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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비밀의 길이 열린다

여행을 부추기는 계절, 가을이다. 하늘은 시리고 바람은 서늘하다. 기다리던 가을 손님 단풍도 찾아왔다. 기상청은 설악산(10월 18일)·지리산(10월 26일) 순으로 산의 80%가 울긋불긋하게 물드는 단풍 절정기를 맞을 것이라 내다봤다. 
화창한 날씨와 화려한 가을의 색을 만끽하는 여행법은 역시 걷기다. 
때마침 걷기여행 적기에 맞춰 10월 21일부터 11월 5일까지 전국 25개 지역에서 도보 여행 축제 ‘걷자, 가을로(路)’를 개막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5월 진행했던 ‘2017 우리나라 걷기여행 축제’의 가을 버전이다. 13개 지역이 참여했던 당시보다 규모가 커졌다. 가볼 만한 도보여행 코스 4곳을 꼽아 소개한다. 한시적으로 일반 접근이 통제된 길을 개방한다거나, 달밤에 걷는 야간 프로그램을 운영하니 축제 시기에 맞춰 방문해보자.  
안동댐을 밤 산책하다
조명이 점등된 월영교. 사람만 오갈 수 있는 인도교다. [사진 안동시]

조명이 점등된 월영교. 사람만 오갈 수 있는 인도교다. [사진 안동시]

경북 안동을 상징하는 여행지로 단박에 떠오르는 곳은 하회마을이다. 그런데 인증샷 찍고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업로드하는 게 여행의 중요 일정이 된 이 시대에 안동의 상징으로 부상한 여행지는 따로 있다. 인공호수 안동호에 놓인 낭만적인 나무다리 ‘월영교’다. 야경 사진 담기 좋은 여행지, 연인의 데이트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밤마다 여행객이 북적이는 명소가 됐다. 
2003년 놓인 월영교는 차는 다닐 수 없고 오로지 사람만 건너는 인도교다. 너비 3.6m, 길이 387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책 인도교로 꼽힌다. 다리 한가운데 정자 겸 호수 전망대 월영정(月映亭)도 있어 호수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밤이 되면 난간 조명이 일제히 켜지는데, 잔잔한 수면에 다리와 정자의 물그림자가 비친다.  
월영교에서 시작하는 도보 여행 코스가 안동 호반나들이길(7.8㎞)이다. 낙동강 수변 공간을 산책한 후 길은 안동댐으로 이어진다. 그간 일반 출입이 막혔던 안동댐이 2016년 10월 준공 40주년을 맞아 정상부를 개방하면서 댐 위에서 안동호를 바라보는 전망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하절기(3월~10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월~2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안동댐 정상을 개방하기 때문에 월영교에서 안동댐까지 달밤 산책을 즐기기는 어려웠다. 
어둠 속에 안동댐 정상부의 문이 열리는 날이 있으니 ‘안동 월영교달빛 걷기여행 축제’가 열리는 10월 28일이다. 이날은 오후 6시 월영교를 출발해 안동댐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걷고, 안동댐 정상부 위에서 국악 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축제 당일 월영교 앞 부스에서 신청을 해야 참가할 수 있다. 참가비 미정.  
사전 신청 필수! 금강산 가는 길
내금강에서 발월한 계곡물이 흘러드는 두타연. 민간인통제선 안쪽에 있어 반세기 동안 접근이 차단됐던 여행지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내금강에서 발월한 계곡물이 흘러드는 두타연. 민간인통제선 안쪽에 있어 반세기 동안 접근이 차단됐던 여행지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강원도 양구는 휴전선이 지나는 강원도·경기도의 10개 시·군 중 하나다. 휴전선에서 2㎞ 남쪽으로 떨어진 남방한계선, 남방한계선에서 다시 5~15㎞ 아래 그어진 경계선이 바로 민간인통제선이다. 양구 8경 중 첫손에 꼽히는 비취색 연못 두타연은 민통선 4㎞ 이북에 자리한다. 
남북 분단 이후 반세기 동안 일반인 출입을 철저히 제한한 까닭에 두타연은 오랜 기간 비경으로 남아있었다. 2004년부터 조금씩 일반인의 접근을 허용하면서 현재는 누구나 신청을 하면 접근할 수 있는 여행지가 됐다.
처음 두타연은 민통선 출입을 허가받은 관광버스로만 닿을 수 있었다. 차량을 통해 두타연까지 접근하고 두타연을 굽어본 후 다시 차에 탑승에 회귀하는 일정이 전부였다. 2006년 두타연 서쪽 이목정안내소에서 두타연까지 걸어갈 수 있는 탐방로가 조성되면서 두 발로 비경에 다가설 길이 열렸다. 두타연 동쪽 구역은 출입금지 구역으로 남아 있다가 2014년 두타연에서 비득안내소까지 이어지는 동쪽 코스로 연장됐다. 두타연 탐방로가 비로소 ‘두타연 산소길(12㎞)’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도 그 즈음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여행자는 두타연 산소길을 완주하지 않고 이목정안내소에서 두타연을 찍고 다시 이목정안내소로 되돌아오는 코스를 탄다. 두타연 산소길은 원점으로 회귀하는 일주코스 아니라 출발지와 도착지 사이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서다. 출발지로 돌아오려면 다시 길을 거슬러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2016년 개최된 금강산 가는 옛길 걷기 여행축제 모습. [사진 한국관광공사]

2016년 개최된 금강산 가는 옛길 걷기 여행축제 모습. [사진 한국관광공사]

10월 28일 열리는 ‘금강산 가는 옛길 걷기여행 축제’는 편리하게 두타연 산소길의 동서쪽 구간을 두루 걸어볼 수 있는 기회라 하겠다. 축제 참가자는 버스를 타고 걷기여행 출발지 비득안내소에 내려 걷기여행을 즐긴다. 걷기여행을 마치고 이목정안내소에 닿으면 다시 버스를 타고 출발지로 돌아오게 된다. 축제날에는 문화해설사가 동행해 양구 사람들이 분단 전 옛길을 밟아 금강산을 왕래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걷기 코스가 민통선 안쪽이라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양구군청(033-480-2213)에 사전 참가 신청 필수. 참가비 무료.  
걷기여행 ‘끝판왕’에 도전하자
대청호오백리길 중 추동마을 습지보호구역을 지나는 구간에 볼 수 있는 갈대밭. [사진 한국관광공사]

대청호오백리길 중 추동마을 습지보호구역을 지나는 구간에 볼 수 있는 갈대밭. [사진 한국관광공사]

대청호는 1981년 대청댐이 들어서면서 조성된 거대한 인공호수다. 대전과 충북 청주·옥천·보은 등 4개 행정구역과 맞닿아 있다. 자연호수와 인공호수를 합쳐 우리나라에서 소양호·충주호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 저수 면적은 72.8㎢, 저수량은 15억t에 이른다. 
인공이지만 30여 년이 흐르면서 대청호는 그 자체로 자연이 됐다. 호수 주변으로 야트막한 산이 겹겹이 두르고 있어 ‘육지 속의 바다’와 같은 모양새다. 80㎞에 달하는 대청호 둘레를 걷는 트레킹 코스 ‘대청호오백리길’을 따라가면 호수와 주변 경치를 두루 감상할 수 있다. 
대전 대청호오백리길 울트라 걷기 여행축제 출발장소인 잔디광장. [사진 한국관광공사]

대전 대청호오백리길 울트라 걷기 여행축제 출발장소인 잔디광장. [사진 한국관광공사]

10월 28일에는 걷기여행 축제 ‘대전 대청호오백리길 울트라 걷기여행 축제’도 열린다. 대청호오백리길 중 대전 구간(68.6㎞) 중 일부를 걷는 행사다. 이 축제에 특별히 ‘울트라’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가 있다. 대다수 걷기여행 축제는 10㎞ 내외 코스를 2~3시간 동안 걸을 수 있도록 일정을 짠다. 초급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게끔 문턱을 낮춘다. 반면 대청호 축제는 초급(5㎞) 코스 외에 걷기여행 고수를 위한 ‘숙련자’ 코스를 따로 진행한다. 장장 30㎞를 9시간 동안 걷는 일정이다. 숙련자 코스는 특히 추동마을 습지보호구역도 지난다. 드넓은 갈대밭을 벗하며 걷는 구간이라 가을 정취를 제대로 즐길 만하다. 숙련자 코스를 완주하면 인증 메달도 목에 걸 수 있다. 축제 참가자는 초급 코스 1000명, 숙련자 코스 500명으로 제한한다. 대청호오백리길 홈페이지(ultrawalk.kr)로 참가신청을 해야 한다. 참가비 초급 5000원, 숙련자 1만원.  
국내 최장 산성을 걷다
국내 최장 산성인 금정산성. 조선 군병이 순찰을 돌던 산성길을 따라 걷는 도보 여행길이 조성됐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국내 최장 산성인 금정산성. 조선 군병이 순찰을 돌던 산성길을 따라 걷는 도보 여행길이 조성됐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지명에서 드러나듯 부산(釜山)은 바다가 아니라 산이다. 금정산맥·금련산맥·신어산맥 등 여러 산줄기가 뻗어있는 언덕과 산지의 도시가 바로 부산이다. 크고 작은 산 가운데서도 부산을 대표하는 산을 꼽자면 금정산(801m)이다. 서울 북한산(837m)처럼 대도시에 불뚝 솟아오른 산이라는 것도 한 몫 하겠지만 금정산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금정산성에 있다. 임진왜란(1592∼98) 등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조선이 축성한 산성은 능선을 따라 장장 1만8845m나 이어졌다. 우리나라 최장 산성이다. 
군병이 수시로 순라(순찰)를 돌던 금정산성은 오늘날 부산 시민이 산 공기를 쐬고 전망을 만끽하는 장소로 변모했다. 1996년부터 해마다 가을철 금정산성에서 역사문화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11월 4일 개최되는데, 역사문화축제에 맞춰 걷기축제 ‘금정산성 18845 순라길 복원 기념 걷기여행 축제’도 겸한다. 
만추의 금정산. [사진 한국관광공사]

만추의 금정산. [사진 한국관광공사]

금정산성 다목적광장에서 출발해 금정산성에서 경치가 가장 좋다는 4망루를 지나 북문까지 걷는 길로 코스는 6.1㎞이어져 있다. 10㎞도 되지 않는 거리지만 녹록하게 걷는 길은 아니니 등산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체력을 안배하며 걷는 게 낫다. 걷기는 4시간 소요된다. 꽃 핀 억새밭과 절정에 다다른 단풍을 두루두루 구경하면서 걸을 수 있다. 코스 중간중간에 조선시대 순라행렬, 금정산성 성문 교대 근무식 재연 행사 등도 열린다. 축제는 사전 신청 없이 참가할 수 있다. 참가비도 없다. 
이왕 북문까지 올라갔다면 천년고찰 범어사도 들러보자. 북문에서 계곡을 따라 1.6㎞ 내려가면 범어사 일주문에 다다른다. 보통 일주문은 기둥 2개 사이로 출입구가 하나인데 범어사 일주문은 돌기둥 4개가 일렬로 서 있는 독특한 모양새다. ‘걷자, 가을로’ 의 자세한 정보는 걷기여행 정보사이트 두루누비(durunubi.kr)를 참고하면 된다.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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