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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현종의 '벼랑끝 전술' "FTA, 미국이 수용 불가 요구 갖고 오면 우리도 어쩔 수 없다"

 
 
 김현종 산업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측에 “한국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한ㆍ미FTA가 파기될 수도 있음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본부장은 지난 10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지난 4일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차 한미FTA 공동위원회 회의에서 협상을 벌인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김 본부장은 “미국 측에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갖고 오면 우리도 어찌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여권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미 협상단에 맞서 한국 협상단이 한미FTA 협상이 파기되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벼랑끝 전술’로 맞서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1차 한미FTA 공동위원회 회의에서와 달리 2차 회의에서 김본부장은 더 공세적인 태도를 취했다. 김 본부장은 협상장에서 “한미FTA 협정이 깨졌을 때 득을 보는 건 미국 기업이 아니라 중국”이라며 “미국의 무역 수지 불균형은 한미FTA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구조적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협상에서 양국간 구체적인 요구 조건이 거론되진 않았지만 미국 측에 우리도 불리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같은 공세적 전략의 배경에는 협상팀이 한미FTA 재협상에 대비한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한 대응방안이 있었다. 김태년 의장은 김 본부장과 만난 뒤 본지 통화에서 “우리 정부가 무엇을 요구할 지는 다 정해뒀다. 책으로만 2권 분량”이라며 “어떤 카드가 나오느냐에 따라 우리도 요구조건을 내걸 것이다. 한미FTA 협상이 깨지더라도 한국이 치명상을 입을 정도는 아니며 미국이 손해보는 것에 비해 우리는 극복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협상이 폐기되면 미국 농산물 수입이 안 되고 미국 로펌들은 철수해야 한다. 관세가 40% 이상 올라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도 안 될 것”이라며 “미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품목에 대해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김 본부장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2차 회동 당시 미 USTR 대표부 뿐 아니라 백악관과 미 의회 관계자들까지 두루 접촉했다고 한다. 백악관의 의중과 특히 미 산업계의 이해관계를 대표할 수 있는 의원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김 본부장은 이를 토대로 “미 공화당의 반대 여론이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한미FTA를 깰 수 있다는 걸 전제를 두고 있다. 다만 정부가 아직 준비가 많이 돼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최초 한미FTA 협상 때는 시작도 하기 전부터 지적재산권이나 세제 등 구체적으로 안을 내놨지만 지금은 그 정도로까지 진도가 나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
 
반면 야권에선 연일 한미FTA 재협상에 대한 공세를 퍼붓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미국의 통상 압력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데 한미 FTA 재개정은 없다며 국민들을 속여왔다”고 주장하며 “문재인 정부는 아마추어 정부”라며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한미FTA 재협상은 정부가 말을 바꾸고 국민의 시선을 돌린다고 문제가 풀리는 것이 아니다. 말의 잔치를 끝내고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바른정당도 “6년 전 불평등 조약이라더니 지금은 어떤 생각이냐”(주호영 원내대표)고 공격했고 정의당은 협상 수장인 김현종 본부장의 교체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중소기업 발전 목표돼야 ^우리 측 이행 이슈도 적극 검토돼야 ^주권사항 협상 필요 등 FTA 3가지 협상 원칙을 제안하며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말고 국익 수호가 성공하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김태년 의장도 “정치적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경제적 실익만 고려해야 한다. 협상단을 위해 무분별한 허위 공세는 우리가 막겠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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