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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햄버거병’두 살 아이 가족, 발병 1주 전 집단감염지 오키나와 여행

검찰의 ‘햄버거병 수사’가 난항 중이다. 지난 7월 피해자들이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고소해 시작된 수사가 100일 가까이 진행됐지만 햄버거와 발병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새로운 변수도 등장했다. 신장 손상을 일으키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진단을 받은 어린이 두 명 중 한 명의 가족이 지난해 발병 약 1주일 전에 일본 오키나와(沖縄)에 다녀왔음이 확인됐다. 당시 오키나와에서는 햄버거병 집단 발병이 있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햄버거병 의심과 관련해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상대로 한 고소 사건은 모두 4건(5명)이다. 이 가운데 의학적으로 HUS 진단을 받은 어린이는 A양(5)과 E군(2)이다. 나머지 어린이는 설사·혈변이나 출혈성 장염 증상만 보였다.
 
통상 햄버거병은 HUS를 의미한다. O-157 등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발생한다. 장출혈과 신장 기능 이상을 일으킨다. 1990년대 미국에서 덜 익은 햄버거 패티를 먹고 HUS에 걸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햄버거병이란 이름이 붙었다.
 
고소인들은 “발병 원인이 맥도날드 햄버거에 든 덜 익은 패티 때문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먹은 패티가 보존되지 않아 역학조사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E군 가족이 발병 약 1주일 전에 일본 오키나와로 여행을 다녀왔음을 알게 됐다. 출입국 기록과 고소인 측이 제출한 자료 등에 따르면 E군은 엄마·누나와 함께 지난해 7월 20~22일 오키나와를 방문했고, 귀국 직전에 테마파크 ‘오키나와 월드’에 갔다.
 
이 시기 오키나와 월드 방문객 35명이 O-157균에 집단 감염됐다. 그중 4명이 HUS 확진 판정을 받았다. 35명 중 32명의 감염 원인은 테마파크에서 판매한 사탕수수 주스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9일 “감염 장소가 국내가 아닐 수도 있다고 가정하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군 가족 변호사는 전화 통화에서 “E군 가족이 여행 당시 물과 과자 등을 전부 직접 가지고 가서 위생적으로 섭취했고, 사탕수수 주스도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해일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비슷한 시기에 O-157균이 일본 오키나와 월드에서만 집단 검출됐다면 이론적으로는 그곳이 감염 경로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양쪽에 모두 가능성을 열고 그곳에서 섭취한 고기ㆍ야채ㆍ생수 등 모든 음식물에 대해 조사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정탁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햄버거병이 단순 접촉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감염 지역에 방문한 사실만으로 원인을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A양의 경우는 ‘잠복기’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A양 어머니 최은주씨는 딸이 지난해 햄버거를 먹고 한두 시간 뒤에 복통 증상을 보였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햄버거병의 잠복기는 통상 2~8일이다. 이에 대해 최씨는 “딸이 당일 자정 무렵에 설사하기 시작했고, 이틀 뒤에 혈변이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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