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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새 총무원장 설정스님 “마부정제 거울 삼아 진력하겠다”

설정 스님(가운데)이 12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당선된 뒤 대웅전으로 가고 있다. 설정 스님은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 나는 불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설정 스님(가운데)이 12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당선된 뒤 대웅전으로 가고 있다. 설정 스님은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 나는 불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대한불교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에 수덕사 방장을 역임한 설정(75) 스님이 12일 선출됐다. 총 선거인단 319명 중 234표를 얻어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
 
당선 결과를 확인한 설정 스님은 조계사 대웅전에 가서 고불식을 치르고 총무원 청사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설정 스님은 먼저 ‘종단이 처한 위기 상황’을 짚었다. “지금은 교단 안팎으로 매우 위중한 시기다. 정치권은 협치보다 분열의 모습으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종단에도 지속적 불교 개혁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과 갈등이 상존하고 있다”고 종단의 현실을 진단한 뒤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마부정제(馬不停蹄)의 뜻을 거울 삼아 저는 신심과 원력을 다해 종단 발전에 쉼 없이 진력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설정 스님은 ‘거대 여권’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종단을 향한 개혁은 조계종 내 정치권의 이해와 상충할 가능성도 크다. 선거에서 진 ‘정치적 빚’을 떨쳐내고 설정 스님이 얼마나 소신껏 종단 개혁작업을 이뤄낼지가 차기 집행부의 과제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에서는 ‘총무원장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졌고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명진 스님의 단식 농성도 있었다. 후보자를 향한 재산·학력 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갈라진 불교계의 화합과 선거 기간 불거진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설정 스님은 “사부대중께서 가졌던 의혹들과 지적하신 여러 문제를 그냥 두고 종단 운영을 할 수는 없다. 어떤 방법으로든 깔끔하게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설정 스님은 덕숭총림 수덕사의 최고 어른인 방장을 역임했다. 수덕사 산내 암자인 정혜사에 주석할 때도 몸소 텃밭에서 농사를 지으며 수덕사의 ‘선농일치’ 가풍을 이어왔다. 고령인데도 선방에서 대중과 함께 수행생활을 할 정도로 강골이다. 불교계에서는 설정 스님을 주관과 소신이 강한 인물이라고 평한다.
 
새 총무원장의 임기는 18일 조계종 최고 의결기구인 원로회의의 인준을 거쳐 오는 31일 시작된다. 한국 불교의 최대 종단인 조계종의 행정을 총괄하는 총무원장은 전국 사찰 3100여 곳에 대한 주지 임명권, 스님 1만3000여 명의 인사권을 비롯해 1년에 530억원이 넘는 예산 집행권과 종단 소속 사찰의 재산 감독 및 처분 승인권을 가진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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