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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생기 불어넣자 담장에 벽화 작업 골목길 ‘그림천사’

김진오 눈썰미아트앤디자인 대표
공공벽화를 그리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눈썰미아트앤디자인 김진오 대표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굴다리에서 벽화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공공벽화를 그리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눈썰미아트앤디자인 김진오 대표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굴다리에서 벽화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벽화는 묘한 힘이 있어요. 늘 스쳐 지나가는 골목길과 풍경을 아름답게 만들어요. 어두운 골목에 빛을 입히는 거죠.”
 
대개 예술 공간하면 미술관·공연장 등을 떠올리지만 ‘눈썰미아트앤디자인’(눈썰미)의 김진오 대표(31)는 “골목길”이라고 답한다. 눈썰미는 전통시장이나 마을 골목길 등에 벽화를 그리는 공공예술을 주업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눈썰미는 2014년 중반부터 공공벽화를 그려왔다. 그동안 김 대표의 손을 거쳐 완성된 벽화는 250여 점. 총 8724㎡에 이르는 벽을 그림으로 장식했다. 주 활동 무대는 천호동·암사동·석촌동·잠실동 등 서울 강동·송파구 일대다.
 
그에게 벽화는 단지 그림이 아니다. 창작활동이면서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소통의 과정이다. 김 대표는 밋밋한 회색 콘크리트 벽에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그림을 그리면서 동네 주민들의 환한 얼굴을 상상한다. 그는 “마을 벽화는 지역 주민과 함께 만들고 호흡하는 소통의 예술”이라며 “빛을 잃어가는 지역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동네에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5년 진행했던 서울 강동구 천호3동 벽화 작업을 예로 들었다. 천호3동 일대는 개발이 더디고 어두운 골목길과 낙후 지역이 많아 범죄율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곳이었다. 김 대표는 벽화를 통해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단지 예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이야기를 담았다. 구청의 협조를 받아 주민과 수차례 회의를 하면서 주민들이 원하는 마을의 모습을 한 편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주민들은 어두운 골목길이 많아 범죄 등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았다. 이런 점에 착안해 하루 종일 눈을 뜨고 주변을 살피는 부엉이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되는 과정을 벽화로 그려냈다.
 
작가들이 벽에 밑그림을 그리면 주민들은 채색 작업을 함께했다. 김 대표는 “주민들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벽화를 그렸다. 그런 과정을 통해 마을에 대한 주민들의 애정이 더 깊어지는 것 같다”며 “벽화 작업은 마을 공동체를 되살리는 의미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벽화 그리기는 사실상 ‘막노동’에 가까울 정도로 힘든 작업이다. 마을 한 곳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보통 4~5개월 걸린다. 지자체의 발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더라도 벽화를 그리려면 집 주인의 허락을 일일이 받아야 한다. 발품을 팔며 대문을 두드려 주인을 설득하는 것은 김 대표의 몫이다. 대부분 야외에서 작업이 이뤄져 한여름 땡볕이나 한겨울 추위도 견뎌야 한다. 그래도 김 대표는 행복하다. 김 대표는 “참여하고 소통하는 벽화로 사람들에게 행복한 일상을 선물하고 싶다”며 웃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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