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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전진했는데 한국차가 후진한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벼랑 끝에 섰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보복 여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노조와의 갈등과 같은 대형 악재가 겹친 까닭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3분기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1.2% 줄어든 107만2000대를 판매했다고 10일 발표했다. 3분기 기준으로 2012년(99만8000대)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기아차의 판매량(69만1000대)이 0.9% 늘긴 했지만 현대·기아차 전체로는 2014년 이후 3년 연속 내리막이다. 올해 1~9월 5개 완성차 업체의 자동차 판매 대수(599만5000대)도 지난해(633만9000대)보다 5.4% 줄었다. 국내에서의 생산은 물론 수출·내수도 모두 뒷걸음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012∼2015년 연 450만 대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 423만 대로 줄었다. 올해는 8월 현재 281만 대다. 올해 생산량도 감소할 경우 한국은 8대 자동차 생산국 중 최근 2년 연속 생산량이 쪼그라드는 유일한 나라가 된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자동차는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의 13.6%, 고용의 11.8%, 수출의 13.4%를 담당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라며 “지난 50년간 전진해 오던 한국 자동차 산업이 후퇴의 고비에 서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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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의 위기는 중국·미국·유럽 등 주요 3대 시장에서 고전한 영향이 크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재고가 쌓이면서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량을 줄이고, 수출 17년 만에 그랜저 미국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완성차 업체의 부진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현대·기아차 1차 협력업체 300여 곳의 올 상반기 신규 채용 인원은 542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줄었다.
 
이런 구조적 위기를 불러온 ‘아킬레스건’은 해외 제조사보다 많은 인건비다. 매년 반복되는 노조의 파업과 무리한 임금 인상 요구가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싸면서 성능이 좋다’는 한국차의 장점을 희석시켰다.
 
그런데도 새로 선출된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사측과 연내 타결에 연연한 졸속 합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강경노선을 예고했다. 최근 통상임금 3년치 4223억원을 인정받은 기아차 노조는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다시 판단을 받아보려 한다”며 항소장을 냈다. 인건비 증가는 투자 여력 감소로 이어진다. 현대·기아차의 총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은 각각 2.5%, 3.1%다. 폴크스바겐(6.3%)·BMW(5.5%) 등과 정면 승부를 펼치기엔 힘이 달린다.
 
한국차가 양적 성장에 집중하다 시장 흐름을 놓쳤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을 찾는데 한국차는 세단 위주로 팔고 있는 전략상의 실패도 한몫했다는 것이다. 
 
손해용·문희철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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