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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방금 만든 것 같은 냉동식품, 비결은 패키징 기술이군요

CJ제일제당 패키징센터 연구원이 서셉터로 냉동피자를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서셉터 위에 올려진 피자는 더 바삭하게 구워진다. [사진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패키징센터 연구원이 서셉터로 냉동피자를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서셉터 위에 올려진 피자는 더 바삭하게 구워진다. [사진 CJ제일제당]

15일 서울 쌍림동 CJ제일제당 본사 안의 패키징 센터. 차규환 패키징센터장이 냉동 피자 한 개를 원형 종이 지지대 위에 놓고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지지대의 2분의 1은 일반 종이, 나머지 2분의 1은 서셉터(Susceptor)라는 소재로 만들었다. 서셉터는 빠른 속도로 온도를 올려 재료에 열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밀가루 반죽(도우)에 바삭한 식감을 더해줄 수 있는 비장의 무기다.
 
약 1분 뒤 피자를 레인지에서 꺼내 뒤집어 보자 종이 부분에 있던 도우는 뜨겁지만, 습기가 남았다. 나머지 절반은 서셉터의 활약으로 바삭하게 구워졌다. 차 센터장은 “이런 포장 기술을 이용하면 군만두와 튀김 등에도 바삭한 맛을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조만간 포장재에 서셉터가 들어있는 피자를 선보일 예정이다.
 
“냉동실에서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렸지만 갓 요리한 것 같은 맛과 식감 ”. 1인 가구 증가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간편식 시장의 화두다. 단순히 인체에 해롭지 않은 포장, 위생적인 포장에서 발전한 것이다. 그냥 한 끼 때우는 것으로 소비자가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포장재 시장 현황(2017년 기준)

국내 포장재 시장 현황(2017년 기준)

 
최근 CJ가 내놓은 간편식 함박스테이크와 미트볼(고기 완자) 신포장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는 전자레인지에 넣는 간편식은 반드시 조금 뜯어야 했다. 레인지에 돌리면 터지기 때문이다. 터지기 직전까지 김을 가둬 쪄내면 빨리 고루 익혀낼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제품이다. 전자 레인지에 넣어 1분 30초를 돌리면 알아서 수증기가 배출되는 포장을 적용했다. 가운데 부분이 익지 않아 오래 돌리다보면 주변부가 퍼석해지는 단점도 해결해냈다.
 
첨가제 대신 기능성 포장으로 맛의 변질을 잡는 것도 임무다. 소비자의 방부제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거의 사용할 수 없는 추세다. 공기를 완벽 차단해 변질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식품회사와 대형마트에서 앞다투어 내놓는 ‘즉석밥’의 맛은 공기차단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렸다.
 
세계 포장재 시장 성장 추이

세계 포장재 시장 성장 추이

최근에는 특수 처리된 알루미늄 용기에 담겨 있어 전자레인지에 넣고 바로 데우거나 냄비에 옮길 필요 없이 직접 불에 올려도 되는 간편식이 인기다. 일반 금속은 전자레인지에 들어가면 불이 붙지만, 특수 처리를 거쳐 필름 위에 코팅을 하면 전자레인지나 직화도 가능한 포장재가 탄생한다. 특히 국이나 찌개의 포장을 이렇게 만들면 야외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대상 청정원 시리즈, 고메 미트볼도 이런 형태에 가깝다. 동원 F&B의 안주 간편식인 ‘심야식당 시리즈’도 터지지 않는 금속 포장재를 이용한 경우다. ‘불막창’ ‘불닭발’ 등을 금속 용기째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안전하다.
 
국내 포장재 기술은 지금까지는 대부분 도요세이칸(東洋製缶)과 같은 일본 포장 전문 회사의 노하우를 빌려왔다. 최근엔 한국 식품에 맞는 포장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한국식품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알맞는 포장이 중요하다. 우리에겐 익숙해도 해외에서는 먹는 방법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CJ 패키징 센터 김용환 부장은 “미국에 수출되는 만두의 경우 식판처럼 생긴 플라스틱 용기에 홈을 파 간장이 고루 흘러가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자레인지에서 꺼내 만두 용기 중앙에 간장을 부으면 만두 하나 하나에 알맞게 간장이 묻는다. 김 부장은 “한국 식품이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포장에서 이런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편식 제품들(CU 바베큐 폭립, 동원 정찬 캔)

간편식 제품들(CU 바베큐 폭립, 동원 정찬 캔)

세계 포장재 업계에는 어지간한 전자사나 자동차회사 부럽지 않은 포장재 회사가 다수 있다. 스웨덴 테트라팩의 경우 종이팩 음료 포장의 특허가 든든한 자산이다. 테트라팩의 연구소는 압력으로 에스프레소를 뽑아내는 캡슐 커피를 발명한 곳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연간 10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이 93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포장재 시장은 전망은 밝다. 현재 세계 포장재 시장은 한해 1030조원(2017년 기준) 상당에 달한다. 국내 포장재 시장은 약 44조원 남짓이지만 연간 3%씩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선 롯데 식품 관련 계열사에 주로 납품을 하는 롯데 알미늄이 매출 1조원으로 시장 점유율 1위다. 롯데 알미늄 손병삼 기술개발팀장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간편식 판매가 늘면서 포장재 수요가 늘었고 제품 수명 사이클이 짧아져 빠르게 조금씩 생산하는 노하우가 중요해졌다”며 “독특한 제품이 자주 나오는 만큼 식품회사와 기획단계에서 협업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전했다. 롯데는 포장재 생산 라인을 소규모 다품종 제작형으로 바꾸면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가정 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인 RTE(Ready to Eat), 바로 데울 수 있는 음식 RTH(Ready to Heat), 바로 조리할 수 있는 RTC(Ready to Cook)로 나뉜다. 그동안 국내에선 RTH가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취향대로 맛을 변형할 수 있는 RTC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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