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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키신저의 조언 “북핵문제 적당히 타협 말고 완전히 끝내야”

헨리 키신저. [EPA=연합뉴스]

헨리 키신저. [EPA=연합뉴스]

내치(內治)뿐 아니라 외치에서도 ‘독주’ 스타일이란 평판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 분야의 조언을 구하는 인물이 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승으로 불리는 리처드 하스 외교협회(CFR) 회장과 미국 외교의 거두 헨리 키신저(사진) 전 국무장관이다.
 
10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 키신저 전 장관의 만남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식 발표가 없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초 동북아 순방을 앞두고 북핵 문제에 대한 자문을 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키신저 전 장관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1969~77년 닉슨과 제럴드 포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냈고, 재임 중 미국과 소련 간 데탕트, 미·중 간 비밀 수교 협상 등을 주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이 불확실했던 후보 시절부터 그에게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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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저 전 장관의 대북관을 한국 당국자들이 무게감 있게 받아들이는 이유도 여기 있다. 지난 4월 말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 미국을 방문했던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도 키신저 전 장관을 비공개로 만나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당시 키신저 전 장관은 북핵 문제와 이란 핵 합의에 대해 언급하며 닉슨 대통령이 한 말을 인용했다고 한다. “어려운 문제에 있어 적당히 타협하는 것(doing half-way)과 완전히 끝내는 것(doing it completely)은 사실상 비용은 거의 똑같이 드는데,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큰 차이를 만든다”는 발언이었다. 그러면서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의 핵 능력을 폐기한 것이 아니라 동결시켰다는 점에서 비판적으로 본다. 북핵에는 이런 여지를 둬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북핵 협상이 시작된다면 이는 동결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명백히 핵 폐기로 마무리돼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는 그가 지난 8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한 기고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는 “동결이 궁극적 비핵화로 이어지는 중간 단계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들도 있지만 이는 기술적 측면에만 제약을 가해 지정학적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이란 핵 합의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결의 수준과 검증 방식 등을 정하는 사이 북한은 핵을 완성하는 시간을 벌게 될 것이라는 이유였다. 이어 “(동결을 중간 목표로 한) 단계적 진행은 오로지 단기간 내에 북한의 핵 능력을 충분히 감소시키는 게 가능할 때만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키신저 전 장관의 지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중국의 강한 대북 압박을 끌어내려면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 옵션까지 포함한 ‘북한 붕괴 이후 시나리오’를 중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이른바 ‘미·중 빅딜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시각에 대해 국내에서는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미·중이 이 같은 합의를 이루는 과정에서 한국이 배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를 직접 만난 적이 있는 정부 당국자는 “키신저 전 장관은 공화당 내에서도 대표적인 동맹 중시파이며 오랜 세월 중국의 영향권 내에서도 독립을 유지해 온 한국의 지정학적·전략적 가치를 굉장히 높게 평가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중 간 빅딜은 트럼프 대통령도 염두에 두고 있는 현실화 가능성이 있는 옵션”이라며 “우리가 먼저 북핵이 사라진 이후의 한반도에 대한 구상을 미국에 제시하고 ‘이 이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선을 긋는 등 적극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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