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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원전올림픽’ 내일인데 … 현지선 “처음 듣는 소리”

“무슨 행사요? 저는 처음 듣는데….”
 
12일 경북 경주시의회 한 의원은 이틀 뒤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총회’가 열릴 경주시 분위기를 묻는 기자 질문에 이렇게 되물었다.
 
지역 사정에 밝은 기초의원도 알지 못하는 대규모 국제행사. 34개국 122개 원전 업체에서 700여 명의 원전 업계 관계자가 몰려드는 행사. ‘원전 올림픽’으로 불리는 WANO 총회 이야기다.
 
WANO 총회는 14일 열린다. 2년마다 전 세계 원전 기업 대표를 비롯해 업계 관계자 700여 명이 모이는 행사이지만, 주관 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행사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홍보조차 하지 않고 있다.
 
행사 개막을 이틀 앞둔 12일 오후까지도 행사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앞에는 현수막 한 장 붙어 있지 않았다. HICO에서는 14일 리셉션(환영식)을 시작으로 17일까지 나흘간 세션과 이사회, 시상식 등이 치러질 예정이다.
 
HICO 홈페이지에도 한국물리학회 추계학술대회나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지역 신문사 창간행사 등 행사 일정이 공지돼 있지만 14~17일 이곳에서 열리는 WANO 총회 행사에 대한 공지는 찾아볼 수 없다. 일각에선 산업부와 한수원이 WANO 총회 개최 홍보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014년 한수원이 파키스탄과의 경쟁 끝에 WANO 총회를 유치했을 당시 대대적인 홍보가 이뤄졌던 것과 대조적이어서다.
 
유치 당시만 해도 한수원 측은 “WANO 총회는 전 세계 원전 운영사의 최고경영자 등을 망라한 1000여 명의 세계 원자력 산업계 리더들이 참석하는 최고 의결기구”라며 “세계 원자력 산업계의 최대 행사인 총회 유치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원전 안전운영 및 건설 능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막상 WANO 총회를 코앞에 둔 지금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 참석조차 하지 않는다. 지난달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 장관은 “개최국 중앙정부 고위급 인사가 총회에 참석한 사례가 없었고 한수원도 산업부에 참석을 요청하지 않아서 저희들이 그렇게 대처(불참)를 했다”고 말했다.
 
한수원 역시 WANO 총회 홍보에 소극적이다. 행사는 14일 시작되는데 행사 관련 보도자료는 오히려 하루 늦은 15일께 각 언론에 배포하기로 한 것을 보면 얼마나 소극적인지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야당을 중심으로 “원전 수출 세일즈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채익(자유한국당·울산 남갑)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산업부가 (WANO 총회에) 전혀 관심을 안 갖고 보도자료도 내지 않고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산업부 관계자들이 일절 행사에 참석하지도 않고 축사도 하지 않는다고 얘기를 들었다”며 “만약 이렇게 행사가 진행된다면 국제적 망신을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 장관이 ‘사전홍보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한 데 대해 최연혜(한국당·비례) 의원은 “2015년 (철도 관련 행사로) 제가 일본에 갔을 때 느닷없는 손님으로 아베 신조 총리가 나왔다. 총리가 사장단에게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일본 철도를 홍보하는 사례도 있었다. 지금 (백 장관은) 일부러 안 가려고 한다고밖에, 원전 수출을 지원할 의사가 없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원전 올림픽’이란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로고. [사진 WANO]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로고. [사진 WANO]

● 공식 행사명 : 세계원전사업자 협회(WANO) 총회
● 개최 주기 : 2년마다
● 주요 일정 : 10월 14~17일은 이사회와 세션·시상식, 18~21일은 원전시설 등 현장 견학
● 행사 장소 :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HICO)
● 참가 규모 : 34개국 원전업체 관계자 700여 명
● 역대 주요 개최지 : 2015년 캐나다 토론토,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 2011년 중국 선전
◆WANO
세계 원전 사업자 대표들이 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1989년 5월 발족한 단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함께 세계 원자력계를 대표하는 양대 기구. 4개 지역센터(도쿄·파리·애틀랜타·모스크바)와 본부(런던)를 두고 있고 한국전력은 도쿄센터에 소속돼 있다.

 
경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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