)내 적 항공기 움직임을 대략 200NM(약 370km)이상의 탐지거리에서 포착할 수 있는 조기경보(Early Warning) 능력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이 사업은 애초 정해진 개발기간 4년 6개월(2011.07~2015.12)을 훌쩍 넘겨버렸고, 또 350억 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지금까지 시험평가(개발/운용)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납기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에 있다. 

그동안 이 사업 추진과정에서 감사원은 7개월여(2016.11~2017.05)에 걸친 감사를 통해 업체가 개발시험평가결과를 조작하고 허위서류를 제출한 것을 발견, 적절한 제재조치를 취할 것을 방사청에 통보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체는 개발과정상 발생 될 수 있는 인적 실수이지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는 점을 공학적(기술적) 시각에 입각해 계속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ㆍ규정적 시각에 따라 감사를 행하는 감사원의 입장에서 그런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사실상 어렵다. 왜냐하면 고의성과 단순실수는 분명히 구별돼야 마땅하지만, 단순실수도 잘못은 잘못이고, 그에 따른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업체도 다른 연구개발 사업에서 동일한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겠는가.

다만, 이런 감사원의 제제조치와 별도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산하 사업추진분과위원회에서 ‘사업 중단’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방공망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추진해 왔던 사업을 단지 몇몇 평가항목에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실패로 규정해 다른 실행 가능한 대안 제시도 없이 중단 결정부터 내린 것은 너무 성급한 처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장거리 레이더 사업을 중단시킬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은 무엇인가? 동일한 성능의 장비를 해외로부터 직도입하거나, 아니면 다른 업체를 선정해 장비를 처음부터 다시 개발하는 방안 등 두 가지밖에 없다. 그런데 국익(國益)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두 가지가 과연 적절한 대안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사실상 부정적이다. 두 대안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하든 지금까지 업체가 개발한 기술은 사장될 것이고, 개발예산 낭비는 물론 개발에 참여한 중소협력업체들의 고용기회 또한 상실될 것이다. 그리고 전력화 지연으로 인한 군 방공망 공백 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데도 사업 중단을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인가?
 
오산기지에 배치된 미군  장거리 대공 감시 레이더(AN/TPS-59) [사진 연합뉴스]

오산기지에 배치된 미군 장거리 대공 감시 레이더(AN/TPS-59) [사진 연합뉴스]


국익의 관점에서 필자는 장거리 레이더 연구개발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장거리 레이더 개발기간(평균 8~10년) 및 연구개발 예산(1,000~1,200억 원)과 비교해 볼 때, 방사청이 요구한 연구개발기간 4.5년, 예산 400억 원은 사실상 말도 안 되는 조건이다. 특히 선진국의 레이더 기술을 100으로 가정할 때 우리는 80% 수준이 될까 말까하다. 그런데 선진국 대비 개발기간 1/2, 예산 1/3 수준으로 레이더 개발을 업체에 요구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경우, 3년여 정도 시간을 더 주고 재시험 평가를 통한 사업재개의 기회를 업체에 주는 것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닌 것이다. 

둘째, 업체에 대해 재시험 평가를 통한 사업재개의 기회를 주는 대신, 두 번 다시 동일한 잘못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방사청 차원에서 철저히 사업관리를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개발지연으로 인해 전력화 계획에 차질을 빚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그 기간만큼(2016, 2017년)의 지체상금을 부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업체 봐주기’라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 할 수 있다.

이 두 대안의 핵심은 국익의 관점에서 ‘사업재개’와 ‘처벌’을 이원화하는 접근을 통해 현 업체가 레이더 개발을 계속 추진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사업추진분과위원회의 ‘사업중단’ 결정에 대해 10월 말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차원에서 다시 심의해 ‘Go냐, No Go냐’의 최종적 결론을 도출할 예정에 있다. 부디 국익을 위해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종하 한남대 정치언론국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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