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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마켓 랭킹] 간편 냉동만두 '쌀 한 섬' vs 23g…승자는?

찬바람 불 때 더 생각나는 만두. [사진 중앙포토]

찬바람 불 때 더 생각나는 만두. [사진 중앙포토]

만두의 시초는 중국 남만(南蠻)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엔 제갈량(181~234)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제갈량이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노수라는 강에서 풍랑을 만나 발이 묶였을 때, 현지 사람들은 ‘신이 노한 것이니 마흔아홉 명의 목을 베어 강에 던져야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억울한 생명을 죽일 수 없었던 제갈량은 밀가루로 사람의 머리 모양을 만들고 그 안에 소와 양의 고기를 채워 제물로 바칩니다. 그래서 만두(饅頭)의 만은 ‘신의 눈을 속인다’는 뜻인 만(瞞)에서 유래했으며, 두(頭)는 사람의 머리를 가리킨다는 겁니다. 근사한 스토리텔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두가 한반도에 전해진 시기는 조선 시대쯤이라고 하니 이제는 우리의 전통음식이라고 쳐도 무방할 듯합니다. 만두는 계절로 치면 찬바람이 부는 이맘때부터가 제격이지요.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질 때, 길거리 만둣집 찜기에서 '치익치익' 뿜어져 나오는 만두 익는 소리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풍경입니다. 
 
대표적인 간편식 중 하나인 냉동만두는 라면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야참 메뉴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전자레인지에 넣거나 삶은 물에 몇분만 끊여도 되는 냉동만두는 요즘 핫한 가정간편식(HMR)의 원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국내 식품업체들은 냉동만두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만두 시장은 CJ제일제당이 점유율 42%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뒤를 이어 해태제과, 동원 F&B, 풀무원, 오뚜기 순입니다. 지난해 기준 냉동만두 시장은 약 4100억원 정도입니다. 단일 식품으로는 꽤 큰 시장입니다.   
시중에 나온 냉동만두는 크기와 조리 방법에 따라 교자만두, 왕만두, 군만두, 물만두 등으로 나뉩니다. 지난 5년간 교자만두가 급부상했는데요, 최근에는 5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선도기업인 CJ제일제당이 주로 교자만두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교자(饺子)는 중국에선 '자오쯔'라고 하는데, 밀가루 반죽에 돼지고기 다진 것과 야채 등의 소를 넣고 빚어 것을 말합니다. 왕만두는 아이들 주먹만한 크기입니다.  
 
냉동만두 시장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1·2위 싸움이 치열했습니다만, 현재는 CJ제일제당이 멀찍이 앞서가고 있습니다. 교자와 왕만두를 섞은 ‘왕교자’가 효자 상품입니다. 2013년 출시 이래 3년 8개월 만인 지난 8월 누적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며 단일 브랜드로는 ‘최단·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매월 100억원 이상씩 팔립니다. CJ제일제당은 왕교자의 인기에 힘입어 ‘여름철에 왕맥(왕교자+맥주)’이라는 판촉 활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한섬만두. [사진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비비고 한섬만두. [사진 CJ제일제당]

최근엔 ‘비비고 한섬만두’를 내놓으며 시장 지배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섬만두 작명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며 빚었다는 전통 ‘한 섬 만두’에서 이름을 따 왔습니다. 쌀 한 섬처럼 '만두를 입에 물었을 때 입안이 꽉 차는 풍성함'을 세일즈 전략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 개당 64g이라고 하네요. 
 
해태제과의 '고향만두'는 1987년 냉동만두가 출시된 이래 줄곧 시장을 주도해 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MT 등 단체여행을 떠날 시장바구니에 '고향만두'를 꼭꼭 채웠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의 물량 공세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해태제과 고향만두 교자. [사진 해태제과]

해태제과 고향만두 교자. [사진 해태제과]

주도권 회복을 위한 해태제과의 반격은 23g짜리 '고향만두 교자'입니다. 1인 가구를 위한 조리시간 5분, 그리고 '한 입에 쏙 들어가는' 먹기 편한 크기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만두 원조국 중국의 교자와 일본의 만두도 이와 비슷한 형태라고 합니다.  
 
해태제과 고향만두 불낙교자. [사진 해태제과]

해태제과 고향만두 불낙교자. [사진 해태제과]

해태제과는 지난해 '콘치즈톡톡'에 이어 올해 '날개달린교자' '불낙교자' 등 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1위를 다시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반기 만두시장에서 격차는 더 벌어졌습니다. 주력 아이템인 23g '고향만두 교자'는 CJ제일제당 '왕교자'에 비해 딱 절반 크기인데요, 상반기만 놓고 본다면 '큰 만두의 승리'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래도 급변하는 시장인만큼 후발주자들의 반격이 기대됩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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