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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국감,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연장 공방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구속기간 만료(16일 자정)를 나흘 앞둔 12일 열린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 연장 여부를 놓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일제히 구속기간 연장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여상규 한국당 의원은 “첫 구속영장과 다른 내용의 공소사실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구속 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의 취지에 어긋나는 편법이자 탈법”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윤상직 의원은 “탄핵으로 쫓겨난 전직 대통령이란 이유로, 여론에 밀려 구속 기간을 연장하면 안 된다”며 “사법부가 자유민주 체제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되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읍소했다. 김진태 의원은 “법률상 구속기간을 6개월로 강행 규정을 해놨는데 편법으로 한두 개 혐의 추가해서 구속기간을 늘린다면 기간 제한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지난 10일 공판에서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관한 심문을 벌인 뒤 “모든 것을 종합해서 발부 여부를 이번 주 내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 김소영 법원행정처장은 “담당 재판부가 다양한 의견을 고려해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공세가 이어지자 여당 의원들은 반론을 폈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5년에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한 전단지를 만들어 뿌린 혐의(명예훼손)로 구속된 시민이 6개월의 구속기간을 다 채우자 검찰이 집시법 위반 혐의로 추가 영장을 청구해 발부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기존) 구속영장에 포함돼 있지 않은 사실을 따로 해서 구속 기간을 늘리는 경우가 과거에 있었느냐”는 금태섭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종종 그런 경우가 있었다”고 답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추가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혐의들은 이미 기소가 되어 있고, 6개월간 충분한 심리를 거쳤다”며 “기존에 구속기간을 연장했던 사례와 전혀 다르다”고 재반박했다.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블랙리스트 재조사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주장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감사위원들의 질의가 끝난 뒤 종합답변을 통해 "다음주부터 진상조사위 관계자들을 차례로 면담하고 오는 26일에 열리는 대법관회의에서 다른 대법관들의 의견을 들어 (재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형 집행정지 결정 과정에서 현직 대법관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2~3월 사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 수첩에 ‘권순일 대법원에 message’라는 메모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현직 대법관의 이름이 적힌 이 메모가 작성될 무렵 이 회장은 718억원을 횡령하고 546억원의 조세포탈한 혐의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재상고한 상태였다. 권 대법관은 재상고심의 주심이었다.
 
메모가 작성된 무렵 이 회장은 지병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연장을 신청했고, 대법원은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4개월 연장했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이 회장은 이후 재상고를 포기해 8·15 특사로 사면됐다. 이 회장의 실제 수감생활은 107일이었다. 박 의원은 “청와대가 특정 재벌과 뒷거래를 통해 대법원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 대법관은 “안 전 수석을 전혀 알지 못하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 어떤 연락이나 메시지도 전달받은 바 없다”며 “사실 관계에 관한 구체적인 확인절차도 없이 자극적인 의혹을 제기해 사법 신뢰를 저하되지 않을지 염려된다”고 밝혔다.
 
유길용․문현경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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