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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高 부채가 한국의 새 기회다

[SUNDAY MBA] 차이나포커스 - 시진핑 체제의 그림자
지난 5년간의 시진핑 중국 주석 집권 기간 동안 중국 경제는 30년에 걸친 확장정책의 후유증을 처리하느라 혼란을 겪었다. 상하이 증시가 6.8% 급락한 지난해 1월 4일 베이징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충격에 빠진 투자자가 의자에 발을 올리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5년간의 시진핑 중국 주석 집권 기간 동안 중국 경제는 30년에 걸친 확장정책의 후유증을 처리하느라 혼란을 겪었다. 상하이 증시가 6.8% 급락한 지난해 1월 4일 베이징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충격에 빠진 투자자가 의자에 발을 올리고 있다. [중앙포토]

당정(黨政)국가인 중국의 정치는 2·7사이클이다. 2자가 들어가는 해에 당의 최고지도자가 바뀌고 7자 들어가는 해에는 내각이 바뀐다. 중국의 주석 임기는 5년이지만 한 번 연임해 10년을 통치한다. 2012년에 집권한 시진핑은 이달 18일 제 19차 당대회를 열어 2기 정부를 구성한다. 중국은 일당 독재지만 통치는 7명의 황제들 격인 7명의 상무위원들이 공동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집단지도 체제다.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해외언론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장기집권과 절대권력 구축을 꾀한다는 설이 난무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상무위원이 67세면 연임가능하고 68세면 퇴임해야 한다는 ‘7상8하’의 룰이 있다. 최근 5년간 시 주석의 권력강화에 핵심역할을 한 왕치산이 68세를 넘었지만 연임해 ‘7상8하’ 규칙을 깬다든지, 시 주석의 사상을 당장(黨章)에 삽입해 창업군주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에 올리고 임기가 없는 당 주석제도를 도입해 장기집권을 꾀한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해외언론의 ‘카더라 통신’일 뿐 중국 내에서는 단 한 줄의 기사도 나온 적이 없다.
 
중국의 미래 5년을 결정짓는 19차 당대회와 장기집권설을 어떻게 봐야하나. 중국인들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고(以食爲天), 정치는 먹는 것을 가장 우선시(食爲政首)한다. 배고픈 유랑민 무리가 강해지면 부자를 털고, 관가를 털고, 나라를 턴 것이 중국의 역성혁명(易姓革命)이다. 정치가 국민의 밥 먹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 못하면 나라도 엎어지는 것이 중국이다. 시진핑 사상의 당장 삽입도, 집권 장기화도 걸출한 경제 성과가 없다면 물 건너 간다. 시 주석 집권 5년간을 돌아보면, 경제는 지난 30년간 확장일변도 경제정책의 후유증처리에, 정치는 부정부패 제거하는데 시간 다 보냈다.
 
중국 경제를 보면, 성장률은 후진타오 시절의 12%대에서 6%대로 떨어졌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의 부실대출과 실업자는 늘었다. 국유기업 구조조정도, 위안화 국제화와 금융개혁도 진행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은 성공했지만 외환보유고는 3조9000억 달러에서 3조1000억 달러로 줄었다. 후강통·선강통 등 자본시장 개방조치를 했지만 증권당국의 정책 실패로 두 차례 주가 대폭락을 겪었고 선전거래소 시가총액과 맞먹는 21조위안을 날렸다. 전 세계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갱신했지만 중국증시는 2015년 최고치 5179의 64%선인 3300대에 머무르고 있다.
 
 
공청단 출신 차기 지도자 나올지 주목
외교를 보면, 시 주석이 집권하면서 국정 어젠더로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내세우며 명나라 정화장군이 건설한 해상 실크로드와 유라시아와 유럽을 정복한 원나라의 육상 실크로드를 완성하는 ‘일대일로(一带一路)’ 정책을 거창하게 내걸었다. 하지만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만들어 57개국을 주주로 참여시킨 것 외에는 아직 해외부문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다.
 
중국은 시 주석 집권 이래로 태평양 진출을 통한 해양대국 건설을 목적으로 미국과 태평양을 서로 사이 좋게 나누어 먹자는 ‘신형대국관계론’을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의 반발만 불러왔고 미국이 아시아로 강하게 재진입하게 만들었다. 일본과 센카쿠열도 문제, 대만과 양안문제, 베트남·필리핀과 남사군도 문제, 인도와 영토분쟁, 한국과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THAAD) 체제 문제 등 중국과 국경을 맞댄 14개 주변국 중 6개국과 외교·영토 분쟁 중이다. 하지만 어느 하나도 속 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없다.
 
중국 내부 정치문제도 간단치 않다. 5년간 부정부패 단속으로 상하이방 출신의 고위관리가 가장 많이 낙마했고, 공청단 출신들도 숙청당했다. 중국의 차기 지도자를 정하는 8월 베이다이허 회의 직전 차기 총리감으로 물망에 올랐던 쑨정차이를 낙마시키고, 고위 간부들을 전원 집합시켜 군기를 잡았다. 건군 90주년 열병식을 대대적으로 치르고 시 주석의 열병식에서 호칭 변경이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그런데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중국의 특성상 군대의 장악이 중요한데 19차 당대회를 코앞에 두고도 군 수뇌부 인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는 시 주석의 군부장악이 아직 완벽하지 않고 상하이방·공청단파 등 다른 계파와의 관계에서도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는 사안이다. 각 계파들이 칼자루 쥔 자의 칼날이 두려워 숨죽이고 있는 것일 뿐, 칼자루만 바뀌면 언제든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응집력이 약한 금수저인 태자당파 출신 시 주석은 푸젠·저장성 근무 당시 부하였던 시진핑 사단으로 불리는 ‘시자쥔(習家軍)’을 중용하고 있다.
 
그래서 19차 당대회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공청단파 출신의 차기 지도자의 등장여부다. 만약 시주석이 ‘현 지도자가 차차기 지도자의 지명권을 갖는 격대지정(隔代指定)의 구도’를 어기고 차기 지도자에 공청단파를 배제한다면 공청단파와 험난한 전쟁을 해야 한다. 중국에서 명함은 사상(思想)보다 약하다. 시자쥔과 공청단파와의 관계다. 피는 물보다 진하고 사상은 피보다 진하다. 시자쥔은 일로서 맺어진 관계인 약한 고리다. 그러나 공청단파는 사상으로 맺어진 관계다. 후진타오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공청단파는 1922년부터 이어진 14세에서 28세 사이의 청년시기에 형성된 사상의 동지들이고 지난 95년간 배출된 인재수도 엄청나다. 현재 활동 중인 인원만 8746만 명이다.
 
 
GDP 166% 달하는 기업부채가 아킬레스건
시진핑 중국 주석은 18일 열리는 19차 당대회에서 2기 정부를 구성한다. [중앙포토]

시진핑 중국 주석은 18일 열리는 19차 당대회에서 2기 정부를 구성한다. [중앙포토]

시 주석은 강한 듯 보이지만 세(勢)가 약해 보인다. 상대계파 무력화에 핵심인물이 아닌 주변인물의 낙마를 통해 경고 정도를 했지 결정적 한방이 없었다. 이는 30여 년간 형성된 파벌관계(派系)를 5년 만에 무력화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설은 설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달 7인의 상무위원 선정에서 시 주석의 사람이 4:3이냐 5:2냐의 문제지 시 주석의 우세는 확실해 보인다. 누가 상무위원에 들어가든 시진핑 2기 정부의 아킬레스건은 민생·금융·외교다. 듣기 좋은 꽃 노래도 5년이면 너무 길다. 시진핑의 지난 5년간 부정부패 단속은 개혁피로감이 있다. 잘살면 쇼핑이고 못살면 혁명이다. 사회는 깨끗해졌지만 “국민생활 나아진 것 있냐”는 민생 문제에 답하지 못하면 장기집권 보장 못한다. 대국의 굴기에는 큰 돈이 들어간다. 기업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66%를 넘어섰다. 중국은 부채의 덫에 걸렸다.
 
금융에서 기업부채 축소와 금융개혁이 발등의 불이다. 해법은 은행 대출을 증시를 통해 출자금으로 전환하는 부채의 자본화다. 그러나 전제는 증시가 물량압박을 견딜 만한 체력이 있어야 하고, 주가가 상승해 수익이 높을 거란 확신이 서야 한다. 지난 7월 미·중 경제전략대화에서 골드만삭스 출신인 미국의 상무장관·재무장관이 동시에 금융시장 추가개방을 요구하자 중국은 화들짝 놀라 거만한 태도를 싹 바꾸고 앓는 소리를 했다. 중국은 금융 후진국이기 때문에 시간을 달라고. 그러나 통상과 환율문제에서 별 성과를 못 거둔 미국이 금융시장 개방을 양보할 가능성은 작다.
 
시진핑 2기 정부의 경제 문제 중 한국이 주목할 것은 고부채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금융이다. 올해부터 중국은 실물 경제의 자금공급 파이프라인을 은행에서 증시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다. 미국의 압력으로 2018년 금융시장 추가개방도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은 제조업이 중국 기업에 당했다고 중국 시장을 그냥 포기하고 나오면 끝이다. 이젠 육군인 제조가 아니라 공군인 금융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 제조업을 탓하지 않는다. 금융개방 압력을 넣어 잘나가는 중국 주식을 사서 고성장의 과실을 먹겠다는 것이다.
 
지금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알리바바의 60%에 불과하다. 한국은 지난 5년간 창조경제 구호만 외쳤지 제대로 된 벤처 육성도, 스타기업 발굴도 못했다. 한국 안에서 동네 골목대장 놀이 하다 날 샌 반면, 중국은 골목대장에서 환골탈태해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을 먹었고 세계 3대 유니콘을 먹었다. 중국은 지금 미국 3대 유니콘인 테슬라·에어비앤비·우버의 주주다. 지금 중국 기업의 실력은 이 정도다.
 
스타트업 기업이 시가총액 1조원짜리 유니콘기업이 되는 데 미국은 7년 걸리지만 중국은 지금 4년이면 된다. 세계 10대 유니콘기업 중 5개가 중국 기업이다. 상위10대 기업 중 미국 기업 5사의 시가총액은 1548억 달러인데 반해 중국 기업은 1935억 달러다. 미국 기업의 1.25배다. 중국은 이젠 세계 유니콘기업의 양성소다. 미·중이 금융시장 개방을 두고 다투는 사이 한국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제조업에서 사드 보복 당한 것을 금융에서 벌어 오면 된다. 넋 놓고 있지 말고 금융에서 ‘어부지리(漁父之利)의 계(計)’를 쓸 때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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