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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Mr. 밀리터리] 미 항모들이 한반도 집결하면 군사옵션 징후 높아진다

북한 핵 위기에 맞서 지난 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태풍 전 고요’를 언급한 이후 한반도에 긴장감이 엄습하고 있다. 미국은 태풍의 위력을 높이기 위해 항공모함을 돌려가며 한반도에 보내 훈련시키고 있다. 이에 영국도 한반도 위기 시엔 최신 항모를 조기 파견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옵션을 실시하는 신호탄은 항모의 움직임이다. 축구공을 따라다니기보다는 상대방 선수의 발을 보라는 것과 같다. 그 발이 항모다.
 
지금까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과정을 보면 올해 말 위기가 최고조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때쯤 핵무기를 생산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옵션을 실행에 옮긴다면 미 항모 세력도 같은 시기에 한반도로 총집결하게 된다. 미국이 북핵 위기에 항모를 동원하는 것은 항모강습단(CSG: Carrier Strike Group)의 전투력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동해 상공을 지나간 B-1B 준스텔스형 전략폭격기도 있지만 대규모 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수단은 역시 항모강습단이다. 미국은 평소엔 한반도 해역을 미 7함대에 소속된 항모강습단 1개로 감당해 왔다. 미 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함은 지난 9일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급유선 존 에릭슨함과 훈련을 실시했다. 이달 말에는 한국 해군과 대북견제에 나설 전망이다. 그러나 북핵 사태가 심각해지자 레이건함(10만t)의 항모강습단에 더해 지난 4∼5월 칼빈슨함과 니미츠함으로 구성된 항모강습단 2개를 추가 할당했다. 지난 6일엔 미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있던 항모 루스벨트함을 동아시아로 출발시켰다. 루스벨트함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항모는 한반도를 담당하는 7함대와 아프리카를 맡고 있는 5함대를 위해 준비해 왔다고 한다. 루스벨트함은 기본적으로 인도와 아프리카에 대한 경계 임무를 맡지만 한반도에 상황이 생기면 즉각 투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핵 위기에 대비해 임무를 부여한 항모강습단은 ‘1(레이건함)+3’으로 모두 4개다. 미 해군이 보유한 9개 항모강습단의 절반에 가깝다. 미국은 11척의 항모를 갖고 있지만 항모강습단은 9개뿐이다. 한반도 유사시에 증원될 미 전투력의 목록을 적은 ‘시차별전개목록(TPFDD)’에 따르면 전시에 동원될 항모강습단이 4∼5개라고 한다. 여기에 영국의 신형 항모인 퀸 엘리자베스(7만t)까지 합세하면 한반도에 투입될 수 있는 항모는 모두 5척으로 늘어난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땐 5척의 미 항모가 갔다. 1950년 한국전쟁엔 16척의 항모를 보냈다. 한국전쟁은 전면전 상황이었지만 만약 미국이 군사옵션을 시행하면 북한의 핵 시설과 미사일만 제거하는 국지전으로 제한할 전망이다. 따라서 항모강습단은 기본적으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제거 또는 참수작전에 투입되지만 북한이 전면전으로 확대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또 군사옵션 이전에 북한에 대한 해상봉쇄나 미사일 발사 금지를 시행할 경우 이를 뒷받침하는 기반 전투력도 된다.
 
군사옵션의 핵심 수단인 항모강습단은 항모를 기함으로 7∼8척 이상의 함정으로 구성된다. 항모 외에도 4척의 이지스함과 2척의 핵추진 잠수함, 지원함 등이 따라붙는다. 항모 레이건함이 주축인 제5 항모강습단은 특별히 이지스함만 10척을 거느린다. 나머지 3개의 항모강습단까지 포함하면 항모 4척에 이지스함 25척과 상황에 따라 핵추진 잠수함 8척 등 대략 40척에 가까운 초대형 해상전력이 된다. 이들 이지스함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50∼80발 장착돼 있어 토마호크만 전체적으로 1500발 정도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2500㎞나 날아가지만 명중 오차는 3m 이내로 매우 정확하다. 미 해군이 보유한 3척의 토마호크 전용 핵추진 잠수함에도 각각 154발의 토마호크가 장착돼 있다. 이를 모두 더하면 200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동시다발로 발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정도 양이면 북한의 핵 시설과 미사일 기지를 비롯, 중요 방공미사일과 레이더 등을 한꺼번에 파괴하기에 충분하다. 이라크 전쟁 때 모두 802발의 토마호크가 발사됐다. ‘충격과 공포’의 핵심이었다.
 
항모강습단의 전투력은 토마호크만이 아니다. 4척의 항모에는 F/A-18E/F 수퍼호넷 전투기도 170여 대 실려 있다. 영국 항모 퀸 엘리자베스에도 40대의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인 F-35B가 탑재돼 있다. 미국도 일본 이와쿠니에 있는 F-35B 16대를 대형 수송함에 실어 투입할 전망이다. 항모에서는 전투기를 30초~1분마다 1대씩 출격시킬 수 있어 신속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항모는 동해와 서해상에 포진해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작전이 가능하다. 북한으로선 전투기 성능도 그렇지만 기체에 장착한 공대공 미사일도 변변치 않아 항모 전투기의 상대가 못된다. 또 항모를 둘러싼 이지스함에는 항공기 요격 미사일인 SM-2가 100발 이상 장전돼 있다. 특히 항모 전투기는 전자전기인 EA-6B 프롤러와 함께 운영되는데 이 전자전기는 주변의 모든 레이더와 통신을 마비시킨다. 따라서 EA-6B가 먼저 북한 상공으로 들어가 레이더와 통신을 교란하면 F/18-E/F 등 전투기가 뒤따라 폭격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 중인 군사옵션에 참여할 전투력 가운데 눈여겨볼 함정은 줌월트(1만4564t) 스텔스 구축함이다. 현재 1척이 가동 중이다. 이 함정은 옆에서 보기엔 축구장 반개의 넓이지만 스텔스 기능 덕택에 200t 수준의 작은 어선 크기로 레이더에 탐지된다. 따라서 북한이 레이더로 탐지하기가 어렵다. 줌월트에는 토마호크 등 미사일을 80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구경 155㎜ 함포 2문은 154㎞ 밖의 표적을 50m 이내의 오차로 포격할 수 있다. 이 구축함이 북한 해안 가까이 침투하면 북한 내부지역까지 포탄을 쏠 수 있다. 미 국방부의 아태 해양안보전략(Asia-Pacific Maritime Security Strategy)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줌월트 1척과 앞으로 건조될 2척 등 3척 모두 한국에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이 한반도 임무에 항모를 집중 할당하는 배경엔 중국에 대한 견제도 섞여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스플리트(난사)군도 등의 무인도에 군용 활주로를 건설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25년 이후엔 미국 함정이 남중국해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중국의 목표다. 중국이 남중국해를 군사적으로 통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중국해는 한국과 일본 등의 많은 해상 물동량이 지나가는 공해인 점에 따라 국제사회는 중국의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도 공해상인 남중국해는 국제해양법에 따라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주기적으로 함정을 통과시키고 있다.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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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은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