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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D-2 … 종단의 어른 vs 선(禪) 대중화 리더

대한불교 조계종이 오는 12일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치른다. 현재 설정 스님과 수불 스님, 그리고 혜총(전 포교원장) 스님이 최종 후보로 남아 있다.
 
크게 보면 수덕사 방장을 역임한 ‘종단의 어른’ 설정 스님과 도심에서 시민선방을 이끌며 ‘재가자 수행’의 붐을 일으켰던 수불 스님의 맞대결이다. 기존 종단의 정치지형을 그대로 이어가려는 측과 이에 맞서 새판을 짜려고 하는 측이 맞붙는 양상이다.
 
◆몸살 앓는 총무원장 선거제도=조계종 총무원장은 임기가 4년이다. 1회에 한해 중임이 가능하다. 이번에 물러나는 자승 총무원장도 재임에 성공해 8년 임기를 마친다. 총무원장 선거는 현재 간접선거다. 종회의원 81명, 24개 교구본사별로 10명씩(총 240명) 해서 모두 321명이 투표권을 갖는다.
 
선거인단의 숫자가 적다 보니 돈으로 표를 매수하려는 폐해가 선거 때마다 불거진다. “△△본사의 선거인단을 인사동 XX식당에 모아놓고 OO후보가 아예 보따리에 현찰을 싸가지고 와서 안겼다” “선거인단 한 사람당 XXXX만원 주면 떨어지고, △△△△만원을 주면 당선된다”는 소문이 마치 ‘선거판의 철칙’마냥 떠돌 정도다.
 
이 때문에 조계종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총무원장 직선제’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번에도 ‘직선제 개헌’과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집회 등이 수차례 있었지만 관철되지는 못했다. 이제 ‘총무원장 직선제 개헌’은 차기 집행부의 과제로 넘어간 상태다.
 
설정 스님

설정 스님

◆‘종단 어른’ 대 ‘아웃사이더’=기호 1번 설정 스님은 수덕사 방장을 역임했다. 방장은 총림(선원·강원·율원을 모두 갖춘 사찰)의 최고 어른이다. 불교계에서는 “설정 스님이 종단의 상징적 수장인 종정 선거에 나가면 모를까, 방장까지 지내신 분이 왜 굳이 총무원장 선거에 나서는지 모르겠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이런 지적을 출마 선언장에서 설정 스님에게 직접 던졌다. 설정 스님은 “딱 하나 이유를 꼽는다면 ‘승풍진작’ 때문”이라고 답했다. “솔직히 저는 방장이고 원로다. 제 안위나 편안함만 생각한다면 굳이 여기에 올 이유가 없다. 그러나 국민과 사부대중이 존경하고 신뢰받는 종단을 만들고 싶었다”며 설정 스님은 ‘승풍진작’에 방점을 찍었다.
 
수불 스님

수불 스님

기호 2번 수불 스님은 ‘비주류’다. 서울과 부산 등 도심에 안국선원을 설립해 재가자 수행과 전법의 붐을 일으킨 인물이다. 도심 선원을 기반으로 한 재력도 탄탄하다. 수불 스님은 기호 1번에 비하면 일종의 ‘아웃사이더’다. 선방안거를 통한 수행 이력보다 ‘재가자를 향한 간화선 대중화’ 활동에 주력해 왔다. 그래서인지 종단 정치판에는 세력이 약한 편이다.
 
출마 선언장에서 만난 수불 스님은 “지난 8년간 종단이 정체된 느낌이다. 저는 그걸 ‘죽음의 평화’라고 본다. 주위에서는 기존 정치구도에 도전하는 저에게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말도 한다. 그러나 승가는 ‘수행과 전법’에 전념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 불교에 미래가 없다”며 출마 이유를 피력했다.
 
◆조계종 선거판의 정치 지형=조계종단에는 ‘종책 연구모임’이란 명칭의 정치적 계파들이 있다. 화엄회·법화회·금강회·무차회·무량회·보림회 등이다. 각 계파는 자신의 정치적 득실에 따라 총무원장 선거 때마다 합종연횡을 거듭해 왔다. 현재는 ‘불교광장’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종책 모임이 두루 연합한 거대 여권이 꾸려진 상황이다.
 
설정 스님은 ‘거대 여권’의 지원을 받고 있다. 만약 당선된다면 정치적 빚을 지는 셈이다. 그런 빚으로부터 벗어나 과연 종단을 독립적이고 소신 있게 꾸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반면에 수불 스님은 ‘기성 정치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로운 불교, 새로운 종단’에 목말라하는 유권자에게 얼마나 신선함과 진정성을 가지고 어필할 수 있는지가 승부수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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