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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창시자, "이더리움 채굴업자 1년 뒤 도태될 것”

 “인류는 그동안 외계인을 찾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써왔잖아요.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 외계인 한 명이 와 있습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가 주최한 ‘디스럽트 샌프란시스코 2017’ 행사에서 사회자가 비탈릭 부테린(23·Vitalik Buterin)을 소개하면서 한 말이다. 러시아계 캐나다인인 부테린은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만든 사람이다. IT업계에선 그를 ‘외계인’이란 별명으로 부른다.
이더리움(Ethereum)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24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이더리움은 암호화폐의 한 종류로, 맏형 비트코인에 이은 2위 암호화폐다. 20170924.조문규 기자

이더리움(Ethereum)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24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이더리움은 암호화폐의 한 종류로, 맏형 비트코인에 이은 2위 암호화폐다. 20170924.조문규 기자

 
깡마른 체구에 움푹 들어간 눈부터 외계인을 연상시킨다. 10세 때부터 자신이 직접 코딩을 해 온라인 게임을 만들었고 17세에 비트코인을 접한 뒤 19세에 이더리움 설계도인 백서를 발간했다. 영어ㆍ러시아어는 물론이고 중국어ㆍ독일어ㆍ프랑스어까지 5개 국어를 구사한다. 올해 포춘이 선정한 40세 이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40명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로 공동 10위에 올랐다. 그가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한 이더(이더리움에서 쓰이는 암호화폐)만 50만개다. 현재 가치로 1억5000만달러(약1600억원)에 달한다. 이더리움 기반의 다른 암호화폐에 투자한 것까지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재산이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도 그는 이번 방한 때 이코노미석을 타고 왔다. 그러면서 "추가로 돈을 내고 다리를 뻗을 수 있는 자리를 얻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24일 인터뷰 장소에도 이더리움 로고가 들어간 분홍색 티셔츠에 고무줄 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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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더리움 연구자 모임인 ‘서울 이더리움 밋업’의 초청으로 방한한 부테린을 24일 중앙일보가 단독 인터뷰했다. 그는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이더리움의 가치와 넓은 확장 가능성에 대해 강연을 할 예정이다(※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만난 사람은 정경민 기획조정2담당이다.
 
17세에 비트코인을 처음 접했다는데 어떤 게 끌렸나.
“아버지로부터 비트코인에 대해 처음 들었다. 그리고 인터넷을 찾아봤다. 더 깊이 알아봐야겠다는 호기심이 생겼고 실제 비트코인으로 티셔츠를 사보기도 했다. 따로 준비한 것도 없는 수천 명의 보통 사람들이 보통 컴퓨터로 거래 시스템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매료됐다.”
 
비트코인의 열렬한 지지자로서 출발했으면서 비트코인 내부에서 그것을 개선하는 대신, 새로운 블록체인과 프로토콜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비트코인 내부에서 시스템을 개선하려면 기존 개발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2013년 당시 그들 중 상당수가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금융부문 외에 사용하는 것을 굉장히 꺼린다는 걸 알게 됐다. 이런 상황에선 변화를 이끄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아예 독립적인 플랫폼인 이더리움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초기 비트코인 개발자들은 블록에 지불ㆍ결제와 관련 없는 데이터가 들어가는 걸 꺼렸다. 비트코인의 개발 목적 자체가 지불ㆍ결제 기능에 집중한 암호화폐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필요한 지불과 상관 없는 데이터가 들어가면 블록 사이즈가 커진다. 그래서 비트코인 개발자들은 비지불 데이터의 한도를 40바이트로 제한했다). ”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 20170924.조문규 기자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 20170924.조문규 기자

2014년 틸 장학금(Thiel Fellowship) 10만 달러를 받고 대학교(워털루 대학)를 1학년 때 그만뒀다. 틸 장학금의 조건(학교 중퇴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이었나, 10만 달러라는 사업 자금이 생겨 그만 둔 건가. 학교를 중퇴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나.
“실제로는 학교 그만둔 다음에 장학금 받았다. 후회 없다.”
 
학교를 중퇴했으니 프로그래밍 등을 정규 과정에서 배운 게 아닐 텐데. 독학으로 이뤄낸 결과인가.
“10살때 프로그래밍 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내가 스스로 즐길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일주일 걸려 게임 하나를 만들고 1~2주일 정도 가지고 놀다 또 다른 게임을 만들고 했다.”
 
러시아어와 영어는 물론이고 중국어까지 구사한다고 들었다. 몇 개 국어를 하는가. 외국어를 잘하는 비결은 뭔가.
“프랑스어ㆍ독일어도 한다. 뭐 독일어는 조금 하는 정도지만.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할 때 팟캐스트를 활용한다. 그리고선 그 외국어를 쓰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거나 그 나라로 간다. 지금 러시아어ㆍ영어ㆍ중국어를 쓰는 사람은 주변에 많지만 독일어와 프랑스어는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비행기 탈 때면 독일어ㆍ프랑스어로 된 영화만 본다. 영어로 된 영화는 안 본다.”
 
어린 나이에 엄청난 부를 이뤘다. 당신에게 부는 어떤 의미인가.
"일반인들 처럼 살 수 없는 게 때론 불편하다. 그렇지만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돼서 좋다. "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Ethereum)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24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했다. 한화로 약 1600억원 가치의 이더리움(50만 개)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한 그는 이번 방한 때 이코노미석을 타고 왔다. [조문규 기자]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Ethereum)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24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했다. 한화로 약 1600억원 가치의 이더리움(50만 개)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한 그는 이번 방한 때 이코노미석을 타고 왔다. [조문규 기자]

 
최근 사망설이 돌기도 했는데.
"아마도 이더리움 시장을 망가뜨리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보다시피 나는 멀쩡하다." 
 
어릴 때 꿈은 뭐였나. 지금 그 꿈을 이뤄가고 있나.
“특별한 꿈은 없었던 것 같다. 사회에서 잘못된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개선할 수 있는지, 혹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등에 관해 많이 생각했다. 다만, 블록체인 공간에서 내가 이룬 업적을 보면 10년 전 나 자신도 꽤 놀라지 않을까 한다.”
 
2014년 월드 테크놀로지 어워드(IT 소프트웨어 부문)를 수상했다(※이 상은 ‘신기술 분야의 노벨상’이라고도 불린다. 포브스ㆍ타임 등이 공동 주관한다). 경쟁자로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등이 있었는데, 자신이 수상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당시만 해도 저커버그가 훨씬 유명인 아니었나.
“(페이스북 같은) 아주 크고 영향력 있는 플랫폼을 만든 저커버그가 충분히 상을 탈 만하다. 다만 저커버그는 이미 성과에 걸맞은 명성을 얻은 상태였다. 사람들은 늘 기술 진보의 다음 단계를 보고 싶어하는데 블록체인을 최근 10년간 주요한 기술 혁신의 원천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게다가 정부나 대기업 같은 거대 조직이 불투명한 과정을 통해 우리 삶을 지나치게 통제하는데 대한 위험성을 깨닫게 됐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탈중앙화(decentralization)가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내가 상을 받은 것 아닌가 싶다.”
 
2016년 포춘에서 선정한 40세 이하 40대 부자의 반열에 올랐다. 지금은 어떤가. 얼마 정도의 이더를 보유하고 있나(혹시 비트코인도 가지고 있나?)
“노 코멘트.”
 
올해 들어 비트코인과 이더를 비롯한 많은 코인들의 시장 가격이 폭등했다. 특히 한국에선 블록체인의 개념도 모르는 일반 투자자까지 자본이득을 노려 시장에 뛰어는 투기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코인 가격 상승이 단기적인 버블이라고 보는가?
“분명히 버블 맞다. 그렇지만 (버블이) 언제 시작돼 언제 꺼질지는 예측하기가 정말 어렵다.”
정경민 중앙일보 기획조정2담당이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왼쪽)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170924.조문규 기자

정경민 중앙일보 기획조정2담당이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왼쪽)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170924.조문규 기자

 
한국에선 이더리움 채굴 열풍이 일어 전자상가에 컴퓨터 그래픽카드(GPU)가 동나는 일까지 벌어졌다. 앞으로 채굴업자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방식이 작업증명(Proof of Work)에서 지분증명(Proof of Stake)으로 이행되고 있다.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바뀌면 많은 채굴업자들이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그럼 컴퓨터 그래픽카드도 남아돌겠지. 게이머들이 환호하게 될 거다(※암호화폐를 채굴하는 방법에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하는 작업증명(PoW) 방식과 코인을 많이 오래 보유하도록 하는 지분증명(PoS) 방식이 있다. PoW는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GPU 같은 고가의 컴퓨터 장비가 필요하다. 이와 달리 PoS 방식은 많은 코인을 오래 보유하는 사람에게 블록 생성권을 주기 때문에 고가의 장비가 필요 없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언제쯤이면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채굴 방식의 완전한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나. 그렇게 된다면 이더리움 채굴업자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건가.
“채굴 방식의 전환은 1년이면 마무리될 걸로 본다. 채굴 방식의 전환은 확장성 문제보다는 단순하다. 증명 방식만 바뀌는 거지 네트워크가 돌아가는 구조는 똑같기 때문이다. 지분증명 방식으로 채굴 방식이 완전히 바뀌게 되면 (이더리움) 채굴업자들은 아마 (이더리움 대신) 다른 암호화폐를 채굴해야 할 거다. 아니면 그때는 이더리움 플랫폼 상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애플리케이션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예를 들어 골렘(Golem) 프로젝트 같은 것 말이다. 컴퓨터로 직접 이더리움을 채굴하는 것이 아니라 골렘 네트워트에 합류해 고도의 장비가 필요한 수학 계산을 해주고 돈을 버는 방식이다(※골렘은 사용자들의 GPU 등을 이더리움 플랫폼 상에 모아서 하나의 거대한 슈퍼 컴퓨터를 만들어 거기서 채굴을 하는 구조다). 아마 채굴업자들도 이런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을까 한다.”

 
이더리움의 처리 용량을 확장하는 확장성(스케일링) 솔루션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정도 후면 확장성 문제가 대부분 해결되고 대중적인 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나?
“처리 용량을 확장하는 건 채굴 방식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1년 안의 초기 프로토 타입이 나올 거고 이를 감안하면 2~5년 후라고 말할 수 있겠다. 라이덴(Raiden)과 페룬 (Perun) 같은 처리 용량 확장 해법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이 신규 암호화폐 공개(ICO)를 전면 규제하고 나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ICO를 기업공개(IPO)만큼 까다롭게 규제했다. 한국도 금지할 계획이다. 각국의 ICO 규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ICO를 완전히 금지하는 건 기술적 발전을 확실히 저해할 것으로 본다. ICO를 전면 금지하면 개방 소스 소프트웨어로 돈을 벌 기회가 봉쇄돼 개발자가 뛰어들지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 기술 개발이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단계에선 세부적 규제는 오히려 문제만 만들 수 있다. 어설픈 규제는 우회해 버리거나 부작용만 부르기 때문이다. 지금은 의도적인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본다.”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을 위해 ICO가 반드시 필요한가.
“소스가 개방된 소프트웨어 개발은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 ICO는 그런 면에서 개방 소스 프로토콜 개발자에게 강력한 인센티브 수단이 되고 있다. 다만 암호화폐는 탈중앙화가 생명인데 ICO는 본질상 탈중앙화와 반대로 간다는 게 문제다. 중기적으로는 규제와 상관없이 ICO를 통해 자금을 모집하는 게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 앞으론 자금을 모집할 때도 탈중앙화된 해법이 뭘까 고민해야 한다.”
 
중앙은행들이 자체 코인 발행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J코인을 발행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중국 전 인민은행 총재는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암호화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앙집중적인 대기업 중심의 체인 또는 국가기관이 주도하는 솔루션이 중심이 된다면, 결국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퍼블릭체인의 위상이 약화되는 것은 아닌가.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중앙은행 발행 화폐가 블록체인 기술과 거의 관련이 없으며, 아마도 소수의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만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퍼블릭체인과 상관없이 중앙집권화된 화폐는 나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으로 퍼블릭체인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국가가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에 대한 정책 수립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와 요소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금은 모든 게 여전히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섣불리 정책을 마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탈중앙화란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완벽한 모델인데 이더리움은 당신이 세운 이더리움재단의 영향력이 막강해 민주적이라기보다는, 플라톤이 말한 철인 정치 시스템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확장성(scaling)과 관련해 벌어진 논쟁을 보면 비트코인도 민주적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나(※지난 8월 1일 중국 채굴업자들의 세력이 너무 강해 이들이 지지하는 비트코인캐시(BCH)라는 암호화폐가 새로 탄생했다). 현재 이더리움 재단은 (이더리움) 생태계에 개발 리소스를 일차적으로 공급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은 이더리움 재단 멤버가 대부분의 프로토콜 변화를 이뤄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커뮤니티의 다양한 사람들이 이더리움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이미 이더리움 재단 외의 조직들이 이뤄낸 성취가 많다. 커뮤니티가 커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더리움을 깊이 이해하게 돼 이더리움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 20170924.조문규 기자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 20170924.조문규 기자

 
비트코인의 창시가 사토시 나카모토는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창시자가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줄 수 있는 영향력을 원천 배제 시켰다. 반면, 당신(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 재단에서 이더리움 생태계에 적극 개입한다. 이더리움에서 비탈릭 당신의 존재는 무엇인가. 현재 이더리움 코어(core)의 개발과정에서 비탈릭이라는 개인의 위상이 너무 높은 것 아닌가. 앞으로 본인의 비중을 줄일 계획은 없는가.
“이더리움 커뮤니티와 팀이 커지면서 내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줄 거로 본다. 내가 여전히 지분증명(PoS)과 샤딩(이더리움의 결제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 등 작업과 관련한 연구를 주도하고 있지만, 다른 팀의 역할이 이젠 더 커지고 있다.”
 
이더리움의 기술적 장점들이 잘 발휘될 수 있는 영역들에는 어떤 것이 있나.
“이더리움의 가장 큰 장점은 범용성이다. 수많은 종류의 산업에 유용하다. 금융거래, 신분 확인, 공급망 추적, 의료, 에너지 및 기타 여러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이더리움을 의도적으로 범용 프로그래밍 플랫폼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스마트 계약을 구현하면서도 이더리움의 성능을 능가한다고 자랑하는 여러 가지 체인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들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그런 체인들 다수가 성능을 개선하는 대신 탈중앙화라는 본질을 훼손했다. 이더리움은 성능 개선과 탈중앙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더리움 위에 또 다른 체인을 얹는 방식을 통해서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선거 제도가 기존 시스템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리라 보는가.
“개인적으로는 블록체인 기반 투표 시스템에 관심이 없다.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은 기존 투표 시스템에 존재하는 프라이버시 보호의 속성 일부를 손상시킬 수 있는 위험을 갖고 있다고 느껴서다. 블록체인 기술은 다만 사람들이 탈중앙화되고 안전한 시스템을 활용해 지식을 모으고 교환하는 데는 유용할 것이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정보공유가 가능하다는 점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고, 자본주의적 발전의 여러 가지 병폐들을 해소하는 대안으로까지, 그리고 전자민주주의 등을 꿈꾸었지만, 결국은 더욱 중앙화된 독점적인 글로벌 대기업 중심의 시스템으로 정착되고 많은 약속들은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새로운 비전도 결국은 이와 유사한 길을 걷게 될 것은 아닌지.
“블록체인은 처음부터 탈중앙화를 명시적으로 내걸고 설계된 플랫폼이다. 그렇다고 블록체인이 만병통치약이 되지는 못할 거다. 다만 블록체인이 기여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게 뭔가. 한국 ICT 생태계의 장점과 앞으로 더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한국이 좋다. 기술적으로 매우 진보한 나라 같다. 그리고 한국의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매우 크다. 한국에서 더 많은 애플리캐이션이 나오고, 더 많은 개발과 프로토콜 성취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고란ㆍ최형조ㆍ이창균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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