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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IT주 쓸어담기 … 심하네, 외국인 주식 편식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코스피는 도로 한여름이다. 12일 코스피는 하루 전보다 16.60포인트(0.68%) 오른 2474.76으로 마감했다. 전날에 이은 역대 최고치 경신이다. ‘외국인의 손’에 의해서다. 이날도 개인(-548억원)과 기관(-2211억원)이 한국 주식을 파는 사이 외국인 투자자는 244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축포를 터뜨리기에 찜찜한 부분이 남는다. 외국인의 정보기술(IT) 편식이다.
 
이날 한국거래소가 산출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외 코스피 지수는 11일 기준 1788.19에 그쳤다. IT 대표 2개 종목을 빼면 코스피는 여전히 박스피(코스피 지수가 상자 안에 갇힌 것처럼 일정 폭 이상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현상) 속이다. 지난 7월 27일 1843.31까지 올랐던 이 지수는 최근 석 달 사이 오히려 역주행했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나머지 코스피 상장사의 주가 흐름이 변변치 않았단 얘기다.
 
외국인 투자

외국인 투자

코스피가 2000대에 머물렀던 올 초와 비교해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11일까지 21.3% 상승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효과를 빼면 상승률은 14.3%에 그쳤다.
 
현재 한국 증시를 좌우하고 있는 건 외국인 투자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코스닥 주식 시가총액은 11일 기준 635조1013억원이다. 지난해 말 480조8114억원과 견줘 154조2899억원(32.1%)이나 불었다. 외국인 투자 비중(시가총액 기준) 역시 31.8%에서 34.7%로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많이 사들였고 이들이 매입한 IT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올랐다는 얘기다.
 
외국인 투자자의 IT 편애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가리지 않는다. 한국투자증권 통계를 보면 11일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업종 1위는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전기·전자(1949억9700만원)로 압도적 1위다. 2위 운수장비(751억9400만원), 3위 보험(541억5200만원)과 간극이 크다. 코스닥 순매수 1위는 셀트리온을 포함한 제약(290억6100만원)이지만 2위와 3위 모두 IT로 분류되는 IT 부품(162억9700만원), 반도체(144억4300만원)다. 이날도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 힘 입어 삼성전자는 274만원으로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다만 SK하이닉스는 0.67% 소폭 하락했다.
 
외국인과 IT. 두 바퀴에만 기댄 한국 증시의 불안한 질주는 계속될까. 전문가 예상은 일단 ‘그렇다’ 쪽이다. 대부분 2500선은 무난히 넘기리라 전망한다. 시장에선 연내 2600선 돌파를 조심스럽게 기대하기도 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거시경제 상황이 제조업 수출국인 한국에 우호적인 상황이며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식 가치에 있어 한국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코스피 2500 돌파는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대신 코스피 내에서도 업종별·종목별 양극화는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는 “추석 연휴 이후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IT 안에서도 세부적으로 특정 종목만 오르고 있다”며 “초우량주·대형주 중심의 흐름이 이어지면서, 소외되는 종목은 계속 소외되는 현상이 지속되겠다”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북한과 미국이 변수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며 증시가 조정을 받았던 8~9월 상황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오는 18일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전후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 29일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과 미국의 환율 보고서 발표 등 여러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며 “코스피가 크게 조정 받진 않겠지만 지금의 상승 폭과 속도가 이에 대한 경계감으로 둔화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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