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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 흉기’된 타워크레인 … 노후 중국산, 신품으로 세탁도

타워크레인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고, 지난 5월 경기도 남양주시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도 유사 사고로 노동자 3명이 숨졌다. 같은 달 경남 거제시의 삼성중공업 선박 건조 현장에서도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올해 들어서만 여섯 차례 타워크레인 사고가 나면서 업계에서는 ‘하늘 위 흉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건설 현장이 고층화·대형화하면서 많이 쓰이지만 정작 안전 관리에는 소홀하기 때문이다. 도심 속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면 주변 건물과 보행자도 위험해진다.
 
건설 현장의 타워크레인은 보통 원청인 건설사가 크레인 대여 업체로부터 빌려 작업한다. 전문가들은 영세한 크레인 대여 업체들이 대여료 낮추기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업체들은 크레인을 빌려줄 때 통상 설치와 해체는 이른바 ‘도비팀’이라고 불리는 업체에 재하청을 준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국장은 12일 “비용 절감을 위한 연쇄적 외주화 속에서 작은 하청 업체들은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노동자들만 죽어 나간다”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의정부시에서 철거 도중 넘어진 타워크레인은 제조된 지 27년 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원인이 노후 부품 등 기기 결함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의정부경찰서는 이날 원청업체인 KR산업과 타워크레인을 대여한 백경중기, 크레인 해체를 담당하는 청원타워 등 하도급 업체와 현장 사무소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타워크레인은 사용 연한 제한이 없고, 정확한 생산 연도를 알기 힘들다는 점도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약 6000대의 타워크레인 중 21.3%가 20년 이상 된 것들이다.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추정되는 중국산 중고 크레인 등은 제작일자나 수입일이 조작된 경우도 많아 노후 타워크레인은 더 많을 것이라는 게 노동자들의 지적이다. 박종국 시민안전감시센터장은 “10년도 넘은 장비가 최근 만들어진 것으로 서류 등록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부품 결함 등을 잡아내지 못하는 형식적인 타워크레인 정기 검사 관행도 반복되는 타워크레인 사고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한다. 타워크레인은 국토부에서 위탁을 받은 6개의 기관들로부터 6개월마다 정기 검사를 받는데 이 과정에 ‘봐주기식 검사’ 관행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검사를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기관이 검사를 까다롭게 하고 부적합 판정을 많이 내리면, 크레인 대여 업체들이 그 기관에 검사를 맡기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전을 위해 깐깐한 검사를 해야 하는 기관들이 오히려 ‘고객’인 크레인 대여 업체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셈이다. 타워크레인 운전사 이모(41)씨는 “검사원이 크레인에 올라가 보지도 않고 서류만 보고 적합 판정을 내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 5월의 남양주 타워크레인 사고에서는 업체 측이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수입산 순정 부품을 주문하지 않고, 철공소에서 제작한 ‘사제 부품’을 사용한 게 사고 원인으로 드러났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12일 원청업체인 H사 현장소장과 비순정 부품 제작을 지시한 하도급업체 관계자 등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 중 원청업체 현장소장과 하청업체 안전책임자, 크레인업체 대표 등 3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하청업체는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해 타워크레인의 중요 부품을 도면도 없이 철공소에 임의로 제작을 의뢰한 뒤 사용했고, 원청업체는 이를 알면서도 묵인했다. 
 
송우영 기자, 의정부=전익진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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