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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상무부 "北과 교역 전무" 발표에도 워싱턴 한복판서 판매중인 北 소주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초 '7월 대북교역'을 발표하며 북한으로부터의 수입이 전무하다고 발표한 가운데, 여전히 미국에선 버젓이 북한산 소주가 판매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품목에 '주류'는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6개월째 교역 전무(全無)"라는 미 당국의 발표가 무색할 만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 소주의 수입업체가 미 재무부로부터 지난 2012년 주류 수입 불허 결정을 받은 데에 이어 법무부가 영업을 중지시킨 업체인 것으로 드러나 미국 내 유통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한 중형식당에서 판매중인 북한산 주류. 사진 최선욱 기자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한 중형식당에서 판매중인 북한산 주류. 사진 최선욱 기자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40~50석 규모의 모 식당에선 북한의 주력 수출 주류제품인 '평양 소주'가 판매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주는 식당에서 병당 14달러(약 1만 6000원)에 판매중으로, 식당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계속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테이블에선 이 소주를 주문해 마시는 모습이 목격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자체적인 대북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북한을 오간 모든 선박과 비행기에 대해 180일간 미국에 입항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 등을 내린 바 있다. 또, 상무부는 올해 북한과의 교역액은 지난 1월에 기록한 2660달러가 전부라며 이마저도 전액 미국의 대북 수출로 발생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한 중형식당에서 판매중인 북한산 주류. 사진 최선욱 기자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한 중형식당에서 판매중인 북한산 주류. 사진 최선욱 기자

'북한산 주류의 수입은 금지되지 않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식당 관계자는 "지역 벤더를 통해 들여올 뿐"이라며 "벤더와 수입업체 등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알지 못 한다"고 밝혔다. 병에 기재된 이 소주의 수입업체는 '코리아평양트레이딩USA(KPTU)'로, 뉴저지주 소재다. 다만 업체 명칭 만으론 수입 품목을 가늠할 수 없을 뿐더러, 지도 상에선 해당 주소지에서 업체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코리아평양트레이딩 USA'가 지난 2011년 미 재무부에 제출한 주류 수입 허가 신청서 [사진 미 재무부]

'코리아평양트레이딩 USA'가 지난 2011년 미 재무부에 제출한 주류 수입 허가 신청서 [사진 미 재무부]

미 재무부가 각종 해외 수출입 업체로부터 받은 '수입허가신청서' 목록을 확인한 결과, 이 업체는 2011년 9월 21일 재무부에 주류 수입 허가를 요청했다. KPTU 측은 당시 문서를 통해 대동강 맥주의 미국 수입 허가를 요청했다. 이 문서에 기재된 사무실의 위치는 뉴욕 맨해튼으로, 포트 트라이언 공원 근처다. 지도를 통해 해당 건물을 찾아봤지만, 건물 외부에서 사무실의 유무를 확인할 만한 간판 등은 확인할 수 없었다. KPTU는 문서를 통해 "이 회사는 여느 수출입 업체와 마찬가지"라며 "다만 북한과 거래를 할 뿐"이라고 소개했다.  
'코리아평양트레이딩 USA'가 지난 2011년 미 재무부에 주류수입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에 대한 재무부의 불허 답신. [사진 미 재무부]

'코리아평양트레이딩 USA'가 지난 2011년 미 재무부에 주류수입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에 대한 재무부의 불허 답신. [사진 미 재무부]

KPTU의 이같은 요청에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은 "관련 법규에 따라 각종 자료들을 제출했지만 북한산 수입품목에 대해선 개별적인 허가가 필요하다"며 "수입을 불허한다"고 통지했다. "무기류수출제한명령 22 U.S.C.와 부속조항에 따라 북한산 제품의 수입이 이뤄져야한다"는 것이다.
 
결국 KPTU의 영업은 1년도 채 지속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미 UPI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외국단체등록법(FARA, Foreign Agents Registration Act)에 따라 '코리아평양트레이딩 USA'의 대표인 박일우(미국명 스티브 박)는 세금 관련 서류들을 제출해야 했는데 자신의 소득을 정기적으로 신고하지 않은 것이다. 박일우는 주류 수입업체 외에도 당시 금강산 관광 프로젝트와 그밖의 북한 지역에 대한 투자유치와도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다.  
'코리아평양트레이딩 USA'가 지난 2011년 미 재무부에 주류 수입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을 당시 기재한 사무실. 간판 등 업체와 관련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사진 구글어스]

'코리아평양트레이딩 USA'가 지난 2011년 미 재무부에 주류 수입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을 당시 기재한 사무실. 간판 등 업체와 관련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사진 구글어스]

 
이에 미 법무부는 박일우의 외국단체 근무를 금지하는 한편, '코리아평양트레이딩 USA' 영업을 중단시켰다. 하지만 어떤 연유로 이 업체가 뉴욕에서 뉴저지로 소재지를 옮겼고, 현재까지 주류 수입 업무를 이어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문서나 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
 
북한의 '돈줄' 차단을 위해 유엔 안보리는 무연탄뿐 아니라 철광석, 수산물, 섬유 제품의 수출 등을 금지하고 나선 상태다. 여기에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나서며 자체적인 초강력 대북제재를 내세우고 나섰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와 별도로 북한의 대미 수출입 품목을 건별로 심사하는 등 추가적인 제재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빈틈'이 미국 한복판에서 노출된 만큼, 제재 이행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선욱·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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